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커플의 오키나와 여행기. 3박 4일 일정 자유여행

오키나와 여행은 운전이 필수입니다!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온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렇다. 이 포스팅에 올리는 사진들은 거의 1년이 지난 사진들이다. 그럼에도 사진을 다시 보니 당시 오키나와에서의 추억들이 어제일처럼 새록 새록 떠으르고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

오키나와행 비행기 티켓을 들고. 두근두근

오키나와는 도쿄에서 비행기로 3시간이 걸린다. 서울 인천을 가는 것보다 더 멀다. 그렇다보니 국내선이지만 국제선 같은 기분이다.

오키나와 공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멘소레(めんそーれ)’ 라는 환영합니다라는 뜻의 오키나와 방언 팻말이 보인다.

#오키나와 첫째날: 호텔 → 아게사와 → 국제거리 야타이무라

공항은 우리날 김해공항(?)정도로 아담한 느낌인데 도쿄나 오사카 일대의 공항과는 다른 느낌이다. 뭔가 동남아시아 휴양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호텔 안테룸 나하(anteroom naha ホテル アンテルーム 那覇)의 전경 (사진 출처: 라쿠텐 트레블)

우리 예비 부부가 머문 곳은 호텔 안테룸 나하라는 곳이다. 2020년에 개관하여 시설이 깨끗하고 나하공항에서 모노레일이나 버스를 타고 도보 포함해서 3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접근성도 좋았다.

위치: 3-27-11 Maejima, Naha, Okinawa JAPAN 900-0016

객실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비교적 저렴한 룸을 선택했는데 일본의 보통 비즈니스 호텔보다는 조금 더 쾌적한 느낌이다. 오션뷰(!)가 있는 방이라서 큰 기대를 했는데…탁 트인 바다는 아니고 지역 항구시설이 보이는 정도 였다. 그래도 건물로 막힌 것 보다야 낫지.

호텔 룸 내부와 오션뷰. 어차피 밖에 많이 돌아다닐거라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 ㅎㅎ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우리도 본격적으로 오키나와를 탐방하기 전에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도 코로나 여파로 운영을 하지 않거나 인원 제한인 가게들이 많이 있어서 쉽사리 들어갈 만한 가게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발견한 곳이 있었으니!

유독 눈의 띄었던 입간판. ‘사와. 한손으로 오키나와를 들어라!’ (무슨말이지 ㅎㅎ)

각종 사와(サワー)를 전문으로 하는 아게사와였다. 정식명칭은 아게모노(튀김)과 사와 가게. 아게사와 (揚げもんとサワーの店 アゲサワ)

위치: 〒900-0015 沖縄県那覇市久茂地3丁目3−3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매주 일요일이 정기 휴무다)

좌측 레몬사와. 우측 두유사와

사와 전문점이니 사와를 먹어야겠지! 우선 당연히 첫잔으로 레몬사와를 주문했다. 상큼한 레몬 싱그러운 그 맛~♫ 간판만큼이나 재미난 컵 프린팅을 보며 눈요기도 하고 홀짝 홀짝 마셔 버렸다. 두번째 잔은 두유사와. 사실 이건 모험이었는데 구수한데 쓴 술? 그런 느낌 ㅎㅎㅎ

안주로 주문한 카라아게 (唐揚げ)

안주는 당연히 아게모노(튀김요리) 전문점이기 때문에 대표격인 카라아게(닭튀김)을 시켰다. 사각사각하고 적당히 기름지니 사와랑도 잘 어울린다. 아게사와의 토리카라(アゲサワの鶏から)였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

야타이무라(国際通り屋台村) 모습

그렇게 정신 없이 먹고 소화 시킬겸 산책을 하며 지나친 국제거리(코쿠사이 도오리)안에 재미난 곳을 발견했다. 우리말로 따지면 포장마차인 야타이 가게들이 모여있는 야타이 무라가 있었다. 당일 비가 많이 와서 손님들이 없어서 금새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위치 : 〒900-0013 沖縄県那覇市牧志3丁目11−17 屋台村

오키나와 명물 중 하나인 바다포도 (우미 부도우 海ぶどう)

여기서 맥주와 오키나와 명물인 바다포도를 안주로 분위기를 즐겼다. 저 풀 같이 생긴걸 간장에 살짝 찍어서 먹는 건데 씹으면 입에서 알맹이가 톡톡 터진다. 짭쪼름하고 신선한 맛이 나는게 맥주랑 잘 어울린다고 할까?

