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은 2018년 1월 이후 4년만에 도쿄23구에 대설경보를 발표했습니다. 도쿄도심부의 적설량은 4년만에 10cm에 달했고, 비행기나 철도 운행에 영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6일 목요일 도쿄에 새해 첫 눈이 내렸다. 기상예보에서도 눈이나 비가 온다고 했던 터였다. 날이 그렇게 춥지 않기도 해서 눈 보다는 비가 내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점심이 될 무렵부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도쿄의 눈발이 조금씩 세지기 시작하더니 금새 쌓이기 시작했다. 4년만이라고 하듯 그동안 쌓일 정도의 눈을 이곳에서 보질 못했었다. 그래서 내려도 금새 녹아버리겠지…정도로 생각했는데 금새 세상이 새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이날은 재택근무가 있어서 퇴근하고 나서야 비로서 눈이 내린 세상과 마주할 수 있었다. 오후 늦게 들어 눈은 그쳤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온통 눈으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뽀드득 하는 소리도 왠지 모르게 경쾌했다.
회사에 따라서는 폭설로 인한 교통시설 운행문제에 대비해서 조기 퇴근(재택근무 전환)을 하는 곳들이 생겨났고 우리 회사도 그러한 대응을 했다. 도쿄는 눈이 자주 내리는 곳이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눈이 내리면 교통이 금새 마비가 된다.
그나저나 날이 추워서 길거리가 얼어 붙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어릴때는 눈이 그저 낭만 가득찬 풍경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내릴때만 잠깐 이쁜(!) 대상으로 바뀌어 버렸다. ㅎㅎㅎ 다행이도 주택가나 도로들은 어느정도 제설 작업이 끝나 있었다. 다만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은 조금씩 얼어 붙기 시작했다.
한 주택 앞에 놓인 카도마츠(門松) 에도 눈을 덮어 쓰니 왠지 일본스럽고 이뻐 보였다. 참고로 카도마츠는 일본의 새해 장식 중 하나인데, 가족의 건강이나 가게의 번창을 가져다주는 새해의 신 ‘토시가미 (年神)’가 카도마츠를 보고 집을 방문한다고 전해져서 집 앞에 놓아 둔다.
참고로 우리 동네 (니시도쿄시)에서는 14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후지산도 보인다. (위 사진은 1월 1일 후지산이 있는 야마나시현에 찍은 사진이다.) 화산 분화구 근처로 아마 더 많은 눈이 쌓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눈을 다시 도쿄에서 보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하얀 눈의 기운을 받아 올 한해가 평탄하게 잘 풀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