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깔끔하면서 담백한 국물이 당길 때가 있다. 겨울에는 더욱더 그렇다.

이럴 때 안성맞춤인 요리가 있다. 바로 칼국수다. 그중 바지락 칼국수는 개운한 국물이 일품이다. 동대입구 앞에 진짜 맛집이 있다. 이름은 도가 칼국수.

‘도가’라는 이름처럼 고풍스럽고 차분한 느낌이 나는 매장. 은은한 노란 조명이 공간을 따뜻하게 비춘다.

메뉴는 심플하다. 바지락 칼국수를 비롯해서 얼큰 김치 칼국수, 들깨 칼국수 등 칼국수 3종이 있다. 그 외 뚝불, 만둣국도 있다.

주문은 테이블마다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서 할 수 있다. 메뉴를 선택한 뒤 패드 상단에 있는 카드 리더기에 카드를 넣으면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주문하고 나면 밑반찬이 나온다. 배추김치와 무말랭이 두 가지다. 직접 담근 김치인지 사각사각하고 신선하다. 물론 부족하면 더 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칼국수가 준비되기 전 따뜻한 흰쌀죽이 먼저 나온다. 배가 고파 쓰린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매력적인 죽이다. 깨가 뿌려 있어 고소하다. 무말랭이와 함께 먹기 좋다.

죽을 다 먹고 날 즈음 냄비 한가득 반쯤 조리된 칼국수가 나온다. 이게 정말 2인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꽤 볼륨감 있다. 신선한 바지락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구미를 자극한다.

칼국수와 함께 모래시계가 나온다. 3분 더 끓인 후 먹으라는 주인아저씨의 조언이 뒤따른다. 어서어서 떨어져라, 모래시계야.

어느덧 바지락의 담백한 향기와 함께 끓어오르는 바지락 칼국수.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자마자 재빨리 국물을 한 수저 먹어 본다.
캬-! 그래 이맛이지. 담백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딱 기대했던 그 맛이다.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국물과 면발을 집어 앞그릇에 옮겨 담았다. 칼국수 면도 많이 들어있지만 바지락 양도 상당하다.

시원한 바지락 국물을 머금은 탄력 있는 칼국수 면. 균일하게 뽑아진 면은 면치기 하기 딱 좋다. 면 한입 가득 먹고 다음으로 국물을 후루룩 마신다. 금세 몸이 따뜻해지는 게 느껴진다.

바지락 칼국수의 생명과도 같은 바지락. 비린맛 하나 없이 바다의 풍미를 그대로 담은 바지락. 냄비 한가득 담겨 있는 바지락을 하나하나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지락 먹다가 배가 부를 정도.

이 많은 양을 둘이서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그럴 필요 없다. 도가 바지락 칼국수 특유의 감칠맛이 냄비가 바닥을 보일 때까지 젓가락과 수저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추운 겨울은 물론 뜨거운 여름에도 땀 흘리면서 먹고 싶어지는 그런 맛이다.
📍도가 칼국수
주소: 서울 중구 동호로24길 3 2층(*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10시 (라스트오더 오후 9시, 일요일 휴무)
코멘트: 김치도 깔끔하고 국물도 바지락 육수가 진하게 우러나와 개운하다. 깔끔하고 정갈한 식사 하기 좋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