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일본 열도는 마츠리로 뜨거워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츠리(祭り)는 복을 기원하는 전통적인 행사라고 보는게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각 지역마다 크고 작은 마츠리가 열리고 저마다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여름 일본 관광의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7월말 뜨거운 여름. 이날 마츠리를 구경하러 가기 위해 역으로 가는데 때마침 우리 동네에서도 마츠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이미 소식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나 나처럼 길을 지나가다 길을 우연히 행사를 발견한 사람들로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날 마츠리는 지역상인회에서 운영하는 본오도리였다. 본오도리(盆踊り)는 광장 중앙 무대 위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행사이다. 끼 있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이미 무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행사장에는 다양한 노점들이 나와 있었다. 소고기 스테이크에서부터 쟈가버터, 타꼬야끼 등등. 춤을 추며 놀기도 하고 먹거리를 사서 먹으면서 공연을 관림하는것이야 말로 역시 마츠리의 맛이다.
동네 마츠리를 둘러보고 목적지인 카구라자카로 향했다. 이곳에 도착하니 이미 마츠리 열기로 한참 뜨거워져 있었다.
참고로 카구라자카(神楽坂)의 자카는 언덕을 뜻하는데 이름 그대로 언덕길이 있다. 이곳은 에도시대 후기때부터 유흥가로 발전한 곳으로 현재에는 모던한 느낌의 고급 요정(料亭)이나 카페 등도 많이 있는 곳이다.
마츠리에서는 주로 전통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앞으로 전진하는 행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마츠리는 여러 그룹의 행렬이 이어지는데 저마다 복장이나 음악, 춤도 다르다. 간혹 외국인이 마츠리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남성만,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물론 어린아이들도 참가한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참석시키는 경우도 있다. 꼬막손으로 동작도 외우고 그동안 준비해왔을 생각하니 왠지 너무 대견스럽다. ☺️
마츠리 행렬은 종착점이 있다. 이렇게 종착점에는 먼저 들어온 선발대가 다음 행렬이 오는 것을 악기나 춤, 또는 응원구(?)로 응원해주기도 한다.
가끔 특색있는 분장을 한 멤버가 있는 경우도 있고 중간 중간 위트 있는 만담개그를 해서 주변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경우도 있다. (근데 나는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는다.. 😅)
마츠리는 일본에 있는 사람들에게 흥겨운 잔치이지만 이러한 일본문화에 심취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역시 7월은 마츠리의 계절인가 보다. 다음날 바로 집 근처에 있는 타나시(田無)라는 곳에서도 마츠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마츠리는 거의 난타수준이었다. 큼직한 북을 두드리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북을 치며 외치는 기합소리가 박력있다!
그런데 마츠리 복장이나 음악이 조금 독특하다 싶었는데 오키나와(沖縄) 마츠리 팀이라고 한다. 도쿄에서 오키나와 마츠리도 볼 수 있으니 1석2조.
사자탈이 등장하기도 하고 꼬깔 모양의 모자를 쓴 여성들이 까치발을 들고 춤을 추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마츠리 행렬과 행인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마츠리야 말로 진정으로 일본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