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산지도 몇년이 지났고 현재의 도쿄 모습에는 꽤 익숙해졌다. 그러다가 문득 과거의 도쿄는 어땠을지 궁금해졌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아주 좋은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나서 보았다. 그곳은 바로 시바마타(柴又)이다.
시바마타는 도쿄도 카츠시카구(葛飾区)에 위치해 있는 지역 (시타마치:下町)이다. 시바마타역은 바로 그 관문이 된다.
📍시바마타역(柴又駅)
주소: 〒125-0052 東京都葛飾区柴又4丁目8
시바마타역 앞으로 나가면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이 있다. 바로 중절모를 쓴 남성의 동상이다.
이는 1968년부터 1995년까지 오랜시간 일본에서 사랑을 받아온 영화이자 드라마인 ‘남자는 괴로워(오토코와 츠라이요 男はつらいよ)‘의 주인공 쿠루마 토라지로이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지가 바로 이곳, 시바마타였고 덕분에 이 지역도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주연배우 사망 이후에 그를 기리기 위해 1999년에 이곳 역 앞에 그의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역 주변으로는 아기자기한 상점가들도 많이 있다. 상점가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타이샤쿠텐산도(帝釈天参道)라는 간판이 달린 거리가 등장한다.
참고로 산도(参道)는 신사로 가는 길을 뜻한다. 도쿄의 대표적 명소인 오모테산도(表参道)는 메이지신궁(明治神宮) 신사로 가는 앞 길을 의미한다.
📍타이샤쿠텐산도(帝釈天参道)
주소:〒125-0052 東京都葛飾区柴又7丁目6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영업하는 상점이 많다.
이곳 산도는 쇼와(昭和:일본의 연호로 1926년 12월25일 ~ 1989년 1월 7일까지) 시대의 레트로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상점가가 길 양옆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바마타 전통과자에서 부터 다양한 종류의 상점, 식당 들이 자리잡고 있다.
본격적인 지역탐방에 앞서서 소바집에 들러 메밀소바와 야끼토리(焼き鳥: 꼬치)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산도를 따라 걷다 보면 이윽고 타이샤쿠도가 등장한다. 이곳은 신사는 아니고 절이다. 일본에서 신사와 절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토리이(鳥居: 신사 앞에 세워진 빨간 기둥 문)가 있고 없고로 판단할 수 있다. 대부분의 절에는 당연히 토리이가 없다.
📍타이샤쿠도(帝釈堂)
주소: 〒125-0052 東京都葛飾区柴又7丁目10−3
폐당시간: 평일 오후 5시, 주말 오후 6시
대신 이와 같은 불상의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타이샤쿠도는 조각이 유명한 절이라고도 한다. 미처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절 내부에 금을 품은 쌍둥이 뱀 오브제를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사실 이번 탐방의 목적지인 토라상 기념관이다. 토라상은 남자는 괴로워 주인공인 쿠루마 토라지로의 애칭이다.
이곳 창구에서 입장권을 구매한 후 기념관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토라상 기념관(寅さんの記念館)
주소: 〒125-0052 東京都葛飾区柴又6丁目22−19
영업시간: 오전9시 ~ 오후5시
홈페이지(한국어): https://www.katsushika-kanko.com/tora/?hl=ko
가격은 한사람당 500엔. 토라상 기념관 외에도 각본을 담당했던 야마다 요지(山田洋次) 뮤지엄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관(館)’자를 거꾸로 들고 벽에 붙이려고 하는 듯한 오브제의 위트 있는 모습이 인상 깊다.
드디어 마주한 기념관 내부. 남자는 괴로워를 촬영했던 1960년대 후반 이후의 시바마타 지역의 모습이 미니어처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shibamata
뮤지엄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소소한 볼거리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 옛날식 기차 같아 보이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기차 1량. 안에 들어갈 수도 있다.
남자는 괴로워 기념관을 다 둘러보는데 그다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실 이 드라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간만 보는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쉽다고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역 근처에 큰 공원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곳은 시바마타 공원. 큰 강을 끼고 있고 넓은 잔디 광장과 일본식 정원이 있다. 날이 좋다면 이곳에서 도시락도 먹고 잠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시바마타 공원(柴又公園)
주소: 〒125-0052 東京都葛飾区柴又6丁目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