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여러 종류의 라멘이 있다. 국물을 기준으로 보자면 돼지육수를 베이스로 한 돈코츠 라멘(豚骨ラーメン)에서 부터 된장을 푼 미소 라멘(味噌ラーメン), 간장으로 풍미를 낸 쇼유라멘(醤油ラーメン) 등이 대표적이다.

종류도 다양하고 가게마다 맛이 다르다보니 몇 숫가락 뜨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중 한국 사람들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라멘이 있다. 바로 이치란 라멘이다!



이치란라멘 방문기 / 주문하기

이치란 라멘 신주쿠 중앙 히가시구치점 점포로 내려가는 계단에 붙어 있는 간판
이치란 라멘 신주쿠 중앙 히가시구치점 점포로 내려가는 계단에 붙어 있는 간판

신주쿠에는 신주쿠 중앙 히가시구치점, 니시신주쿠점, 신주쿠 가부키쵸점 등 3곳의 점포가 있다. 아마 도쿄여행을 하면서 필수코스로 넣는 경우들도 많을 것 같다. 코로나 전에는 1시간 이상 웨이팅이 기본일 정도로 특히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았었다.

이치란 라멘 점포 내부 모습
이치란 라멘 점포 내부 모습

먼저 웨이팅이 끝나고 점포로 들어가게 되면 식권 발급기가 있다. 돈을 넣고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여 식권을 뽑은 후 점원의 안내에 따라 테이블이 있는 자리로 들어가게 된다.

이치란 라멘은 다른 가게들과는 달리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마치 라멘 먹는 독서실 같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칸막이로 구분 되어 있기 때문에 옆사람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게 특징이다. 참고로 칸막이는 접을 수도 있어서 필요한 경우 접어서 옆 사람(물론 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치란 라멘 주문 용지
이치란 라멘 주문 용지

또 한가지 이치란 라멘에는 독특한 것이 있다. 바로 라멘 주문 용지가 있다는 점이다. 다른 라멘 가게에서도 종종 볼 수 있기는 한데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국물 진하기, 걸쭉함(기름기), 다진 마늘, 파 (흰파, 청파), 차슈, 전통양념(다대기), 면 익힌 정도 순이다.

한국어나 영어로도 있기는 한데 이치란 라멘이 처음이라면 ‘기본(基本)’ 조합이 제일 무난하다.

점포에 따라서는 주문 용지 외에도 이러한 나무팻말이 있는 경우도 있다. 잠깐 자리를 비운다거나 옆사람들이 너무 시끄럽게 한다거나 문제가 있을 때 점원에게 알릴 경우 사용한다.

이치란 라멘 테이블 모습
이치란 라멘 테이블 모습

왜 이런게 필요하냐면 이치란라멘은 자리를 안내 받을 때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점원과 얼굴을 마주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좌석 앞에 있는 이 창구로 아까 작성한 주문 용지와 식권을 밀어 넣으면 안쪽에 있던 점원이 확인 후 라멘을 가져다 주는 식이다.

주문 용지 전달 이후에는 그나마 뚤려 있던 이 창구도 발이 내려가 점원과의 대면이 원천 차단 된다.



이치란라멘 맛은?!

이치란 라멘
이치란 라멘

기다린지 얼마 되지 않아 드디어 등장한 이치란 라멘! 검은색 그릇에 라멘이 한가득 담겨져 나왔다. 가운데 있는 것이 전통 양념(빨간 비밀 소스)이다.

참고로 나는 국물과 면을 어느정도 먹은 이후에 저 양념을 풀어헤친다. 처음부터 풀어도 상관은 없는데 이렇게 하면 두가지의 맛을 차례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치란 라멘 면발
이치란 라멘 면발

이치란 라멘은 후쿠오카의 하카타 돈코츠라멘 계열로서 면이 얇다. 일본어로는 호소멘이라고 하는데 요코하마 이에케(横浜家系ラーメン) 등은 반대로 면이 굵은데 이를 후토멘이라고 한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면을 먹을때 후루룩 소리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굳이 소리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호소멘은 면치기 하기에도 좋다!

그리고 면 익힘 정도는 ‘기본’이 제일 무난하다. ‘딱딱함 (또는 질김. 硬い)’의 경우는 면을 끓는 물에 넣었다가 20~40초 이내 건지는 것인데 튀긴면이 아니기 때문에 꼬들꼬들한 것이 아니고 밀 면의 살아 있는(!)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이치란 라멘 차슈
이치란 라멘 차슈

다음은 차슈. 얇게 슬라이스한 돼지고기가 얹어져 있다. 라멘 가게들 마다 차슈로 승부수를 띄운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형태나 맛이 다양한데 이치란 라멘 차슈는 얇게 슬라이스 되어 있어 기름지지 않고 면과 함께 후루룩 먹기 좋다.

이치란 라멘 국물
이치란 라멘 국물

마지막으로 국물. 장시간 우려낸 돼지뼈 육수로 맛을 내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는 느끼하거나 또는 돼지 비린내가 느낀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치란 라멘은 그러한 부분들을 상당부분 잡아내어서 담백하고 고소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여기에 전통 양념을 풀면 느끼함 마저 잡아주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치란  라멘 라밥
이치란 라멘 라밥

면이 얇다보니 사실 몇 젓가락 먹다보면 금새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보통은 추가 사리면인 카에다마(替え玉)를 시키고는 하는데 나는 밥을 말아 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왠지 돼지국밥을 먹는 기분이 든다.

왠지 비오는 날에는 진한 돈코츠 국물의 이치란 라멘이 생각난다.

📍이치란 라멘 신주쿠 중앙 히가시구치점 (一蘭 新宿中央東口店)
주소: 東京都新宿区新宿3丁目34−11 ピースビル B1F
영업시간: 오전10시 ~ 다음날 새벽 6시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