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날이 풀리지 않았다. 추운 날씨로 움츠러든 몸을 녹이고 싶은 주말. 속까지 따뜻해지는, 그런 국물이 생각난다.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매장 외관
일산 군원 마두본점 매장 외관

일산 국물 맛집을 찾던 우리 부부. 원래는 일산칼국수를 가려 했으나 웨이팅이 한시간이라는 말을 듣고 바로 다음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바로 ‘굴탕면’ 맛집 군원이다.

굴탕면 맛집 군원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블루리본 마크
일산 군원 마두본점 블루리본 마크

군원은 일산에서 손꼽히는 차이니스 레스토랑이다. 맛이 정평이 나 있는지 한국판 미쉐린 가이드라고 불리는  ‘블루리본’ 인증을 2022년부터 3년 연속받았다. 왠지 믿음이 간다.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매장 내부
일산 군원 마두본점 매장 내부

방문 시간은 오후 3시경. 브레이크 타임 앞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다. 깔끔하고 정갈한 실내. 조용하게 지인 또는 손님과 식사하기 좋을 것 같다.

주문과 기본 찬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자스민차
일산 군원 자스민차

우리는 메뉴판을 받자마자 고민 없이 ‘굴탕면’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나니 따뜻한 자스민티가 나왔다. 사실 늦은 오후라 배고픔에 속이 살짝 쓰렸는데 향 좋은 차를 마시니 속이 편해졌다.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옥수수 빠스
일산 군원 옥수수 빠스

차와 함께 마시라고 귀여운 옥수수 빠스가 나왔다. 동글동글한 튀김에 시럽이 스며들어 있어 달달하고 고소하다. 한입 먼저 먹고 디저트로 먹기 위해 잠시 옆으로 밀어 두었다.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밑반찬
일산 군원 밑반찬. (좌)짜사이 (우)단무지

밑반찬으로는 단무지와 짜사이(자차이)가 나온다. 짜사이는 중국식 절임 채소다. 고추기름. 다진 마늘 등을 넣어서 볶거나 무쳐서 만드는 요리다. 김치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매력 있는 식감과 풍미를 가지고 있다.

굴탕면의 특별한 국물

일산 군원 일산마두본점 굴탕면
일산 군원 굴탕면

드디어 오늘의 요리인 굴탕면이 등장했다. 그윽한 굴의 풍미와 매콤한 향기가 풍긴다. 한 그릇에 1만 6천원이지만 그만한 볼륨감이다. 와이프와 한 그릇으로 둘이 나누어 먹어도 될만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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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원 굴탕면의 맑은 국물

굴탕면의 특이점은 바로 국물이다. 보통 굴짬뽕하면 걸쭉한 사골육수와 비슷한 색깔을 띠는데 굴탕면은 투명하고 맑은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굴의 깊은 풍미와 매콤한 고추향, 그리고 불맛이 느껴진다. 마신 술도 없는데 속 풀리는 느낌! 해장으로도 제격이다.

면과 속재료. 굴, 새우, 그리고 숙주나물

군원 굴탕면 면발
군원 굴탕면 면발

면 요리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면이다. 사실 면은 국물에 비한다면 특이점은 없다. 여느 중국집에서 먹는 노란 빛깔을 띄는 면과 비슷한 풍미와 식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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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원 굴탕면안에 들어간 굴

굴탕면 안에는 굴이 듬뿍 담겨 있다. 마치 홍합 짬뽕을 먹을 때처럼 굴 한알, 한 알 집어 먹는 재미가 있다.

군원 굴탕면 속 오동통 새우살
군원 굴탕면 속 오동통 새우살

다른 해물로는 오동통한 새우속살이 들어있다. 새우살은 특별히 풍미가 느껴지지는 않고 식감을 북돋우는 역할인 것 같다.

군원 굴탕면 숙주나물
군원 굴탕면 숙주나물

굴탕면의 숨은 조력자는 다름 아닌 숙주나물이다. 일본 라멘에도 숙주나물이 올라간 돈코츠 라멘이 많은데 그와 비슷하다.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굴탕면을 먹는 동안 씹는 즐거움을 준다.

굴탕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
굴탕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

굴탕면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이렇게 따로따로 먹는 게 아니라 한 젓가락에 면, 숙주, 굴을 한 번에 올려서 먹는 것이다. 어느 순간 정신없이 흡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굴탕면 맛을 돋구는 짜사이
굴탕면 맛을 돋구는 짜사이

중간에 쉬어가는 텀으로 짜사이를 한입 곁들여보자. 양이 많다 보니 자칫 질릴 수도 있는데 짜사이가 적당히 밸런스를 잡아준다.

식후의 여운

볼륨감 있는 굴탕면 그릇
볼륨감 있는 굴탕면 그릇

아무리 먹어도 먹어도 끝이 나지 않는 군원 굴탕면. 그릇도 정말 크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나도 모르는 사이 그릇을 싸악 비웠다는 점이다.

디저트로 먹은 옥수수 빠스
디저트로 먹은 옥수수 빠스

정신없이 한 그릇 다 비우고 나서 아까 남겨둔 옥수수 빠스를 한입 베어 물고 마지막으로 자스민차로 입가심하며 식사를 마무리했다. 

몸속까지 뜨끈뜨끈해지는 기분이다. 굴탕면 먹고 이번 겨울 추위를 이겨낼 자신이 생겼다.


📍군원 일산마두본점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160 오원플라자 1, 3층(*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심야 22:00 (오후 3시 30분 ~ 오후 5시 브레이크 타임, 밤 21시 라스트 오더)
・코멘트: 맑고 얼큰한 국물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국물이 정말 시원하고 개운하다. 걸죽하고 깊은 맛을 원한다면 조금은 아쉬울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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