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공부 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일본에 온 지 어느덧 8년차.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데 큰 어려움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물론 대학교때 전공으로 들었던 일본어 수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독학으로 공부하는 사람들보다는 다소 유리한 점은 있었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사실 나도 현재는 특별히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대화를 하다보면 금새 단어가 부족하거나 표현상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고 일본인 고객들을 상대함에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바로 자신감 때문이다. 효과적인 일본어 공부, 특히 나 홀로 독학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자신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신감을 기를 수 있을까?

#일본어 공부 목적 정하기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어 공부의 목적을 정하는 것이다. 말을 잘하고 싶은 것인지, 글을 잘 읽고 싶은 것인지, 또는 잘 쓰고 싶은 것인지… 등등 목적에 따라 공부 방법(목표)도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나의 경우는 사회생활 가능한 수준의 일본어 커뮤니케이션 능력 기르기였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은 바로 드라마 대사 외우기. 비즈니스 일본어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를 골랐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것은 바로 ‘한자와나오키(半沢直樹)’였다. 경제소설의 대가 이케이도 준(池井戸潤)의 원작 소설 우리들 버블 입행조(オレたちバブル入行組), 우리들 꽃의 버블조(オレたち花のバブル組)을 바탕으로 2013년에 방영이 되었다. (현재 시즌2가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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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나오키 시즌 1 포스터. 사카이 마사토, 카가와 테루유키, 우에토 아야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사진출처: TBS 드라마 공식사이트)

인터넷으로 대본이나 자막 등을 구했고 방송 다시보기를 통해서 한 회당 평균 100회 이상은 되돌려봤다. 처음에는 당연히 무슨 말인지 잘 안들렸다. 그게 답답하니까 대본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며 내용을 파악하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이해해 나갔다. 그러고는 영상 듣기(보기가 아니라 듣기!!)를 무한 반복했다.

반복회수가 30회, 40회 거듭할수록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다. 어느 사이엔가 나도 모르게 배우의 대사를 그림자처럼 따라하게 되었다. (이것을 쉐도잉이라고 한다.) 이후에는 A배우의 대사 뒤로 이어질 말을 내가 내뱉게 되었다. 이런식으로 10부작 드라마를 완결하자 일본어에 자신감이 생겨났다! 자연스럽게 발음이나 발성도 많이 개선되었다.

일본에 처음 왔을때만해도 일본어로 말하는 것에 굉장한 부담감을 느꼈고 어버버하기 일수였는데 점점 그럼 벽이 허물어져버렸고 한국어로 말하는 것처럼 편하게 대화가 가능한 순간이 다가 왔다. (+그리고 배운 일본어를 바로 쓸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은 복습에 의미에서도 큰 효과가 있었다. 이런점에서는 해외어학연수 등은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일본어 공부 기본기는 중요하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나에게는 경제 드라마 일본어 공부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느정도 기본기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했다는 점이다. 이제 갓 일본어를 시작했는데 이러한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면 당연히 진척이 더딜 것이다. (영어공부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학습법을 선택하기 전에 JPT890점 및 JLPT1급을 취득한 상태였다. 따라서 기본적인 문법, 단어, 독해, 듣기가 가능한 수준에서 진행하였다.

japanese jpt
대학졸업전에 취득한 JPT 성적. 990점 만점 중에 890점(약90점 짜리 성적표). 매일 과 선후배들이랑 JPT모의고사를 보던 기억이 난다. ㅎㅎㅎ

사실 독학하는 입장에서는 기본이라는 것이 너무 상대적인 것이어서 어느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공부해야할지 막막할지 모른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JPT 또는 JLPT 시험을 볼 것을 추천한다. 그럼 그 레벨에 맞는 문법, 어휘, 독해 등을 학습할 수 있다.

사실 JLPT2급 간신히 합격한 정도로 일본와서 잘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JLPT2에 나온 내용들만 철저히 내것으로 만들어도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JLPT2급에 모르는 내용들이 더러 있다.)

대신 한가지 한가지에 너무 편협적으로 빠져서는 안된다. 너무 문법 또는 어휘에만 빠져들면 그 이상의 단계로 나가지 못하거나 일본어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법 전문서나 보카 000(단어수)를 보는 것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만약 일본어 번역이 공부 목적인 경우라면 당연히 필요한 공부가 될 수 있다.)

일본어 공부 혼자하기 어렵지 않다. 어차피 잘하고 못하고는 상대적인 것이다. 목적을 잡고 흔들리지 않고 집념을 가지고 하는 것. 그것이 일본어 혼자 공부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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