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뻐근한 주말 아침. 잠을 잘못 잤거나 아니면 스트레스가 있을때면 어깨가 잘 뭉친다.🥲 운동(런닝)을 하고 나면 뭉친게 풀리기는 하는데 왠지 운동도 하기 귀찮은 날이 있다. 그러다 문득 ‘찜질방’이 떠올랐다! 왜 잊고 있었을까.
양주 토담참숯가마에 가다
일본 살 때 그리웠던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 찜질방이다. 일본에도 유사한 암반욕(岩盤浴)장이 있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하다. 이제 한국에 온 이상 종종 찜질방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 첫번째로 보통 찜질방이 아닌 참숯가마 찜질방으로 정했다.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기산저수지 근처에 토담참숯가마가 있다. 집에서는 차로 3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주말 오후여서 그런지 입구에서부터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했다. 다행이 딱 한대 차를 주차할 여유 공간이 남아 있었다. 서둘러 주차를 마치고 안쪽에 있는 매표소로 향했다.
금액은 중학생 이상 성인 1인당 1만 6천원, 어린이는 1만 1천원이다. 매표소에 요금을 결제 후 찜질복으로 갈아입고 참숯찜질을 즐기면 된다. 참고로 목욕탕은 없고 샤워부스만 있다. 여자 샤워실은 드라이기 사용이 유료다. 세면도구는 비누밖에 없으니 챙겨가야 한다.
찜질복을 입은 후 안내표시를 따라 가마출입구로 향한다. 매표소와는 구분 되어 있어 비치되어 있는 슬리퍼를 신고 이동하면 된다. 찜질객들과 고된 여정을 함께 했음이 느껴지는 검회색빛 슬리퍼들이다.
이윽고 참숯가마 찜질을 즐길 수 있는 찜질동에 들어왔다. 좌측으로는 미온, 저온, 중온, 고온 팻말이 붙은 가마들이 늘어서있다. 가운데 통로를 두고 우측으로는 앉아서 쉴 수 있는 평상이 있다. 다들 땀을 한가득 빼셨나보다. 😅 누워서 자는 사람, 유튜브 보는 사람, 술…마시는 사람 등 북새통이다.
숯가마 찜질 체험기
이제 본격적으로 참숯가마 찜질을 즐겨보자. 미온에서부터 고온까지 차례대로 한번씩 들어가보았다. 온도계가 달려 있지 않아 정확한 온도는 알 수 없으나 체감상 ‘중온’이 딱 적당하다. 너무 뜨겁지 않으면서 적당히 땀을 뺄 수 있는 정도다. 고온은 들어가자마자 숨이 막혀서 3분 정도 있다가 바로 뛰쳐 나왔다. 🥵
참숯가마 내부는 돔형태를 띄고 있다. 황토로 만들어 놓은 듯한 가마안에는 한 번에 대략 7~8명정도가 들어 갈 수 있다. 다들 내공이 대단하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는데도 너무나 태연하게 땀을 뺀다. 사실 어깨가 아파서 왔던 나는 가마속 열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잊어 버리고 말았다. (좋은건가?!😆)
중온에서 한 10분정도 앉아있다가 가마 밖으로 나와 평상에 앉아서 땀을 식혔다. 옆에 정수기도 있으니 수분 보충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대략 3번 정도 가마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 몸이 나른해진다.
토담참숯가마에는 미온에서 고온 가마 뿐만 아니라 아주 특별한 가마 하나가 더 있다. 바로 꽃탕방이다. 꽃탕방은 숯을 꺼낸지 6시간 지난 방을 말한다. 고온가마보다 더 뜨겁기 때문에 맨발로 들얼 수는 없고 꽃탕방 옆에 비치된 나무 신발을 신고 들어가야 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꽃탕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고 있었다. 밖에서도 꽃탕방 열기가 느껴진다. 고온방이 버거웠던 나에게 꽃탕방은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다. 오가는 사람들 모습만 봐도 덥다.
그 옆에는 다음 꽃탕방이 될 준비를 하는 숯가마들이 2~3개 정도 더 있다. 가마 안쪽에 숯으로 변할 참나무들이 잔뜩 쌓여 있다. 나중에 입구를 막을때 쓸 황토도 함께.
한쪽에서는 아직 불이 활활 타고 있는 숯가마가 있다. 숯가마를 두고 나무 의자에 빙 둘러 앉아 열을 쬐는 사람들이 또 한가득이다. 땀 빼고 나와서 바로 불가마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땀빼기에 진심이다!
찜질만 하는게 아니다.
땀빼고 났으니 에너지 보충도 제대로 해야지. 가마 바로 밖으로는 바베큐장과 고구마, 감자 굽터가 있다. 오후 늦은시간이라 그런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지만 왠지 맛있어 보였다. 땀 종류에 상관 없이 땀 흘리고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 😋
바베큐장은 사용하려면 카운터에서 예약해야 한다. 석쇠와 숯 포함해서 1만원. 고기 포함 먹을 음식은 각자 챙겨와야 한다. 어쩐지 아이스박스채 짐을 챙겨온 사람들이 많다 했다! 참고로 이용시간은 한테이블 당 2시간.
바로 맞은편 고구마, 감자 굽터에는 아직 새빨간 불꽃이 살아 있는 숯이 있었다. 바베큐장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준비해 온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 먹으면 된다. 캠핑가면 꼭 고구마를 은박지에 싸서 숯불에 구워먹고는 했었다. 다음에 올 때는 몇개 챙겨와야 겠다.
만약 가져온 음식이 없다면 이곳에서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하거나 매점에서 간단한 과자와 음료수를 구매 할 수 있다. 찜질방과 찰떡궁합인 식혜는 3,500원. 1kg 8천원에 파는 참숯도 있다. 실내탈취제나 관상용으로도 좋다. 이쯤 되면 찜질방은 꼭 땀빼로만 오는 곳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맛 볼 수 있는 색다른 여가활동이라고 해도 손색 없다.
📍양주 토담참숯가마 주소: 경기 양주시 백석읍 권율로847번길 7-11 영업시간: 08:30 ~ 23:00(연중무휴) 평가: 다양한 온도로 참숯 찜질을 즐길 수 있다.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숯가마 안은 복잡하고 시끄럽다. 샤워시설도 낙후되어 조금 불편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