인스턴트 글쓰기. 내 마음대로 쓰기

생각정리의 최고의 도구는 뭐니뭐니 해도 글쓰기이다.

하루종일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나라면 이렇게 할텐데”, “오늘 저녁은 김치볶음밥이 좋겠어”,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등등. 가끔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어?! (천잰데!…)라고 감탄을 내뱉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불과 몇분만 지나버려도 내가 조금전까지 무슨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아…. 그 뭐였지?!”. 이렇게 답답한 순간은 매순간 찾아온다. 매일 매일 반복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모두 기억하고 그대로 행동 했다면 난 워런 버핏 만큼이나 명성 자자한 자산가이자 투자자가 되어 있었을 것 같다.)

아마 이러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글을 쓰는 이유

바로 여기에 글을 쓰는, 써야 하는 이유가 숨어 있다. 우리는 머릿속 또는 구두로 말을 내뱉고는 곧 잊어버린다. 망각(忘却)하기 때문이다! 영어단어 공부 할때 어제는 알았는데 오늘 다시 보면 마치 처음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바로 이 망각 때문이다. 슬프게도 우리의 뇌가 그렇게 되어 있다.

그래서 망각하지 않고 기억을 되살려 내기 위해서, 그리고 이것을 보존하고 또는 공유하기 위해서 글이 필요하고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사라지거나 특정 소수에게만 남을 뿐이다. (이 또한 결국 사라지는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글쓰기가 중요한 것은 알겠다. 그런데 생각처럼 잘 써지지 않는다. 그것은 왜 일까?!

사실 나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글들을 올렸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했기에 주말이면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돌아와서는 곧바로 블로그에 포스팅하기에 바빴다. 글이 쉴새 없이 쓰여졌다.

일본 신사에서 찍었던 한장.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때는 주말마다 도쿄 방방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같은 생활을 6개월… 1년이상 반복하면서 점점 내용은 고갈되어가고 새롭다고 느꼈던 것들이 어느 순간인가 지극히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이때부터 나는 글쓰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리고 글은 즐기면서 써야하는데 직업 성격상 시장조사 보고서를 많이 써야했던 터라 글은 나에게 무거운 존재가 되어있었다. 그러다보니 글… 아니 문자로 무언가를 쓴다는 것이 일종의 고역과도 같았다.

특히나 SNS가 발달하면서 긴글보다는 짧은 글 위주로 글을 쓰게 되었고 점점 길게 풀어내는 글쓰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왠지 모든 글을 짧게 줄여 써야 할것만 같다. 어그로(부정적인 이슈를 내세워 관심을 모으는 것)도 괜히 발달한 것이 아니다.

#글 쓰는 사람과 말 하는 사람의 차이

요즘은 유튜브 등 개인 영상물들이 SNS를 장악하고 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사진과 글로 가득한 블로그가 유행이었다면 이제는 브이로그(Vlog) 등 영상과 말로 이루어진 컨텐츠가 대세이다.

사실 글을 읽는 것보다 말을 듣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읽는 것은 능동적으로 그 행위를 해야하지만 듣는 것은 당할 수도 있는 수동의 영역이다. (실제로 우리가 동영상 강의나 테레비를 보고 있을때 뇌는 그다지 활동하지 않는다.)

이와 비슷하게 글을 쓰는 것보다 말 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맥의 쓰임이 적당한지, 이 단어가 맞는지, 내가 생각하는 내용이 제대로 표현이 되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 그러나 말은 표정, 음색, 속도 등 다양한 요소로 화자의 감정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다. “아 왜 있잖아~”라고 말해도 그게 말이 되는 것처럼! 이걸 글로 표현한다면 앞뒤문맥 상에서 그 있는 것에 대한 언급이 적절한 위치에 있어줘야 한다.

말은 잘하는데 의외로 글 쓰는 것이 서툰 사람이 많은 것은 그만큼 글쓰기가 어렵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인스턴트 글쓰기. 간단히라도 쓰자!

내가 블로그 운영을 재개한 것은 작년말. 그래도 취미였던 글쓰기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였다. 다시금 일본에서의 생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곳에서의 일상, 회사생활, 문화 등에 대해서 포스팅 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미 너무 일상이 되어 버리고 반복되는 생활이다보니 무얼 써야할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쓰다가 지우고, 썼다가 비공개로 전환한 글들이 꽤 있다.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말로 풀면 금방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글로 쓰려리 왠지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좀 더 완벽하고 고귀한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린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냥 일기… 아니 일기라기 보다는 낙서와 같은 느낌으로 간단하게 글을 써보기로. 생각해보면 무언가 기발한 아이디어는 우연한 기회에 나온다. 꽉 짜여진 계획속에서 나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유레카!)

간단하게 글쓰기의 힘. 신사에 기념으로 적어 걸어두었던 이 글귀는 지금도 그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굳이 주제를 한정해서 글을 쓰는 것보다 다양한 내용을 그냥 손이 가는 대로 적어보는 거다. 처음에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그것들이 쌓이면 특정 주제들이 연관 태그로 묶여지면서 하나의 트리를 이루는 광경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생각이라도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그리고 그것을 말하는 기회를 가져보자. 분명 탄탄한 문장력과 함께 설득력 있는 말하는 능력이 어느 순간 나의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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