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바라보는 쿠알라룸푸르 풍경. 전부가 보이는건 아니지만 이정도면 뭐 그다지 시티투어를 안해도 될 정도다. 모노레일 지나가는 것도 보이고 이래저래 멍때리기 좋다. 👍

숙소에서 내려다본 쿠알라룸푸르 전경
숙소에서 내려다본 쿠알라룸푸르 전경

그렇게 멍 때리다 왠 파란색 영문으로 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LaLapoart’ 혹시 일본에서 보던 그 라라포트? 분명 로고도 똑같았다. 구글맵을 켜보니 도보로 22분. 이정도면 못갈 거리도 아니다. 그래서 가보기로 했다.

라라포트 이정표
라라포트 이정표

한참을 땀을 흘려 걷다보니 어느덧 목적지 인근에 다다랐다. 드디어 보이는 라라포트 이정표! 일본에서 봤던 그 로고가 맞다. 일본에 살면서 종종 가던 쇼핑센터를 이곳,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라라포트 부킷빈땅시티센터 입구
라라포트 부킷빈땅시티센터 입구

드디어 라라포트에 입성했다. 좌측 간판에는 다이소, 잇푸도 등 일본 브랜드 간판들도 눈에 들어온다. 일본에서 온게 맞다.

참고로 라라포트는 일본 미츠이 부동산 그룹에서 운영하는 쇼핑파크로 일본 전역에 19개가 있다. 이곳 부킷빈땅시티센터는 중국, 대만에 이은 해외지점.

라라포트 1층 야외 매장. 샤부요? 등 일본점포가 많다.
라라포트 1층 야외 매장. 샤부요? 등 일본점포가 많다.
라라포트 1층 야외 상설무대
라라포트 1층 야외 상설무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좌, 우로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다. 천장에는 일본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느낌의 연등이 달려있다. 샤부샤부나 스시, 라멘 등 일식 점포도 쉽사리 찾을 수 있다. 돈키호테를 보며 느꼈던 것처럼 유통 플랫폼의 힘이다! (유독 동남아에서는 일본이 강한 것 같다.)

라라포트 1층에 자리잡은 한식당
라라포트 1층에 자리잡은 한식당. 안녕 지드래곤!

곳곳에서 일본의 향기가 느껴지는 가운데 한국 음식점들도 몇 있다. 사실 그보다는 타이거 맥주 광고모델인 짇드래곤(입간판)이 더 반가웠다.

돔카페에서 메뉴 고르기
돔카페에서 메뉴 고르기

시간은 이미 오후 1시를 넘어서 뱃고동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직 오픈하지 않은 식당들이 많이 있었고 우리는 업무도 볼겸 돔(DOME)카페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돔카페 식사메뉴
돔카페 식사메뉴

매장도 넓고 쾌적해서 간단히 티타임도 하면서 노트북 작업 하기에도 충분했다. 메뉴는 커피 외에도 파스타, 피자 등 다양한 것들이 있었다. 한끼 식사 가볍기 하기에도 좋을 듯!

돔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
돔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윽고 등장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루 1 아아를 먹지 않으면 이 더위를 견뎌낼 자신이 없다. ㅠㅠ 얼음 동동 뜬 커피 한잔을 마시며 더위를 잠시 식혀본다.

돔카페 미트볼 파스타
돔카페 미트볼 파스타
돔카페 나시르막
돔카페 나시르막

뒤이어 우리의 런치 메뉴가 등장했다. 외이프는 파스타, 나는 나시르막(+아얌). 나시르막은 말레이시아 음식 중 하나인데 밥을 지을때 코코넛밀크를 넣어 짓는다. 거기에 오이, 계란, 닭, 튀긴 땅콩, 삼발소스 등이 함께 나온다.

삼발소스 한 포크
삼발소스 한 포크
버터치킨 한 포크
버터치킨 한 포크

그래도 말레이시아에 왔으니 현지 음식을 먹어보고자 주문하긴 했는데 맛은 써억…일반 음식점이 아니고 카페여서 그런가 어딘가 모르게 손이 계속 가는 맛은 아니다. 다행이 파스타는 먹을만 했다. 그냥 고추장에 밥만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나는, 전형적인 한국인.

라라포트 1층 실내매장
라라포트 1층 실내매장
라라포트 실내매장. 사람(손님)이라고는 우리 말고 딱 한사람.
라라포트 실내매장. 사람(손님)이라고는 우리 말고 딱 한사람.

밥을 간단히 먹고 작업을 한 뒤 라라포트 매장 구경을 하러 나왔다. 이곳 라라포트 부킷빈땅센터는 2022년 1월 오픈했다. 시기가 좋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벌써 2년이 넘은 시설이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직 오픈을 준비중인 매장도 많다.
아직 오픈을 준비중인 매장도 많다.
디자인은 화려하다. 오모테산도힐즈의 현대스러운 느낌
디자인은 화려하다. 오모테산도힐즈의 현대스러운 느낌

아직 오픈을 준비중인 매장과 손님을 기다리는 매장 두가지만 존재할 뿐이다. 쇼핑몰에 이렇게 사람이 안보이는건 수년전 중국 칭따오에서 봤던 모 백화점에 이어 두번째다. 일본에서 봤던 라라포트 이상으로 잘 지어놓은 건물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어서야…

여럿 적자를 보고 있음에 틀림 없다. 돔 카페로 들어가기전 한 일본 식당 점포 앞에 일본에서 출장온 것 같은 스텝들이 야외 테이블에서 망연자실한 듯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을 바라보던 모습이 눈에 들어 왔었다. 해외 진출 꿈에 부풀어 이곳까지 왔을텐데 맞딱드린 현실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었을까?

라라포트 부킷빈땅시티센터 출구
라라포트 부킷빈땅시티센터 출구(또는 후문)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라라포트 부킷빈땅시티센터가 있던 자리는 원래 교도소(Pudu Jail)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1996년 이후 사실상 사용되지 않게 되면서 단계적으로 건물이 철거된 후 라라포트가 들어섰다고.

장소가 갖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사람들에 외면을 받은 것인지 홍보가 덜 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대자본의 힘으로도 어찌 할 수 없는 장벽들이 많은 것 같다. 쇼핑보다 세상의 냉혹함을 배우고 간다.


📍라라포트 부킷빈땅시티센터 (LaLaport BBCC)

・주소: 2, Jln Hang Tuah, Bukit Bintang, 55100 Kuala Lumpur, Wilayah Persekutuan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
・평가: 한적하게 쇼핑하기 좋다. 다양한 일본 브랜드들도 많이 입점해 있다. 다만 상권이 너무 죽어 있어서 쇼핑하는 즐거움은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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