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를 여행하다보면 다양한 일본 브랜드가 눈에 들어온다. 도요타, 혼다, 스즈키 등이 도로에 한가득이다. 편의점도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이 즐비하다. 일본에서 비행기로 적어도 5시간 이상 걸리는 동남에서 일본의 향수를 이렇게 느끼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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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거리 모습. 매장 외벽에 일본브랜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가장 놀라운 경험을 했다. 대표적인 쇼핑몰 파빌리온으로 가는 길에는 이세탄백화점, 유니클로, 그리고 돈키호테(ドン・キホーテ)가 자리잡고 있다. 이 중 단연 압권은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일본을 대표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 상품은 일반 매대보다 높은 위치까지 진열해서 상품당 공간면적을 끌어 올렸고 DON DON DONKI로 시작하는 빠른 템포의 로고송을 들으며 정신 없는 동선을 따라 쇼핑을 하게 된다. 이런 독특한 매력에 일본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사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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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쿠알라룸푸르 매장입구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나는 돈키호테는 어떤 느낌일까. 이곳 매장의 정식명칭은 JONETZ by DON DON DONKI – Lot 10 (Kuala Lumpur)이다. 여기서 JONETZ는 정열의 일본어 발음. 돈키호테 PB브랜드 죠네츠카카쿠(情熱価格)에서 따왔다. 해외전개를 하면서 브랜드 이름으로 가지고 온 듯 하다. 일본에서 보이던 매장 입구앞 거대한 수족관은 보이지 않았지만 펭귄 마스코트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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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돈키호테 매장 1층 내부

이윽고 들어간 죠네츠 돈 돈 돈키 매장.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현장감을 잊어버렸다. 방금전까지는 30도를 넘는 푹푹 찌는 쿠알라룸푸르였다. 그런데 일순간, 비행기로 7시간이나 떨어진 도쿄 시내로 이동했다. 이런걸 두고 순간이동이라고 하는건가?

모든 물건은 일본에서 보던 그대로. 매장 구성이나 매대 상품들 모두 일본에서 10년간 봐오던 돈키호테 매장 그대로였다. 가히 복붙 수준. BGM이나 POP는 영어이긴 했지만 그마저도 돈키호테 DNA가 주입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1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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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돈키호테 매장 2층 내부

매장안에 진열된 상품들은 모두 일본의 날것 그대로. 중간 중간 말레이시아 현지 제품이 있을 법도 한데 (못찾은 것일 수도 있지만)온통 일본발(発)이다. 패키지도 대부분이 일본어 그대로다. 이곳 사람들은 굳이 일본을 갈필요가 있나 싶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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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돈키호테 매장 내부 이동 계단

매장은 총 3층 규모로 되어 있다. 1층과 2층은 식품 위주로 되어 있고 3층은 뷰티, 생활용품이 즐비하다. 층간 이동 계단까지도 일본 매장 느낌 그대로 가지고 왔다. 가히 일본스럽다고 할까. 디테일한 부분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았다. 일본에 있는 여느 매장보다 더 잘 만들어졌다.

계단을 타고 오르내리다보니 나도 모르게 일본에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일본에서처럼 장바구니를 들고 간장도 담고 과자도 담고 있다. 당연히 모두 일본 제품들. 히잡을 둘러쓴 점원을 보고 그제서야 이곳이 말레이시아임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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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돈키호테 매장 3층 내부

이정도면 해외 진출을 넘어 매장 자체를 그대로 이식한 수준이다. 그러면서 불현듯 유통의 기능,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만약 돈키호테라는 ‘유통 플랫폼’이 없었다면 이러한 일이 가능했을까. 개별 브랜드로 나오려면 그만큼 자본력이나 네트워크가 필요했을 것이고 다양한 현지 규제들도 있어 일일히 대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돈키호테’호’에 탑승하면서 그러한 것들이 비교적 쉽게 해결 되었음이 분명하다. 돈키호테 요구에만 맞게 준비하면 글로벌 급행열차에 올라탈 수 있다. 거기에 일본과 동일한 컨디션의 매장에 입점하게 되니 상품공급만 신경쓰면 된다. 물론 그에 대한 대가로 커미션이나 리베이트 등 다양한 비용과 노력들이 필요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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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일본산식재서포터점 인증서

거기에 정부까지 팔을 걷어 붙였다. 돈키호테 매장에는 우리나라 코트라와 유사기구인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서 발행한 일본산식재 서포터점 인증서가 붙어있다.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공기업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이들의 유통진출과 안정을 돕고(보호하고) 있다.

음료수 도매업을 하던 부모님을 보면서 유통은 단순히 가게에 물건을 납품하는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딱 그정로도만 생각했다. 그러다 직접 사업을 하게 되고 해외를 돌아다니다보니 유통의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돈키호테 매장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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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마트 동남아판인 그랩마트(Grab Mart) 배달 서비스와 연계도 되어 있다.

유통은 상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활동이다. 전국 또는 전세계로 뻗어 있는 매장(또는 영업소)는 혈관이다. 이 혈관을 따라 우리의 상품이 혈류에 포함 되어 소비자의 심장(마음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리고 계속해서 흘려보내며 병마(리스크)와 싸워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연합(유통망)군으로 싸우는 것이 승산 있다. 생존을 위해 진화해 나간다. 유통은 생명체 그 자체인 것이다.

돈키호테, 이름값하네!


📍돈키호테 쿠알라룸푸르점 (JONETZ by DON DON DONKI – Lot 10)
주소: G8-G11 GF, 1F & 2F, Lot 10, Shopping Centre, 50, Jln Sultan Ismail, Bukit Bintang, 55100 Kuala Lumpur, Wilayah Persekutuan Kuala Lumpur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시 ~ 다음날 새벽 2시
사이트: https://linktr.ee/dondondonki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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