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사는 재미가 무엇이냐고 묻거든 그것은 맥주 먹는 맛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일본하면 떠오르는 먹거리는 무엇이 있을까. 라멘, 오코노미야끼, 돈까스, 우동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 나와 같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단연 맥주가 아닐까?
이제 편의점에만 가도 일본 아사히 맥주나, 기린맥주 등 일본발 맥주가 즐비해 있다. 한국맥주보다 맛있다는 인상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일본 현지에 여행을 오게 되면 맥주나 과일술(호로요이)을 잔뜩 사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일본에서 맥주라고 파는 것이 전부다 진짜 맥주가 아니라는 사실!
![이찌방시보리(一番搾り), 그린라벨(グリーンラベル), 킨무기(金麦)](https://hmstory.net/wp-content/uploads/2020/07/japan-beer1.jpg)
위에 3가지는 일본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맥주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냥 맥주이거니 하고서 장바구니에 집어 넣을 가능성이 큰데 절대 다 같은 맥주가 아니다! 좌측부터 나마비루(생맥주), 발포주, 제3맥주이다.
#일본 맥주 구분하기
그렇다면 각 맥주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바로 원료의 함량 차이이다. 맥주는 기본적으로 맥아, 호프, 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부재료를 넣기도 하는데 맥아 중량의 5%를 초과 해서는 안된다. (맥아비율이 전체의 2/3 이상) 이것이 일본에서 말하는 나마비루(생맥주:生ビビール) 이다.
![좌측부터 나마비루(생맥주:生ビール), 발포주(発泡酒), 제3맥주(리큐르 발포성:リキュール発泡性)](https://hmstory.net/wp-content/uploads/2020/07/japan-beer2.jpg)
한편, 맥아의 함량이 전체비율 중 2/3 이하인 것이 발포주(핫뽀슈:発泡酒)이다. 그리고 맥아를 사용하지 않거나 발포주에 스프리츠(증류주:スピリッツ)를 섞어 만든 것이 제3맥주(第3のビール、リキュール)이다.
![japan beer3](https://hmstory.net/wp-content/uploads/2020/07/japan-beer3.jpg)
이러한 구분이 생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세(酒税) 때문이다. 350ml 기준으로 나마비루가 77엔으로 가장 비싸고 그 다음이 발포주로 44~77엔, 그리고 제3맥주는 28엔으로 가장 싸다. 물론 판매가격도 각각 205엔, 152엔, 133엔으로 차이가 난다.
#일본맥주 맛 비교
그렇다면 맛에는 어떤 차이가 날까? 일본맥주니까 전부 다 맛있을지, 아니면 종류별로 맛이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따로 따로 마셔본 적은 있지만 동시에 맛 본적은 없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을 위해 무려 동시에(!) 맛을 보기로 했다.
![와인잔에 따라 본 일본맥주 3종. 좌측부터 나마비루, 발포주, 제3맥주 순](https://hmstory.net/wp-content/uploads/2020/07/japan-beer4.jpg)
먼저 나마비루(생맥주)인 기린 이찌방시보리. 역시 맥아와 호프가 중심이어서 상당히 깊고 담백한 느낌이 있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거품도 풍성하게 생기고 크리미한 느낌이 강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맥주가 맛있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나마비루를 두고 하는 얘기이다.
다음으로는 발포주인 기린 탄레이. (※사실 이번에 구매한 것은 당분을 70% CUT한 탄레이 그린라벨이라 다른 제품들과 동등한 조건의 맛 비교가 되지 못했다.) 나마비루보다는 풍미가 약해지긴 했지만 오히려 산뜻한 느낌이 들고 탄산감이 느껴졌는데 끝맛은 다소 거친 (쓴) 인상이 들었다.
마지막 제3맥주인 킨무기.킨무기는 단연 클리어한 맛이 났다. 내 기준에는 한국에서 먹던 카스에 비슷하다. (참고로 한국에서 필라이트는 발포주로 분류가 되는데 맥아함량 10% 미만이기 때문에 일본 기준에서는 발포주가 아닌 이 범주에 속할 것 같다.) 발포주에 증류주를 섞은 것이기 때문에 약간 소맥스러운 느낌이다. 술이 들어간 맥주맛 탄산음료라고 보와도 무방할 것 같다.
![나마비루 이찌방 시보리. 거품도 풍성하고 목넘김이 좋다.](https://hmstory.net/wp-content/uploads/2020/07/japan-beer5.jpg)
나는 그래서 맥주를 마실 때 첫 잔(캔)은 나마비루 또는 발포주로 마시고 그다음잔 부터는 제3맥주를 마신다. 어차피… 취하면 그 맛이 그맛이다 ^^
이러한 맥주 외에도 다양한 과실주, 탄산주, 니혼슈 등이 있다. 애주가들에게 일본은 여행 이상으로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거기에 이러한 특징들까지 알고 마신다면 그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