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에서 나에게 남은 유일한 즐거움은 ‘캠핑’이다. 그래서 더 추워지기전에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새로 장만한 DOD 텐트 가마보코 3S와 함께.
#치치부 캠핑장으로 떠나다.
캠핑장은 저마다 매력이 다르다. 산으로 둘러 쌓인 곳, 바다가 보이는 곳, 계곡이 보이는 곳, 도심 속 공원 등 다양한 장소가 있지만 이번에는 산이 보이면서 근처에 계곡이 흐르는 곳이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사이타마현 치치부(秩父)에 위치한 ‘치치부 사다미네토우게 세이류 캠핑장 (秩父定峰清流キャンプ場)’을 찾았다. 도쿄에서 차량으로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이곳.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도심을 떠나 산도 계곡도 만끽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쯤은 견딜 수 있는 범위였다.
캠핑장 체크인 시간은 오후12시부터.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서둘러 가려고 했지만 언제나처럼 고속도로가 정체되면서 전체적으로 일정이 늦어졌다. 오는 도중에 마트에 들러 장까지 보고 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2시를 넘어섰다.
우리는 자리가 한정 되어 있는 잔디 구획을 예약해서 조금 여유 있게 가기는 했지만 역시 명당자리는 다른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아쉬운대로 그나마 나아보이는 자리에 텐트를 설치했다.
이전까지는 DOD 원터치 텐트와 DOD 타프 조합이었는데 이번에는 가마보고3S. 새제품은 거의 8만엔대(80만원정도). 다행이 중고 거래 사이트에 1~2차례 밖에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 올라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돔형 텐트는 이번이 처음. 왠지 설치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되어 유튜브로 사전에 설치방법을 확인해 두었다. 그런데 막상 설치를 하니 그리 어렵지 않았다.폴대 3개를 꽂아 넣고 팩을 꽂아 모양을 잡아주면 끝!
다만, 텐트라인이 일직선이 되게 로프를 탱탱하게 땡겨 줬어야 했는데 실패…하면서 조금 흐믈흐물하게 쳐졌다. 😅 3S를 살지, 3M을 살지 고민했는데 1~2명 캠핑하기에는 3S로도 충분한 것 같다.
텐트까지 설치하고 나니 어느덧 오후 3시.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지나서인지 너무 배가 고팠다. 부랴부랴 토치를 이용해 숯에 불을 지피고 고기와 맥주를 들이키기 시작! 이제야 비로서 캠핑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캠핑 유튜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아무리 시도해도 영상을 찍으면서 텐트를 칠 여유는 도저히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캠핑장 둘러보기
치치부 사다미네토우게 세이류 캠핑장 (秩父定峰清流キャンプ場)은 올해 5월에 그랜드 오픈을 해서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아늑했다. 캠핑장 내에 글램핑 할 수 있는 공간도 3동이나 마련되어 있었다.
동계용 캠핑장비가 없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글램핑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금액은 1박에 2~3만엔 정도.
한편 캠핑장 자체는 그리 규모가 크지 않았다. 임간(林間) 10구획, 잔디(芝) 구역 3구획, 프리사이트 5구획으로 총 18곳의 텐트 사이트가 있고 3개의 돔형 글램핑장이 있다.
예약은 온라인으로 가능한데 당연히 토,일은 거의 만석이다. 나는 다행이 딱 1개 남은 자리 (芝2)를 출발하는 주 화요일에 예약할 수 있었다.
입구에 있는 접수(受付)를 기점으로 차를 타고 계곡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캠핑장이 펼쳐진다. 계곡 바로 옆에 있는 임간사이트는 계곡 물 흐르는 소리도 들리고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어서 아늑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이곳은 광장(広場) 사이트에 위치한 구풍스러운 민가건물이 인상적이다. 민가 본동에는 관리사무소와 함께 큰 홀이 구비되어 있었고 2층은 민박을 즐길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구성되어있다.
그 옆에 있는 곳간(蔵)구역은 절반은 매점, 절반은 바(Bar)가 자리잡고 있다. 바는 주말 저녁에만 잠깐한다고 하는데 아직 본격적인 영업은 안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매점에는 간단한 먹을거리와 캠핑도구, 나무 장작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광장에는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그네와 미끄럼틀이 자리잡고 있다. 날이 추워서 계곡에 들어갈 수 없는게 아쉽기는 하지만 놀이시설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가서 즐길 수 있는 캠핑장 같다.
광장 바로 옆에는 화장실과 싱크대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사람이 많지 않은 캠핑장이기 때문에 이정도만 해도 충분한 것 같다. 화장실도 깨끗했고 무엇보다 따뜻한 물이 나와서 좋았다. 특히 기름진 그릇 닦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캠핑장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10분 정도면 천천히 산책하고도 여유 있을 정도였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일찍 일어나서 모닥불을 지피고 있었다. 그 중에는 고기를 굽는 사람마저!
캠핑은 언제나처럼 순식간에 1박 2일이 끝나버린다. 방금 텐트를 친 것 같은데 금새 텐트를 걷어야 할 시간이 온다. 마음 같아서는 2박 3일을 하고 싶었지만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기에…😂
초록초록 우거진 산을 보며 계곡 흐르는 소리와 함께 캠핑을 하고 싶었다는 나의 바램과는 조금 다른 캠핑이 되었지만 도심을 떠나 즐긴 치치부에서의 즐거운 1박 2일이었다.
평점 : ★★★☆
치치부 사다미네토우게 세이류 캠핑장 (秩父定峰清流キャンプ場)
주소: 〒368-0003 埼玉県秩父市定峰345
전화번호: 0494-53-9181
체크인: 12:00~18:00
체크아웃: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