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의 재택근무 환경

집에 있으나 집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제 3차 코로나19 여파에 도쿄 등 일본 주요 도시는 긴급사태선언이 내려진 상태이다. 나도 그로 인해 드디어(?)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주 금요일 부랴부랴 회사에서 업무용 노트북을 지급 받고 이번주 월요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번주는 출근은 하지 않았고 다음주도 1주일에 한 번 정도 출근 할 예정이다.

#재택근무 환경과 장단점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회사가 있는 유락초(有楽町)까지는 대략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왕복 2시간 정도는 시간 단축이 되니 이건 정말 좋다. (늦잠 잘 수도 있고 ㅎㅎㅎ)

그리고 사무실에서는 전화도 받아야 하고 뭔가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생길 경우가 많지만 집에서는 그런 경우가 특별히 없으니 이것도 장점이다. 집중하기도 좋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거나 과자를 먹는 등 내가 일 하고 싶은 스타일대로 해도 눈치 볼 일 없다.

나의 재택근무용 노트북 모습.  사내 메신저를 확인 중이다.
나의 재택근무 모습. 책상에 노트북 하나.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 사내 메신저 확인 중

반면 단점도 존재한다. 회사에서는 난방이며 각종 비품이며 다 챙겨주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 없지만 집에서는 내가 다 체크해야 한다. 추우면 히터를 켰다고 더우면 다시 끄고.

그리고 의자도 불편하다. 회사도 그리 좋은 의자는 아니지만 집에서 쓰고 있는 의자는 나무의자라서 장시간 앉아 있으면 힘들다. 그리고 가장 큰 불편함은 왠지 고립된 느낌이란 것.

하루 종일 집 벽과 모니터만 바라 보고 있으니 가끔 정신이 멍해진다. 출근을 해도 출근한 것 같지가 않고 퇴근 해도 퇴근 한 것 같지가 않은 찜찜함. 아직 재택근무가 덜 적응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재택근무 관리 방법

국가나 회사에 따라 인식이 다르겠지만 아직까지 재택근무에 대해 대체로 냉소적이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으면 제대로 일 하겠어? 하는 분위기. 성과만 내는 조직이라면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들은 재택근무에 대한 거부감이 강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에서는 F-chair+ (에프체어 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모두의 업무가 눈에 제대로 보인다!(みんなの仕事がきちんと見える。)라는 무시무시한 캐치코피를 달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무려 10분에 1회 이상 나의 화면이 캡쳐 되는 것이다!

F-chair+에 캡쳐된 나의 작업 화면

위는 내가 때마침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캡쳐된 화면이다. 대략 10분 단위로 캡쳐되기는 하지만 언제 캡쳐 될지 모르기 때문에 딴짓하면 금방 들통난다.

일종의 감시를 당하고 있으니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긴장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무리해서라도 컴퓨터를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예를 들어 다른 회사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필기 기록 등 컴퓨터 작업 외의 것들도 있을 텐데 동일한 화면이 두번 이상 캡쳐되면 일을 안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버린다. (물론 사정에 대해 사내에 얘기하면 되지만 귀찮은 일이다.)

F-chair+ 관리 화면. 나 외 다른 직원들의 근무시간도 기록 된다. 캡쳐화면은 자신 것만 확인 가능

물론 집에 있으면 게을러지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좋은 역할을 하는 것도 분명 있다. 그러니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렇게 관리 될 바에는 그냥 출근해서 감시 안받고 내 일 하고 깔끔히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19가 빨리 종결 되어서 재택도 마스크도 없이 편하게 일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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