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에 가면 늘 고민이 생긴다. 짜장면으로 먹을까, 짬뽕으로 먹을까. 나는 원래 짬뽕파였다.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짬뽕 6, 짜장 4로 선택 비중이 변하기는 했지만 맛있는 짬뽕을 먹고 싶은 염원에는 변함이 없다.
강릉에서 지낼때 학교 캠퍼스 바로 옆이 ‘교동’이었다. 택지 지구에 다양한 식당들이 즐비했다. 그 중 홍합을 산더미처럼 쌓아 주던 짬뽕집을 가장 좋아했다. 홍합 먹다 배불러 면은 대부분 남기기는 했지만 수족관에서 바로 건져낸 신선한 홍합으로 조리해서 홍합도 맛있고,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도 일품이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짬뽕맛집들이 있었고 어느사이인가 ‘교동짬뽕’이 맛있는 짬뽕의 대명사가 되었다. 때마침 의정부에도 ‘교동짬뽕’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1호선 녹양역 1번 출구에서 도보 7분정도 거리에 전국5대짬뽕 교동짬뽕 매장이 있다. 얼마나 맛있길래 이름도 전국5대짬뽕이다. 웨이팅 할 각오로 가야 한다던데 다행히 바로 테이블로 안내 받을 수 있었다. 가게 입구와 내부에는 짬뽕 부심이 느껴지는 안내 글귀가 있다.
“국물이 진하다”, “맛있다” 정도로만 생각하시는데 2번째 드실때는 “정말 맛있다”, 3번째 드실때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교동짬뽕에 중독되어 짬뽕하면 교동짬뽕이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조리한다는 전국5대짬뽕 교동짬뽕, 얼마나 맛있을까? 글귀들을 읽다보니 괜스레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이곳 메뉴는 짬뽕, 짬뽕밥, 순두부짬뽕, 유니짜장, 등심 탕수육, 군만두로 심플하다. 나는 이 중 블로그에서 봤던 순두부 짬뽕으로 선택했다. 캠핑 식단으로도 열라면+순두부 조합이 꽤나 유명한데 짬뽕에 순두부 조합도 궁금했다. 참고로 가격은 1만원.
주문을 마치고 나면 단무지와 양파가 나온다. 각자 덜어먹을 수 있도록 작은 반찬통에 담겨 나온다. 뚜껑으로 덮어져 있으니 자리 이동없이 먹고 싶을때 소량씩 꺼내어 먹기 좋다.
십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주문한 순두부 짬뽕이 나왔다. 그릇 한가득 담긴 갖은 해물과 야채, 한눈에 봐도 걸쭉해 보이는 국물, 하얀 순두부까지. 일단 비주얼과 냄새는 합격이다.
짬뽕은 면보다 국물이 먼저 손이 간다. 수저로 국물을 떠 보았다. 예상대로 걸쭉했다. 보통의 짬뽕 국물이라기보다 흡사 고추장찌개에 가까운 농도. 간혹 국물 색깔만 빨갛고 맛 자체는 심심한 짬뽕들도 많은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입안으로 가져가니 일단 불맛부터 느껴진다. 거기에 해산물 향이 스며들어 깊은 맛이 난다.
다음으로는 순두부를 건져보았다. 강릉 초당(순)두부가 유명해서 이를 짬뽕에 넣은 것인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다만 짬뽕을 다 끓이고 나서 마지막에 순두부를 넣었는지 간이 베어있지 않다. 순두부를 걸쭉한 국물을 적셔 먹는 스타일인가보다.
짬뽕에서도 역시나 중요한 면발. 다행히 얼큰한 짬뽕 국물이 잘 스며들어 있고 감칠맛이 난다. 면치기로 후루룩 면발을 빨아 올려 먹는 맛이 있다. 탱글탱글한 식감도 좋다.
건더기로는 오징어, 홍합 등 해산물 외에도 배추, 양파, 당근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 있다. 면과 마찬가지로 이미 국물을 머금을때로 머금은지라 건더기를 하나, 하나 건져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짬뽕을 계속 먹다보면 살짝 메울 수 있는데 그럴때마다 단무지를 한입씩 베어물어 입 속을 달래주었다. 제대로 된 교동짬뽕을 먹으려면 밥을 말아 먹으라고 하던데 순두부를 먹는 바람에 이미 뱃속에 공간이 없었다. 단무지로는 뱃속까지 달래주지 못하나보다.
짬뽕 한그릇을 다 비우니 배가 너무 든든해졌다. 맛있고 얼큰한 교동짬뽕을 의정부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국5대짬뽕교동짬뽕을 찾을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이 이를 증명하는 듯 했다. 다음번에는 유니짜장과 등심 탕수육을 먹으러 와야겠다.
📍전국5대짬뽕교동짬뽕
ー 위치:경기 의정부시 비우로 106-1 1층
ー 영업시간: 10:30 – 20:30 (16:20 – 17:30 브레이크타임. 15:50, 20:00 라스트오더. 매주 월 휴무)
ー 평가: 국물이 걸쭉하고 얼큰하다. 불향이 제대로 살아있는 짬뽕. 정말 전국5대인지는 잘 모르겠다.(★★★★)
ー 교통편: 1호선 녹양역 1번 출구 도보 7분. 주차는 매장 앞 차도 주차라인에 하면 되지만 자리가 잘 나지 않는다. 맥도날드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