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수출에 진짜 필요한 것

우리 회사는 이미 미국에서도 알아준다고!

약 5년여정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일본 진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할 때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이다. 다양한 수상이력, 수출 경험 등으로 무장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더욱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상태로 일본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많았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30% 이상인 우리나라는 정부에서도 나서서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들이 부지기수였고 그러다보니 수출에 의지가 없는 기업들까지도 무리하게 수출 지원 사업의 수혜대상으로 선정 되는 사례가 허다했다.

#왜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가?

내가 당시 주로 담당했던 업무 중 하나는 한일 비즈니스 매칭 상담회. 상담회에는 한국제품 수입에 관심이 많은 다양한 일본기업 바이어들이 참가한다. 물론 이 자리에서 바로 수억원의 계약이 오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실상 기업소개와 제품을 홍보하는 정도에서 마무리가 된다.여기에서 이야기가 잘 진전이 되면 후일 추가 미팅으로 이어지고 수출 계약 성사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문제는 비즈니스 상담회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전 준비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제품소개자료는 출력조차 하지도 않고 당일 나와 같은 스텝들에게 부랴 부랴 인쇄를 요청하는 경우들도 있었다. 심지어 상담시간도 잊은채 주변 관광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건 최악이다.)

참고사진. 한국중소기업과 일본기업간의 수출 상담회 장면.

어렵사리 몇 개월에 걸쳐 준비한 행사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답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걔중에는 바이어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며 클레임을 거는 업체들도 있었는데, 처음부터 일본의 큰 기업들을 상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나 또는 해외에서 이미 규모 있는 곳들과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경우들 이었다.

결국 일본에 왜 진출하고 싶은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담길에 오른 것이 문제 였다.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 제품의 일본 수출인가? 아니면 콧대 세우기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셋

일본은 내수시장이 80%이상인 나라이다보니 외국 제품이 일본 자국 브랜드를 넘어 선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물론 코로나 이후로 전자상거래 (인터넷 판매) 활성화와 K-뷰티 열풍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입지가 높아져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일본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일본에 우리 제품을 수출하고 싶고 일본 고객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참고사진. 한국 중소기업과 일본기업의 개별 비즈니스 상담모습.

우수한 기술력, 세계 유수기관으로 부터의 뛰어난 테스트 결과 입증, 타 국가에서의 성공 스토리. 그건 어디까지나 이력의 한 줄에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이고 현재의 유행과 사회 분위기는 어떠하며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 제품은 어떻게 이들의 수요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필요하다면 개량하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정신적 무장 없이 과거의 영광에 사로 잡혀 있거나 정부지원을 받는 우량기업이라는 표면적 성과에 취해서 일본시장에 진출한다면 10중 9는 쓴 맛을 보고 일본 시장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혹은 실패를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기회는 준비되어 있는 자에게 온다.

사실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 수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일본 시장 진출을 할 수 있다. 잘 하는 사람(파트너)에게 맡기면 될 뿐이다. 나머지는 일본 시장에서 어떻게 브랜딩을 하고 향후 어떻게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지 온 역량을 쏟으면 된다. 그리고 시장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참고사진. 지난 2016년 일본 파워셀러 초청 전자상거래 교육 매칭상담회 행사장 포토라인에서.

나는 현재 일본기업에서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컨설팅 업무를 할 당시에는 상품등록과 보고서 작성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랐기에 매출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월 수천만엔 (억원)규모의 매출을 꾸준히 달성하고 있고 최근에는 사내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팀 리더급으로 승진했다.

이 업무를 담당하면서 느낀 바는 분명하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절대 팔릴 수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다소 부족하더라도 고객들이 납득할 만큼 충분한 준비가 갖추어진 제품이라면 팔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여기에 라쿠텐, 아마존재팬, 야후재팬 쇼핑 등 각 플랫폼 (마켓)이 갖는 특징, 이벤트, 고객특성 들을 이해한다면 기회는 더욱 커진다. 참고로 라쿠텐은 여성유저, 아마존재팬은 남성유저가 많다 보니 동일한 상품을 등록하더라도 라쿠텐에서는 패션 카테고리, 아마존재팬에서는 디바이스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더욱 많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같은 일본안에서도 전장(戦場)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따라서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기업 (또는 개인사업자)이라면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반드시 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는 이를 채워 줄 수 있는 파트너 찾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시장의 반응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을 통해 일본 고객에 눈 높이에 맞추어 나가려는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미 절반은 일본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표로 일본에 온지 어느덧 9년차.
한국 중소기업들의 일본 진출 서포트를 담당하다가 온라인 마케팅에 빠져
현재는 도쿄의 한 회사에서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담당 하고 있다.
독립하여 브랜드를 개발하고 온라인을 통해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유통하는 것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 및 책을 집필 하는 것이 꿈이다.
문의 메일 : touch@hmstory.net | 인스타그램 : touch.hm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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