오키나와의 또 다른 명물 소키소바 (ソーキそば)

그리고 오키나와에는 소바도 유명한데 그중 하나가 소키소바. 소고기 들어간 개운한 국물과 식감이 좋은 면발이 일품이다. 추위로 언 몸도 녹여주고 적당히 해장도 된다. 오키나와 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나는 단연 소키소바!

#오키나와 둘째날: 미바루비치 → 바닷가 찻집

여행 내내 비가 많이 왔다. 그렇지 않아도 뚜벅이었던 우리에게는 버스야 말로 최고의 교통이동수단이었다. 다만 도쿄 도심만큼 편수가 많지 않았던 것이 복병이라면 복병.

오키나와의 시내버스 내부

노후화 된 버스가 운행중인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도심보다는 유동 인구도 적고 해서 버스를 새로 바꾸고 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가겠지. 오히려 다른 나라에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수줍게 브이를 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못생기게 나온 관계로…

둘째날 방문한 곳은 나하에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바루 비치(新原ビーチ). 이곳에서 나하 반대편 바다도 보고 전망 좋은 카페를 가기 위해 들렀다.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는데 역시나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여유롭게 있기 좋았던 듯.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느라 힘들기도 했고 때 마침 바다 옆에 식당 카리카 (食堂かりか)라는 가게 있어서 그곳에서 생맥주를 주문했다. 파도소리 들으며 뻥 뚫린 바다를 보니 맥주 목넘김이 평소의 몇배 이상은 좋았다.

찻집 안에서. 상당히 집중해서 뭔가를 쓰고 있다. 그나저나 오키나와 여행 때 사진은 다(!) 못생기게 나왔다…

그렇게 맥주를 마시고 향한 곳이 바로 바다가 보이는 찻집. 우미베노 차야(浜辺の茶屋)이다. 저렇게 창가석에 앉으면 카페 앞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등 차를 마실 수 있다.

위치: 〒901-0604 沖縄県南城市玉城2−1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찻집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 썰물때라서 물이 많이 빠졌다. 그래도 풍경이 예술이다.
엔틱한 잔에 차가 나와 더 느낌있다. 저건 아마 핫초코였던 것 같다.

성수기때는 당연히 창가자리를 잡기가 어렵다. 아마 대략 10팀 내외 정도가 앉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역시 이날은 사람이 없어서 단번에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것만큼은 이번 여행에 감사했다. )

파나로마로 찍은 카페 앞 바다 풍경

#오키나와 셋째날: 아야라멘 → (아메리칸빌리지) → 우미카지 테라스

호텔 조식 메뉴. 코로나 영향으로 도시락으로 포장 해 준다.

여행은 정말 체력전인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조식 메뉴를 신청했다. 고기가 올라간 덮밥에 야채 샐러드. 처음은 먹을만 했는데 조식 메뉴가 날마다 똑같았다. 그래서 돌아갈때즈음엔 맛이 아니라 살기 위해 먹었다는 느낌일까 ^^;;

안테룸 나하 호텔 옥상에서 보이는 주변 지역 풍경

밥을 먹고는 언제나처럼 산책겸 옥상에 올라 갔다. 호텔 바로 옆은 주택가인데 같은 일본인데도 불구하고 집들의 모습이 도쿄보다는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의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그래서 더욱 이국적인 느낌 물신.

