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체크인 하고 밀린 일들을 처리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이시가키지마에 온 첫날을 기념해 와이프와 가볍게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

이시가키지마 길가 풍경
이시가키지마 길가 풍경

가볍게 걸쳐 입고 밖으로 나왔다. 4월에 오키나와 여행하기 좋다고 하는데 이시가키지마는 아직 쌀쌀하다. 거리 풍경도 내가 살았던 한적한 도쿄 주택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레트로 감성 이시가키지마 이자카야 카라야

이자카야 카라야 점포 앞
이자카야 카라야 점포 앞

호텔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우리 마음에 쏙 드는 이자카야 ‘카라야(居酒屋かぁらや)’를 발견했다. 

이자카야 카라야 레트로 한 점포 내부
이자카야 카라야 레트로 한 점포 내부

카라야 매장은 레트로한 분위기. 옛 느낌 물씬 풍기는 포스터와 노란 등불이 이시가키지마 여행 첫날의 설렘을 더욱 높여주었다.

이자카야 카라야 메뉴판 앞표지
이자카야 카라야 메뉴판 앞표지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표지부터 인상적인 카라야. 가족들이 운영하는지 3대에 걸친 가족들 사진이 실려있다. 왠지 맛도 나쁘지 않을 듯!

이자카야 카라야 메뉴들
이자카야 카라야 메뉴들

메뉴로는 오늘의 추천(本日のおすすめ)부터 이시가키지마 모츠나베, 철판구이, 먹물 볶음밥 등 다양한 요리들이 있었다.

시원한 오리온 생맥주. 나는 빅사이즈 메가죠끼
시원한 오리온 생맥주. 나는 빅사이즈 메가죠끼

메뉴 고민하는 동안 우선 맥주 생맥주 한잔을 주문했다. 일본어로는 토리아에즈 나마(とりあえず生)라고 한다. 맥주를 먹으러 일본에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잔 맥주는 어디를 가도 빼놓을 수 없다.

카라야 오토시로 나온 호박 요리
카라야 오토시로 나온 호박 요리

이곳도 여느 이자카야처럼 오토시(お通し) 안주가 제공되었다. 무료는 아니고 자리값 명목으로 돈을 내야 한다. 이곳은 인 당 330엔. 찐 호박에 소스를 뿌린 것 같은데 달달하니 먹을만하다.


이시가키지마 별미 요리들

카라야 사시미 1인분
카라야 사시미 1인분

맥주를 반 잔 정도 먹어갈 즘 주문한 요리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등장한 것은 오늘의 추천 메뉴에 있던 사시미. 두툼한 생선과 와사비가 올려져 있다. 생선은 마구로, 꼬리돔(아카마치), 만새기(시이라)인 듯.

고야와 와사비를 올린 사시미
고야와 와사비를 올린 사시미

접시 위에 생선 한점 와사비, 그리고 잘게 슬라이스 된 고야를 올려서 간장 살짝 뿌린 후 입 속으로 직행! 신선하고 식감 있는 생선의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살짝 기름질 수 있는데 그걸 씁쓸한 고야와 와사비가 잡아준다.

오키나와 명물 지마미 두부 (토후)
오키나와 명물 지마미 두부 (토후)

다음으로 나온 건 지마미 두부(ジーマミー豆腐). 오키나와나 일대에서 먹는 두부 요리로 불린 땅콩을 갈아서 고구마 전분 등과 섞어 만든다. 탱글탱글한 게 마치 푸딩 같다. 입안에 고소함이 퍼진다.

카라야 하이볼
카라야 하이볼

어느덧 맥주 한잔이 끝이 났다. 뒤이어 하이볼을 주문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진토닉 워터를 쓰는 게 아니고 플레인 탄산수에 섞어 나온다. 일본 요리에는 이런 깔끔한 맛이 잘 어울린다.

이시가키지마 섬 생선 덴뿌라
이시가키지마 섬 생선 덴뿌라

이번 요리는 섬 생선 덴뿌라. 섬 마을에서는 해산물을 덴뿌라로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바삭바삭하고 노릇노릇하게 튀겨졌다.

흰 살 생선이 사용된 덴뿌라
흰 살 생선이 사용된 덴뿌라

흰 살 생선을 사용한 것 같다. 맛은 명절 때 먹던 명태전과 비슷하다. 생선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날만큼은 맛있게 먹었다. 와사비도 살짝 곁들이니 더 맛있다.

이시가키지마 락교 시오
이시가키지마 락교 시오

마지막으로 선택한 락교 시오(らっきょ塩). 락교 줄기에 소금과 가쓰오 부시 등으로 양념을 했다. 오키나와지역에서 맛볼 음식 중 하나라고 해서 먹기는 했는데 620엔 주고 먹기에는 조금…

카라야 계산표
카라야 계산표. 계산표 요청은 자리에서 가능하다

와이프와 이시가키지마 여행 다음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식사가 끝이 났다. 점원에게 오카이케이(お会計)라고 요청 후 받은 계산표. 금액은 5,610엔 나왔다. 이 정도면 뭐, 나쁘지 않네.

어두어진 카라야 점포 밖
어두어진 카라야 점포 밖

기분 좋게 계산하고 문 밖을 나섰다.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둠이 짙게 내리 깔렸다. 도심처럼 밝지 않아 이곳 간판만이 주변을 밝혀주고 있었다. 이시가키지마에 대한 기대감이 한 껏 높아진다.

📍이자카야 카라야(居酒屋かぁらや)
・주소: 〒907-0002 沖縄県石垣市真栄里240−1(*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후 5시 ~ 밤 10시 (매주 목요일 정기휴무)
・코멘트: 지역 요리와 함께 가볍게 술 한잔 하기 좋은 이자카야. 메뉴도 다양하고 서비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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