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하면 떠오르는 도시에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이 있을 것이다. 그 중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는 신주쿠, 시부야, 에비스 등 화려한 번화가가 많이 있다.

도쿄는 서울특별시 같은 시(市)가 아닌 여러 도시가 모여 있는 도(都)이다. 신주쿠, 시부야 등 주요 중심지는 23구(区)라고 하는 특별행정구역에 속한다. 그 외에는 26개의 시(市) 5쵸(町), 8무라(村)로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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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신주쿠 역 앞의 모습


지난 10년간 있으면서 도쿄도의 절반도 못둘러봤을지도 모른다. 1,400만명정도(일본인구의 11%)가 도쿄도에 살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큰 지역인가.

그래서 아마 도쿄라고 하면 이런 화려함과 사람이 가득한 거대한 도시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정말 일부이고 도시라고 하기에 어색할정도로 조용하고 단조로운 곳(지역)이 더 많다.

내가 거주했던 니시도쿄시(西東京市)만 해도 사실상 베드타운에 가깝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신주쿠에서 기차로 20~30분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인데 5층 이상의 고층빌딩(?)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 지진 등 자연재해와 규제의 영향도 있겠지만 수도라기 보다는 지방의 한적한 동네 같은 느낌이다.

조금만 주택가로 들어가면 왕래하는 차량이나 사람의 흔적도 (지역에 따라) 찾아보기 힘들다. 아침, 저녁에야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보이지만 그 외에는 정말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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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거주했던 집 인근 풍경. 좌측은 주택가, 우측은 초등학교가 있다.


”이 동네에 사는건 나 혼자 밖에 없는 건가?“

낮에 길거리를 걷다보면 종종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마치 트루먼쇼의 세트장에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시끌벅적한 신주쿠나 시부야와는 정말 180도 이상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이런 모습은 비단 이 지역뿐 아니라 특별구인 23구안에서도 이런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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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3구인 아라카와구 닛포리 주택가 모습.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삶에 지쳐 지방으로 가는 경우들이 있다고 하지만 도쿄에서는 굳이 도쿄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도쿄 안에서도 지방보다 더 지방 같은 지역을 쉽사리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려함과 고요함이 공존하는 도쿄, 이것이야 말로 진짜 도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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