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원표(道路元標, Kilometer Zero): 도로의 기점(起点), 종점(終点) 또는 경과지를 표시한 것.
도로에서 서울까지 00km, 부산까지 00km 등 해당 지역까지 거리가 어느정도 남았는지 표시하는 도로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그 기준점으로 삼는 곳이 도로원표가 있는 지점이다. 서울의 경우 광화문 광장 중심에 도로원표가 있다고 하는데 일본 도쿄의 경우 니혼바시(日本橋)에 가면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도로원표 모습이다. 일본 다이쇼시대(たいしょう. 1912년 7월 30일 ~ 1926년 12월 25일)에 구(旧)도로법에 의해 일본 전 국도의 기점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총 7개 도로의 기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거리는 다음과 같다.
- 국도 1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오사카부 오사카시 ) 806.6km
- 국도 4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시) 887.1km
- 국도 6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미야기현 센다이시) 442.7km
- 국도 14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치바현 치바시) 65.0km
- 국도 15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29.6km
- 국도 17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니가타현 니가타시) 461.9km
- 국도 20호 (도쿄 츄오구 니혼바시 ~ 나가노현 시오지리시) 233.2km
내가 이 중 달려본 도로는 국도 14호, 15호 정도 인 것 같다. 일본 도로의 시작이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도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관광 코스 중 하나로 방문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에도시대부터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니혼바시는 이러한 전통과 명맥을 이어 현재에도 다양한 상업시설과 비즈니스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신주쿠나 시부야와는 다르게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든다.
이곳은 일본 백화점 중에서 최초로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타카시마야(高島屋) 백화점. 개관일은 무려 1933년이라고 한다.
주소 : 〒103-8265 東京都中央区日本橋2丁目4−1
그로부터 600m 떨어진 곳에는 타카시마야 백화점보다 약 30년 먼저 개관 (1904년) 한 일본 최고(最古)의 백화점 미츠코시(三越)백화점이 자리 잡고 있다.
주소: 〒103-8001 東京都中央区日本橋室町1丁目4−1
니혼바시를 산책하다보면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유럽 르네상스 양식과 바로크 양식을 모방해 서로 뒤섞은 건축 양식이라고 일컬어 지는 근세부흥식(近世復興式)으로 지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 온다.
자세히 보니 은행 건물들이었다. 니혼바시는 상업시설 외에도 금융기관들이 많이 밀집해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부터 미즈호,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등 일본메가뱅크 지점이 자리 잡고 있다. (구로다 총재님… 엔화 좀 어떻게 해주세요!!!!) 우리나라 여의도가 금융의 메카인 것 처럼 이곳은 일본의 금융 메카 역할을 한다. 도쿄증권거래소 등도 니혼바시에 있다.
참고로 일본은행은 견학이 가능한데, 코로나 영향으로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1일 2회 (오전11시~오후12시, 오후3시 15~4시15분), 그리고 1회당 정원 10명까지 제한 되어 있다.
주소: 〒103-8660 東京都中央区日本橋本石町2丁目1−1
다시 니혼바시의 도로원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 왔다. 보고 즐길 거리가 많은 관광지와는 다르지만 일본 근현대사를 동시에 느껴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 된다!
니혼바시 다리 바로 앞에는 ‘니혼바시관광안내소’와 코사츠(高札: 옛날에 명령 등의 방문을 네거리에 써 붙인 게시판) 모양을 본 뜬 조형물이 보인다. 여기에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니혼바시’에 대한 설명이 담겨져 있다.
다시 다리로 돌아와 보면 왠 용(龍) 동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 온다. 이것은 히가시노 게이코(東野 圭吾)의 소설 ‘기린의 날개 (麒麟の翼)’가 영화화 될 때 등장한 기린 동상이라고 한다. 니혼바시가 아무래도 일본의 도로 시작점이 때문에 ‘여기서부터 날개를 펼치다(ここから羽ばたく)’라는 의미를 담아 세웠다고 한다. 에도시대(1603년 ~ 1868년)에
이런 배경을 모르고 보더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다리이다. 도쿄에서 건너 본 수 많은 다리 중 가장 일본스러운 느낌이 나는 다리인 것 같다.
한편, 니혼바시는 일본의 길 100선에 선정 된 곳이기도 하다. 니혼바시 츄오도오리(中央どおり)는 메이지 근대화의 심볼이자 긴자(銀座)의 길이라는 이유로 쇼와61년(1986년) 8월 10일에 29번째로 그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츄오도오리는 도쿄의 주요 상업시설, 번화가인 긴자, 우에노(上野), 아키하바라(秋葉原), 칸다(神田), 쿄바시(京橋)를 잇는 메인 스트릿 기능을 하는 곳이다.
일반적인 관광지가 아닌 일본 도쿄의 숨은 매력 포인트를 찾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니혼바시를 선택 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