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게 스시를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에서 먹을 간식을 살 겸 근처 마트에 들르기로 했다.
방문한 곳은 일본 관동지방 슈퍼마켓 체인 ‘사밋토’ 이오기역앞점이다. 일본 답게 마트 앞에는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마트 입구에는 분리수거 배출 할 수 있는 쓰레기통도 비치되어 있다. 마트에서 구매한 상품 중 분리수거 가능한 것들은 이곳에서 버려도 된다.
건물 1층에는 의류와 생활용품을 팔고 있었고 식품은 지하 1층에 있었다. 식품코너 입구에는 카드와 장바구니가 놓여 있다. 초록색 장바구니를 은색 빛 카트에 거치시켜서 끌고 다니면 된다.
일본 마트 식품코너
사밋토 식품코너에 들어왔다. 밤 9시 무렵이이서 그런지 듬성듬성 빈 선반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의 일본 마트처럼 입구 쪽에는 꽃이나 과일들이 놓여 있다.
나름 출장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조사도 해보기로 했다. 우선 야채코너부터. 일본도 산지직송 농산물이 인기가 좋다. 프리미엄 유기농 야채도 말해 무엇하리.
오이는 한 개에 168엔 한다. 원화로 약 1,600원 정도니까 우리나라랑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일본도 계속해서 식품 물가가 오르고 있다.
다음은 과일. 여러모로 소(小) 포장이 많다. 체리는 한팩에 358엔. 복숭아는 두 알에 780엔~980엔대. 한 번에 많이 사지 않아 변질돼 버리는 부담이 적다.
바로 옆 냉장코너에는 과일을 슬라이스 해놓은 것들도 판다. 깎아 먹기 귀찮거나 바로 먹고 싶을 때는 정말 편하다. 마트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저녁 8시 이후로 할인 스티커가 붙는다.
이제 일본마트에도 김치는 필수 코너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식 기무치를 비롯해서 한국 직수입 김치도 팔고 있다. 포기김치보다는 맛김치 위주로 팔고 있다.
이전에 다른 점포에서는 ‘실비김치’도 팔고 있었다. 한인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김치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간혹 일본만의 독창성이 있는 김치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는 양반김치를 사용한 타꼬(문어) 김치가 있었다. 김치가 들어간 문어 젓갈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다음은 일본의 영양반찬 낫또. 일본에 살 적에는 냉장고에 항상 구비해 놓았었다. 우리는 미즈칸에서 나온 타마고 쇼유다레 낫또(사진 가운데)를 즐겨 먹었다.
낫또에 참기름을 살살 넣어서 함께 저어 먹으면 굉장히 고소하다. 밥 반찬, 맥주 안주로도 최고!
생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 보니 생선코너는 금방 지나쳤다. 시간도 시간인지라 대부분 매대가 비어 있었다. 그나마 깐 새우는 남아있었는데 에비치리(エビチリ: 칠리새우) 소스가 함께 있는 걸 보니 조금 군침이 돈다.
다음은 육류코너.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가 각 라인을 잡고 있다. 고기도 돈카츠용, 샤부샤부용, 야끼니꾸용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다.
양념된 소불고기도 있다. 간편하게 조리해먹을 수 있어서 일본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다음은 간편 조리식 코너. 크림수프, 포타주 등 다양한 종류의 수프나 간편 요리 소스들을 찾아볼 수 있다.
잼 코너에는 팥잼이나 녹차잼 등 기존 과일잼 외에도 다양한 잼 종류를 만나 볼 수 있다.
과자코너에는 달달하고 맛있어 보이는 사탕이나 구미가 한가득이다. 하지만 마트 가면 절대로 빼놓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는 것은 바로 ‘스콘(スコーン)’이다. 치토스와 맛도 모양도 똑같은 과자인데 개인적으로 스콘이 더 맛있다.
과자코너 뒤 편에서 최애탬 야끼노리(焼き海苔)를 발견했다. 원래는 오니기리 만들 때 사용하는 김인데 두께감 있고 바삭바삭해서 맥주 안주로 먹고는 했다. 간장소스가 발라진 것도 있는데 아무것도 안 발라진 게 맛있다.
냉동코너를 지나가는데 한국 아이스크림이 눈에 띄었다. 메로나, 설빙, 롤링바 등 유명 한국 아이스크림이 다 들어가 있다. ‘본고장의 맛을 집에서도!’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일본 마트 냉장 주류코너
드디어 도착한 냉장 주류코너. 일본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다양한 술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 맥주에서부터 중소 브랜드 맥주까지!
토마토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아사히 레드아이(사진 상 가운데)도 즐겨 먹었던 맥주 중 하나. 오키나와 여행 때 마셨던 오리온 맥주도 도쿄에서도 언제든 마실 수 있다.
맥주 이상으로 더욱 다채로운 것은 바로 사와(サワー)나 하이볼 등 탄산 주류다. 레몬사와, 그레이프 후르츠사와, 하이볼, 레몬 하이볼, 타코하이 등 브랜드와 향, 알코올 도수에 따라서 그 종류가 수십 가지에 이른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일본 코카콜라에서 나온 레몬도(檸檬堂) 테이방 레몬. 레몬 과즙 10%에 알코올 도수 5%로 새콤하면서 청량감 있는 밸런스가 일품이다. 아직까지 이 맛을 능가하는 레몬사와는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관심도가 높아진 논알코올도 오래전부터 꽤 다양한 종류가 나오고 있다. 알코일이 전혀 없는 무알코올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상품에 알코올 함량 표기 여부를 잘 따져보아야 한다.
술까지 담아 제법 장바구니가 무거워졌다. 맥주는 초밥집에서 많이 먹어서 레몬사와, 하이볼과 함께 먹을 만한 것들 위주로 담았다.
계산대로 가는 길목에 한식 간편식이 눈에 들어왔다. 양념치킨, 닭갈비, 갈비탕, 해물탕 등 일본 현지 식품기업도 앞다투어 한식을 만들고 있다. K-FOOD의 위상이 정말 높아졌다.
숙소에서 조리가 불가능해서 장바구니에 담지 못한 니라야끼모찌(にら焼餅). 쫀득한 떡만두라고 생각하면 된다. 쫀득하고 고소해서 맥주는 물론 사와나 하이볼과도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마트서는 치킨이나 족발 등을 매장에서 조리해서 파는데 일본은 주로 카라아게, 꼬치, 타코야키, 튀김류가 많다. 이런 것만 봐도 한국과 일본사이 차이가 있다.
밤 9시가 넘은 시간.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간단히 장을 보는 듯한 사람이 늘어났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저 중 하나였지.
계산은 셀프계산대를 이용했다. 바코드 리더기로 상품 스캔 후 카드로 결제하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똑같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해외결제 가능한 한국카드도 사용 가능하다.
오랜만에 일본마트에 오니 예전 생각도 나고 한국마트와 차이점도 보이면서 제법 재밌었다. 일본 여행코스에 일본마트 탐방도 넣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사밋토 이오기역앞점 (サミットストア 井荻駅前店)
주소: 東京都杉並区井草3丁目4−23(*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전9시 – 심야12시
코멘트: 대부분의 마트가 비슷하다. 20시 이후로는 신선식품, 즉석조리식품 할인 판매가 많다. 심야로 갈수록 상품 재고가 없는 경우가 있으니 일찍 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