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한참 고파지는 오후 12시. 우리 회사 점심시간은 오후 1시다. 그래서 이 한시간 동안 일처리와 점심메뉴탐색으로 머릿속이 분주해진다. 그러다 가끔은 일처리에 모든 뇌 에너지를 쏟아버리고 말아 점심메뉴를 끝내 고르지 못한다. (사실 자주 그런다.) 일은 남아 있고 배는 고프고…이럴때 훌륭한 대안이 하나 있다. 바로 컵라면이다.

최애하는 컵라면이 몇개 있다. 육개장, 새우탕면, 도시락, 그리고 튀김우동. 편의점에 가니 때마침 매대에 튀김우동과 그 아류작쯤 되어 보이는 ‘열’튀김우동이 있었다. 심지어 1+1이다. 가끔 튀김우동에 고추가루를 뿌려 먹기도 하는데 얼큰한 튀김우동이라니! 구미가 땡겨 바로 집어 들었다.

열튀김우동 컵라면 패키지.
열튀김우동 컵라면 패키지. 끓는물 또는 전자레인지 조리 조합 가능

열튀김우동 컵라면 살펴보기


열튀김우동 컵라면 내용물
열튀김우동 컵라면 내용물

컵라면 뚜껑을 열때 왠지 모르게 설렌다. 가끔 독특한 조미스프나 참깨라면 속 계란블럭 같이 색다른 구색을 갖춘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열튀김우동은 순수하다. 분말스프와 건더기스프 딱 두가지만 정직하게 들어가 있다.

열튀김우동 컵라면 라면 면발
열튀김우동 컵라면 라면 면발

스프 밑에 있던 동그란 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봐오던 튀김우동면과 비슷해보이기도 하고 그보다 살짝 얇아보이기도 한다. 어차피 컵라면 면이 대체로 비슷비슷하니 넘어가기로 한다. 포트기에서 물이 바글바글 끓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스프를 뿌리고 물을 붓는다.

열튀김우동 컵라면 익기를 기다리는 중
열튀김우동 컵라면 익기를 기다리는 중

라면만 먹기 심심할 것 같아 편의점 냉장코너에 있던 삼각김밥도 집어 들었다. 라면 뚜껑 위에 올려놓고 둘 다 맛있게 데워지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열튀김우동 컵라면은 뜨거운 물을 붇고 전자레인지로 3분 돌려도 된다고 하는데 끓는물 4분을 택했다. 뚜껑사이로 새어 나오는 매콤한 국물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배고파…😳)


열튀김우동 컵라면 맛 평가


드디어 익은 열튀김우동 컵라면
드디어 익은 열튀김우동 컵라면

삼각김밥을 내려놓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어본다. 면이 탱글탱글 잘 익었다. 사실 건더기스프는 ‘후첨스프’다. 그런데 습관처럼 물 붇기 전에 넣어 버렸다. 맛에는 큰 차이가 없기를 바라며 나무 젓가락으로 면을 잘 풀어 헤쳤다. 그러면서 느낀거지만 농심 튀김우동에 비해서 건더기스프는 많이 부실하다. 큼직한 유부와 해조류가 들어있는 원조에 비하면 정-말 부실하다.

열튀김우동 컵라면 면발
열튀김우동 컵라면 면발을 집어올려본다.

자 그럼 라면의 생명줄인 면발을 흡입해보자. 포트기 물이 팔팔 끓어준 덕분인지 면이 탱글탱글 잘 익었다. 젓가락으로 한움큼 면을 집어들었다. 다행이 윤기가 살아있다. 딱 알맞게 익은 듯 하다. 그런데 면이 다소 얇다. 입안으로 옮겨본다. 식감도 원하던 그 식감이 아니다. 너무 ‘튀김우동’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버린게 아닌가 싶어 애써 침착하고 국물을 마셔본다.

아….

당했다.

‘매콤한 튀김우동’이라는 기대를 한껏 하게 만들었던 열튀김우동 패키지와 달리 맛은 전혀 딴세상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열라면, 튀김우동 모두 맛있는 컵라면들이다. 시너지가 났으면 낫지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법한 조합인데 오합지졸이 되어 버렸다. ‘뭐든지 오리지널 만한게 없다‘는 와이프 말이 다시금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2 Comments

  • 라이언
    라이언
    2024년 3월 25일 at 2:55 오후

    열튀김우동 ㅎㅎㅎ 내가 못 먹는 라면 중 대표적인게 열라면과 틈새라면.. 이거 두개는 아예 먹을 생각 조차 안 함. 그래도 이거 보니 갑자기 튀김우동 먹고 싶어진다. 비도 오고 그래서~ 우동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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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민
      2024년 4월 2일 at 12:10 오후

      라임 무엇ㅎㅎㅎ 열라면 맛있어요! 전 신라면보다 의외로 열라면이 더 좋더라구요~~ 근데 열튀김은 진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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