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니사사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차를 움직였다. 치넨상회에서부터 출발해도 차량으로 약 25분가량 떨어져 있다. 공항에서부터는 무려 45분. 이 정도 거리면 섬의 끝자락에 도달할 거리다.
오간자키 등대에서 만난 광활한 바다

도착한 곳은 이시가키지마 최남단에 위치한 오간자키 등대(御神埼灯台). 시가지에서 벗어나면 길이 험해지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무료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등대로 올라가 본다. 참고로 바람이 거세다.

입구에는 오간자키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이곳은 신이 내려오는 성지이자 여름에는 일몰 스팟이라고!

등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 좌측으로 시원하게 바다풍경이 펼쳐진다. 이시가키지마 다른 곳에서 봤던 바다 풍경보다 몇 배는 광활한 풍경이다.

바람도 바람이지만 제법 언덕길이어서 조금 숨이 찬다. 그렇지 않아도 차량 이동이 많아 운동이 부족했는데 경치도 보고 겸사겸사 잘 됐지 뭐.

오간자키는 비교적 통행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길 그대로 따라가며 경치를 보기 참 좋다. 등대에는 직접 들어갈 수 없고 곶이 있는 쪽으로 가며 바다를 배경 삼아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장관을 앞에 두고 난무관세음보살(南無観世音菩薩) 상이 세워져 있다. 중생에 고충을 듣고 그것을 구제해 준다고 한다. 이곳에는 어떤 고충이 있길래 보살상이 세워졌을까.

이유는 가까이서 찾을 수 있었다. 야에야마마루 조난 비석(八重山丸遭難の碑)이 세워져 있다. 1952년, 나하에서 이시가키지마로 돌아오는 배가 조난을 당했고 사고로 35명이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사고를 방지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고.

지금은 고요한 바다. 많은 사람들의 추모와 난무관세음보살의 보살핌 덕분에 지금은 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관광 스팟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절벽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바다 색깔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어 있다. 비치와는 또 다른 절경이 펼쳐진다.

광활한 대자연 앞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두 팔을 벌려 본다. (그나저나 바람이 정말 세다. 날아갈 뻔…)
📍이시가키지마 오간자키 등대 (石垣御神崎灯台)
・주소:〒907-0452 沖縄県石垣市崎枝(*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윤타쿠 시사농원과 요네코야끼 공방 구경하기

이번에는 차를 돌려 다시 동쪽으로 향했다. 산호초가 펼쳐진 비치로 유명하다고 하는 요네하마 비치(米原ビーチ)로 가기 위해서다. 분명 근처까지 왔는데 비치 입구는 보이지 않고… 차를 세울 장소를 찾다가 윤타쿠 시사 농원(ゆんたくシーサー農園)을 발견했다.

농원 안으로 차를 끌고 들어가자 넓은 대지가 나온다. 거기에는 형형색색의 요괴 같은 동상들이 서 있다. 마치 포켓몬 월드에 온 것 같다.

차를 세워두고 가까이서 보니 모두 오키나와 수호신인 시사(シーサー)의 변형 캐릭터 들이다.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농원에 난 길을 따라 둘러보는 동안 정말 다양한 시사들을 만났다. 대부분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이곳 간판에 윤타쿠라고 적혀 있었는데 오키나와 방언으로 수다(쟁이)를 뜻한다. 모두 말이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익살스러운 표정의 시사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마지막 이 아이처럼 돈방석에 앉아 나도 함박웃음을 지어보고 싶다!

시사농원은 꽤 넓어 한 바퀴 다 둘러보는데 족히 10~15분은 걸리는 것 같다. 스탭 모집 중이라는 광고를 보니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졌다. 아직 일본에 살았다면 바로 지원했을지도 ㅎㅎㅎ

농원 입구 옆(도로 쪽)으로는 요네코야키 공방 매장이 있다. 이시가키지마 온 기념도 할 겸 구매하기 위해 매장 안으로 들어가 봤다.


조금 전에 농원에서 봤던 아이들 외에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시사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익살스러운 표정이 너무나 귀엽다.

물론 전통적 모습 그대로를 한 시사도 판매 중이다. 장난기 없이 매서운 표정을 하고 있지만 왜인지 사랑스럽다. 오키나와 여행에는 각 건물마다 놓여 있는 시사를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웃으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말하는 시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주먹만 한 크기라면 대략 2~3천 엔대로 기념품으로 사기에도 크게 부담 없다.

요네코야끼 시사의 소재와 색깔에 대해 적힌 글귀도 있다. 전부 이시가키지마산 점토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한다. 1,200도 고온에서 구운 후 왁스를 섞은 네오컬러를 여러 번 칠해서 완성한다고.

샵 바로 건너편에는 요네코야끼공방이 자리 잡고 있다. 공방 안에는 열심히 시사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네코야끼 공방 (米子焼工房)
・주소: 〒907-0451 沖縄県石垣市桴海447−1(*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전9시 ~ 오후 4시 50분
・코멘트: 다양한 시사와 만나볼 수 있다. 시사월드에서 유쾌한 시사를 만나고 공방 샵에서 귀여운 시사 기념품도 사보자! 주차는 시사월드 주차장이 넓다. 차를 세워두고 여유롭게 보고 사진도 많이 찍자! (★★★★☆)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요네하마비치

차를 세워두고 잠시 근처를 걷던 중 드디어 목적지인 요네하마 비치 팻말을 발견했다. 팻말이 작아서 미처 보지 못하고 돌아갔던 것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이미 여러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궂은 날씨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참고로 주차장은 유료(500엔).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 보았다. 주차장 쪽에는 유료 샤워실 (10분에 200엔)이 있고 해변 입구 앞쪽으로는 무료로 이용 가능한 화장실도 있다.

드디어 마주한 요네하마 비치. 흐린 날씨임에도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모습에 눈을 뗼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선 바로 들어가서 놀고 싶었는데 춥기도 했고 갑자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졌다. 도착한지 5분에 급하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아쉽지만 다음 여행 때 다시 오기로.
📍오네하라 비치 (米原ビーチ)
・주소:〒907-0451 沖縄県石垣市桴海644(*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코멘트: 바다는 너무 이쁘다. 위치 찾는게 다소 헷갈릴수 있다. 기왕이면 날이 맑을 때 가는 걸 추천(★★★☆☆)
✈ 이시가키지마 여행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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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 이자카야 맛집 ‘카라야’에서 즐긴 생맥주와 오키나와 별미 후기 | 이자카야 카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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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4 | 오니기리 맛집부터 바다뷰 카페, 전망대, 비치까지 | 포크 타마고 오니기리 타마야, 노바레 카페, 다마토리사키 전망대, 요네하라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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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6 | 작은 섬마을 다케토미지마. 자전거 타고 경치 맛집으로 | 자전거렌탈, 하야 나고미카페, 나고미의 탑 |
ep7 | 반나절 다케토미지마 여행코스 별모래부터 콘도이 비치까지 | 니시산바시, 카이지하마, 콘도이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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