돈코츠 라멘집 아야 (風雲). 왠지 분위기가 고풍스럽고 맛집일 것 같은 인상이 든다. ㅎㅎㅎ

다행이도 날도 맑겠다. 시간적 여유도 있어서 산책할 겸 호텔에서 부터 국제거리를 지나치며 주욱 걸었다. 그러다가 슬슬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왠지 걸쭉한 돈코츠 라멘이 먹고 싶어서 급 검색하여 발견한 라멘 가게가 바로 이곳, 아야이다.

위치: 〒901-2125 沖縄県浦添市仲西3丁目11−7
영업시간: (오전)11시30분부터~15시까지, (오후)18시부터. 매주 일요일 정기휴무

아야의 대표메뉴 돈코츠 라멘.

후쿠오카풍의 돈코츠라멘이다. 가느다란 면발과 뽀얀 돼지 국물. 그리고 매콤한 갓김치(다카나). 여기에 밥까지 말아 먹으면 금상첨화다! 아무래도 면이 얇고 금방 소화되다 보니까 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카에다마 (替え玉: 면사리)를 추가하는데 우리는 밥파다 ㅎㅎㅎ

파도 적당히 올리고 다카나를 얹어 먹으면 돈코츠 라멘 특유의 느끼함도 잡아준다. 기호에 따라 파도 적당히 투척!

아메리칸 빌리지 주변에 있는 해변에서 파나로마 들이대기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버스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메리칸 빌리지(アメリカンビレッジ)로 향했다. 거리고 거리고 버스도 많지 않아 (+비) 고생하면서 갔는데 생각보다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미국식 잡화?들을 파는 상점가가 있는 것 말고는 특별히 흥미로운 것이 없어서… 바다 사진만 몇장 남기고 손절을 하고야 말았다.

우미카지 테라스에서 바라본 전경. 저기 보이는 다리 같은 것이 비행기 활주로

이윽고 우리 커플의 오키나와 여행 마지막 목적지인 우미카지 테라스에 도착했다. 우미카지 테라스는 나하국제공항의 활주로가 보이는 곳이다. 주변에는 테라스를 갖춘 크고 작은 음식점들과 상점, 호텔이 나란히 늘어서 있고 분위기도 좋아 가족이나 커플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이다.

위치: 〒901-0233 沖縄県豊見城市瀬長174−6

이곳은 버스도 일찍 끊기고 차가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었고 우리는 고심 끝에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아마 나하 중심부까지 와서 택시로 이동 했던 것 같은데 편도로 1~2천엔 가량 들기는 했지만 정말 돈이 아깝지 않았다. 그정도로 말도 못하게 여운이 남을 풍경이 가득했다고 할까.

테라스 난간 사이로 착륙하는 비행기가 보인다.

해가 질 무렵에 도착했는데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지는 노을과 착륙하는 비행기, 그리고 확 트인 바다를 보니 여행 동안 쌓였던 피로도 풀리고 정말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지금 이렇게 사진으로만 봐도 당시의 감정이 느껴질 정도이다.

이렇게 3일간 꽉꽉 채운 스케줄을 마무리하고 다음날 다시 도쿄로 돌아 왔다. 날씨도 안좋았고 뚜벅이, 거기에 코로나로 제대로 오키나와를 즐기는 것은 무리 였지만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이 여행 이후로 무려 운전을 시작했다는 사실! 다음번에는 차로 오키나와 방방 곳곳을 누비리라.

한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목표로 일본에 온지 어느덧 9년차.
한국 중소기업들의 일본 진출 서포트를 담당하다가 온라인 마케팅에 빠져
현재는 도쿄의 한 회사에서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담당 하고 있다.
독립하여 브랜드를 개발하고 온라인을 통해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유통하는 것과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 및 책을 집필 하는 것이 꿈이다.
문의 메일 : touch@hmstory.net | 인스타그램 : touch.hm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