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을 맞아 점심으로 해물백숙을 든든하게 먹고 후식으로 차 한잔 하러 카페에 가기로 했다. 기왕이면 생신이니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장소이면 좋겠다 생각했다.
변기 천국 인터바스 엑스포

그렇게 도착한 곳이 일명 변기카페라고 불리는 곳이다. 변기 카페라… 와이프가 열심히 찾아서 도착한 이 곳. 넓직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내려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커다른 창고 단지 같다.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라바크로 카페는 욕실브랜드 인터바스에서 만든 곳이다. 욕실 전시장, 체험공간이 마치 테마공원같다. 부모님 말로는 지난번에 집 변기를 교체하기 위해서 이곳에 오셨었다고 한다. 그때는 카페가 있는지 몰랐다고.

바스 엑스포(Bath expo) 행사도 개최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온 사방이 변기로 가득차 있는 이곳. 분명 번지수는 맞게 찾은 것 같은데 카페는 어디란 말인가.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오브제가 전시된 길목 끝에 카페로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있어서 영업중인지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발길을 돌릴까 구경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길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변기 관련 오브제가 전시 되어 있다. 변기 주조틀 같은 것도 보이고 일부러 잘라둔 것인지 모르겠으나 단면을 드러낸 변기도 있었다.

욕실 타일을 활용한 그림 그리기 행사도 있었나보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렸을법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하루 되세요!’라는 위트있는 문구를 보고 웃음이 나온다.

그 뿐이 아니다. 황금색 몸통을 가진 독특한 변기도 있었다. 설마 이것도 진짜 변기일까 싶기는 하다만 왠지 부자집에 가면 있을 것만 같다. 황금변기에서 볼 일 보면 어떤 기분일까.



길 목 중간에 개방되어 있는 창고도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보면 출하를 기다리는 변기들과 함께 현장에서 판매 중인 작은 소품들도 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변기들이다. 아마 태어나서 변기를 이렇게 많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이색카페 라바크로카페

변기숲을 지나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라바크로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다행히 영업중인 것 같다. 눈이 내린 궂은 날씨에도 매장안에는 제법 사람이 가득해 보였다.

이곳에서는 변기는 물론 독특한 세면대와 욕조도 있다. 화장실을 테마로 한 예술공원이라고 보는게 더 맞는 것 같다.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듯.


드디어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라바크로카페 안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별 같은 조명과 화려한 색상의 타일 테이블까지. 공간도 트여 있어서 가족이나 단체로 오기에도 좋아 보인다.

이제 메뉴를 주문해보자. 매장내 주문은 키오스크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카페 메뉴는 물론 수제 피자와 파스타 등을 팔고 있어서 식사도 가능하다. 주문 후 자동으로 진동벨이 나온다.

참고로 피자는 화덕피자다. 배만 안 불렀다면 화덕피자도 한 판 먹고 싶다. 맛있게 노릇노릇 익는 피자 냄새도 잠시 맡아본다.

라바크로카페는 밖에서부터 매장 안까지 구경거리가 참 많다. 카운터 옆 벽면에는 세상 첫 화장실 스피커 (World’s First Sound of WC Speakers)가 달려있다. 변기를 활용해서 스피커로 만들었나보다. 아쉽게도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 외에도 커피와 함께 먹기 좋은 쿠키에서부터 화려한 무늬의 접시와 그릇, 그리고 이곳 사장님이 낸 책도 판매하고 있었다. 제목도 양변기와 함께 춤추는 CEO. 이렇게나 변기에 진심일수가!

둘러보는 사이 주문한 드링크가 나왔다. 라떼와 유자차를 주문했다. 큰 잔에 한가득 음료가 담겨 나왔다. 이렇게만 보면 보통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곳을 이색적으로 만드는 매력이 또 하나 있다.
리바크로카페의 숨은 매력

드링크를 마시기전 손 씻으러 화장실로. 화장실 가는 길에 재미난 거울이 있어 사진을 한번 찍어 본다. (날씬해졌네, 나?!)

다른 여느곳에 있는 세면대와는 다른 엔티크한 디자인. 왠지 탐난다. 물론 이것도 포인트지만 진짜 매력은 바로 화장실 안에 있다.

짜잔(!) 화장실이 온통 금밭이다. 벽부터 좌변기, 소변기, 세면대까지 모든 것이 금색이다. 손만 대면 모든게 금으로 변하게 만드는 임금님이 다녀 간 것일까.

언제 이런 금 속에서 살아보겠어. 오랜만에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어 본다. 잠깐이었지만 금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자리에 돌아와 시켜둔 녹차라떼를 한 입 마셨다. 화려한 인테리어에 비한다면 다소 특징 없는 맛이긴 하지만 눈 요기 한 것만으로도 값어치는 한 것 같다.

드링크를 마시며 유리벽 넘어로 보이는 변기 동산을 바라다본다. 대한민국에 과연 이보다 이색적인 카페가 또 있을까.
📍interbath LAVACRO cafe 라바크로카페
・주소: 충북 음성군 대소면 대동로537번길 102 BATH EXPO 라바크로 카페(*주소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 ~ 오후 7시 (라스트 오더 오후 6시 30분)
・코멘트: 변기와 카페라는 조합이 생소하지만 볼거리가 많다. 분위기도 좋고, 먹을 것도 괜찮고, 사진 찍기에도 좋다. 음성 근처에서 이색적인 카페를 찾고 있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