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처럼 일이 풀리지 않거나 소원을 빌 때면 절을 찾고는 한다. 딱히 불교 신자인 건 아니지만 마음 편히 가서 기도할 수 있는 곳은 절만한 곳이 없다. 때마침 삼재(들삼재)이기도 하고.
소원 빌러 봉선사로
서울, 경기도 인근 절을 찾아보다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봉선사를 발견했다. 집에서 차로 한 시간 걸리지만 드라이브 겸 해서 들르기 좋은 위치다.

봉선사 입구에는 큰 주차장이 있다. 이른 오후여서 그런지 차들이 가득 찼다. 주차를 하고 나서 연꽃 산책로를 지나 봉선사를 향해 걸어 올라갔다. 도보로 3~5분 정도면 입구에 다다른다.

사찰 입구 사무실 앞에는 기와불사가 놓여있다. 1장에 1만 원. 기와불사는 절 지붕에 올라가는 기왓장을 함께 시주하여 사찰 건축에 동참하는 활동이다.
기와에 글을 적는데, 사찰 내 지붕 등에 활용되며 부처님의 보살핌을 받는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현금이 없다면 바로 앞 ATM기에서 출금할 수 있다.

예스러운 건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입구 너무 사찰 안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누구든 그냥 들어오셔서 차 한잔 드세요’라고 적힌 현수막. 방 안에서는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봉선사안에는 다양한 법당들이 있다. 방금 입구 쪽으로 지나 온 곳은 ‘설법전’이 보인다. 2층 높이 규모로 1층 중앙 통로 사이로도 초를 놓고 기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봉선사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곳은 하늘을 가득 채운 연등들. 극락왕생이라고 적힌 연등 밑을 걸으니 뜨거운 햇살도 피하면서 좋은 기운도 받아가는 것 같다.

그 중심에는 초를 두고 기도 할 수 있다. 다양한 소원이 적힌 초들 이 쉬지 않고 타고 있었다. 모두 바라는 바대로 이루어 지기를!
큰불당에서 기도 드리기

우리도 불당 안으로 들어가 기도를 하기로 했다. 중앙에 있는 큰법당은 외관 공사 중이었지만 이용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미 기도 중인 분들도 계셨기에 조용히 당내로 들어갔다.

근엄하게 앉아 있는 불상을 바라보며 합장을 하고 반배를 했다. 세 번 절하고 나서 소원을 간절히 빌었다. 우리 가족들과 주변 모든 이들이 건강해지고 사업도 번창하게 해달라고.

진심을 다해 기도를 마치고 나서 나오는 길, 요즘 시대에 맞게 ‘디지털 불전함’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은 전원이 들어와 있지 않았는데 현금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장치인가 보다.
봉선사 이모저모

바로 옆에는 관음전이 자리 잡고 있다. 큰법당과는 다른 불상이 보인다. 모든 중생의 고통(소리)을 듣고 적극적으로 구제해 주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벽면에는 다양한 벽화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형벌을 받아 죽게 되었더라도…’라는 글과 함께 곧 칼로 내쳐질 것 같은 사람의 모습이 섬뜩하게 그려져 있다. 기독교든 불교든 죄를 짓지 말라는 가르침은 같은가 보다. 착하게 살아야지.

사잇길 계단을 올라가면 삼성각이 자리 잡고 있다. 봉선사 안에는 이처럼 각기 다른 보살을 모신 불당이 여럿 있다. 각 당마다의 의미를 알지는 못해도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면 뜻을 헤아려 주시겠지!


관음전을 지나 공터 끝에 오래된 처마가 보인다. 큰 바위 위로 크고 작은 돌탑들이 쌓여있다. 나도 조심스레 작은 돌을 하나 얹었다. 다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처마 안쪽에는 약수터에서 볼법한 바가지가 놓여 있다. 마시는 용도라기보다는 가볍게 손을 씻고 깨끗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라는 의미인 듯하다.
대의왕전에 연등 달기

경내를 둘러보고 나가려던 찰나 황금빛 아우라를 보이는 불상이 눈에 들어왔다. 대의왕전(大醫王殿)이라고 쓰여있다. 그곳으로 오르는 계단 옆으로는 큼직한 손이 보인다

대의왕전 양 옆으로는 작은 연등이 매달려 있다. 작은 하트에는 이런저런 소원들이 적혀있다. 우리 부부도 여기서 한번 더 소원도 빌고 연등도 달아보기로 했다.

하트지는 바로 옆 매대에서 구매 가능하다. 테이블에는 4자로 된 소원문구 일람표도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다 쓰고 싶지만 공간이 한정적이기에 심혈을 기울여 골랐다.

사업번창, 가족건강, 운수대통! 이렇게 우리의 소원을 담아 하트에 적었다. 연등에 꽂고 약사여래 앞에서 다시 한번 기도했다. 제발 이루게 해달라고.

돌아서는 길에 커다란 그의 손(!)을 잡아 진심을 전달했다. 이제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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