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사업자를 운영하고 있어서 매 분기가 마무리될 때마다 부가세 신고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1년에 4번, 3개월 분의 매출을 정리해서 세무사 사무소에 보내고 있다.

아직 직장인이던 시절. 매일 아침 출근과 함께 하는 일은 전날 매출체크였다. 팀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몰들을 돌아다니며 전날 매출액과 판매수량을 체크해 보고서에 옮겨 적었다. 매출이 좋을 때는 안도의 한숨이, 매출이 적을 때는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사업을 하는 지금도 이 루틴은 변함이 없다.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매출의 규모이고 이를 대하는 입장의 차이다. 구매대행이다 보니 주문이 들어와도 판매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전날 주문이 10건 들어왔는데 취소가 12건인 날도 있다. 며칠을 찾다가 도저히 재고가 없어서 포기하는 경우가 그렇다.

회사에 다닐 때 매출이 적게 나온다면 팀과 개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다. 욕 한번 먹고 ‘다음부터 잘해!’라는 훈계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내 사업에서 매출은 당장의 생명줄이다. 매출이 없으면 당연히 이익이 없다. 이익이 없으면 사업 유지도 생활도 안된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매출관리시트’를 작성해 관리하고 있다. 달력 형태로 만들어 각 온라인 스토어별 매출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시트 최상단에는 전체 합계치가 나오도록 해두어 이달 총매출과 판매개수, 그리고 예상 마진을 확인하고 있다. 시트 우측에는 선차트를 만들어 매출목표와 실제 매출액 사이의 차이를 시각화해두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매출 목표치를 엎치락 뒤치락하며 꽤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어 냈었다. 마진도 1차 목표로 잡았던 수치에 근접했기에 안도의 한숨과 함께 목표액 상향 수정에 대해 기분 좋은 고민을 시작했다.

하지만 9월 이후 상황이 반전되어 매출과의 괴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목표치인 파란선에 매출액인 빨간선 위로 올라타지 못하고 점점 밑으로 벌어진다. 이 각이 넓어질수록 한숨도 깊어진다. 

가장 기대했던 연말 시즌 12월. 일본에 있을 때도 선물과 신년 기대감으로 쇼핑수요가 급증하던 시기다. 2023년 12월도 당해 최대 매출이 나왔기에 올해도 반등을 기대했다. 의미 있는 출발을 보이고 있던 12월 3일, 예상치 않았던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비.상.계.엄.

‘천재, 지병, 불가항력’을 외치던 GD의 파워 가사가 딱 들어맞는 순간이다. 그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악성인 것만은 분명했다. 연일 환율이 상승을 하면서 해외결제비용 상승으로 마진도 2~3% 하락했다. (다시 생각하니 배가 아파온다…😰)

사업에는 언제나 변수가 생긴다. 변수와 싸우고 헤쳐나가는 것이 사업가의 숙명이다. 바라건대 변수 앞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사업을 계속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 매출이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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