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그녀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 찾아간 곳은 찾아간 곳은 신당동 떡볶이집♪
어릴 때 즐겨 듣던 DJ DOC, 허리케인박에 나오는 가사 한 구절이다. 지금도 이따금씩 흥얼거리기는 하는데 신당동 떡볶이가 얼마나 맛있길래 찾아갔다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가 보았다.
신당동에는 신당동 떡볶이 타운이 조성되어 있다. 골목을 따라 떡볶이집 등 식당이 늘어선 먹자거리다. 신당역(7, 8번 출구) 또는 청구역 1번 출구)에서 내려서 도보 5분 정도면 도착한다.
그 중심에는 단연 떡볶이 원조인 마복림 떡볶이가 있다. 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며느리도 몰라”라는 멘트의 주인공인 마복림 할머니.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며느리와 아들들이 그 비법 레시피를 전수받았다고 한다. 역시 원조답게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강력한 라이벌 아이러브 신당동 떡볶이
마복림 떡볶이 웨이팅을 기다릴 자신이 없어 바로 마중 편에 위치한 아이러브 신당동 떡볶이 매장으로 들어갔다. 맛은 원조와 비슷비슷하겠지.
제법 매장이 넓었는데 얼추 전석이 만석이었다. 다행히 바로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매장 안에 떡볶이 냄새가 들끓는다.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러브 신당동 떡볶이 더 맛있게 먹는 팁! 그리 특별한 팁은 아닌 것 같다만 볶음밥이 눈에 들어온다.
메뉴는 즉석 떡볶이 외에도 김밥, 주먹밥, 닭발 등 다양하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떡볶이 다음 대표 메뉴가 매운 닭발이다.
앞접시에도 아이러브 신당동 로고가 각인되어 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식당이군.
떡볶이와 궁합이 좋은 단무지도 함께 제공된다. 단무지는 통에 담긴 게 제공되는데 원하는 만큼 추가로 먹을 수 있다.
이윽고 재료가 한가득 담긴 신당동 떡볶이가 등장했다. 분식집에서 먹는 꾸덕한 느낌이 아닌 즉석 떡볶이다. 그 자리에서 직접 졸여가며 먹는 스타일이다.
냄비 안에는 육수와 함께 라면, 당면, 양배추, 야끼만두, 오뎅 등이 들어가 있다. 국자로 고춧가루 양념을 잘 풀어주며 잘 익기만을 학수고대하면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재료에 국물이 잘 스며들도록 국자로 끼얹어 주며 5~7분 정도 졸였다. 국물이 이전보다 걸쭉해졌다. 맛은 살짝 칼칼하다.
떡볶이의 메인은 단연 떡이지. 떡은 가늘고 긴 밀떡인 것 같다. 간이 떡 안쪽까지 베이지는 않아 조금 심심한 감이 있다.
그보다는 국물을 한가득 머금은 라면과 당면사리가 먹을만하다. 이쯤 되면 떡볶이라기보다 라볶이라고 하는 게 맞다.
왠지 기대가 되었던 야끼만두. 딱딱한 겉피가 국물을 머금으면서 조금 부드러워졌다. 속으로 당면 등 재료가 들어가 있는데 일반 튀김보다 못한 것 같다.
떡과 면을 어느 정도 먹고 난 뒤 팁에서 봤던 볶음밥을 주문했다. 김 가루가 수북이 쌓인 밥 한 공기가 나온다.
냄비에 국물을 적당히 덜어내고 그 위에 볶음밥 재료를 넣고 직접 볶아서 먹으면 된다. 국자로 쓱 쓱 비벼가며 골고루 잘 익도록 냄비에 펼쳐주자.
1인분만 주문해서 머지않아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전골냄비 한가득 있던 떡볶이와 볶음밥까지 깔끔하게 먹어 치웠다. 한 끼 식사로 꽤 든든한 구성이다.
📍아이러브 신당동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76길 50(*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24시간 영업 (매달 1, 3번째 월요일 정기 휴무)
코멘트: 신당동 떡볶이 맛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 원조를 고집할 필요 없다. (★★★)
원조1호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집
아이러브 신당동 떡볶이는 적당히 먹을만했지만 역시 원조의 맛이 궁금했다. 얼마뒤 다시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찾았을 때는 운이 좋게도(?) 웨이팅이 없었다. 그래서 바로 가게로 들어갔다.
매장 안은 아이러브보다는 다소 협소지만 가스버너가 올라와 있는 걸 보니 조리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벽면에는 살아생전 마복림 할머니가 방송에 출연했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었다. 대한민국의 떡볶이 신화를 일구어 내신 대단한 분인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뒤 마복림 할머니표 떡볶이 2인분이 등장했다. 비주얼은 아이러브 떡볶이와 비슷하다. ‘원조’라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오히려 옆집보다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조리방법은 마찬가지로 국물을 잘 풀어주며 재료에 스며들도록 끓여주면 된다. 국물이 적당히 졸기 시작하면 떡이나 면, 당면이 익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곳은 붉은색보다는 갈색빛에 가깝다. 맛도 어딘가 허전하다. 볶음밥 생각도 안난다.
2인 세트는 1만 7천 원으로 양 쪽다 동일하다. 할머니가 레시피를 제대로 안 알려 주신 것일까, 아니면 원조를 뛰어넘는 라이벌이 등장한 것일까. 아이러브 신당동 떡볶이에 한 표를 주고 싶다.
📍마복림 할머니집
주소: 서울 중구 다산로35길 5 (*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09:00 ~ 22:50 (매달 2, 4번째 월요일 정기 휴무)
코멘트: 신당동 떡볶이 원조이지만 정말 원조 맛이 맞는지 의문이 남는다. 다른 아들집은 괜찮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