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현재. 도쿄는 아직도 봉쇄중이다.
이번주도 도쿄는 긴급사태선언(緊急事態宣言)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베 정부가 지난 5월 7일 발표한 긴급사태선언 해제 지역은 후쿠오카 등 39개현(県)이며 도쿄를 포함한 8개 지역은 오는 21일에 해제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과 도쿄도 발표에 의하면 확진자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PCR검사 인원수가 후생노동성 통계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5월 15일까지 24만명 수준이니 전체 인구 1억 2천만명의 1%도 안된다. 물론 의심환자를 기준으로 검사한다고는 하지만 정말 이 숫자를 믿고 코로나19가 줄어들고 있다고 안심해도 되는지는 의문이다.
#피하고 또 피해라. 그것은 사람.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인 삼밀(3密:さんみつ)정책. 밀폐(密閉), 밀집(密集), 밀접(密接)을 피하라는 이야기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쓴 것이다. 결국 사람을 멀리하고 되도록 나오지 말고 집에 붙어있으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밖에 돌아다니다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울테니 집에 있는게 가장 안전 하겠지. 그런데 사람들이 밖에 안다닌다고 이 바이러스가 사라질까? 하는 의문은 든다. 확진자가 줄어들어서 밖에 나와 사람들을 만났더니 급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된다면…? (왠지 이번 이태원 클럽 코로나 사건이 이런 우려의 현실판인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을 멀리하는 습관이 생기게 되면 서로간의 불신이 높아질지도 모른다. 많은 재난영화들이 그러듯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적대시하며 공격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연출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일단 내가 살아야 하니까.
#원격근무 도입은 남의 이야기
일본의 긴급사태선언 이후 확연히 달라진 것은 근무방식이다. 식당들도 지난 골든위크 까지 임시 휴점한 곳이 많았고 그나마 지금도 단축영업을 실시중이다. 일반 회사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는데 (그래도 일을 해야 하기에) 도입을 권장(!)하는 것이 원격근무, 일본식 표현으로 텔레워크(テレワーク)이다.
정부나 도쿄도의 방침이 그러하니 임시휴업을 하는 곳이 늘어났다. 그렇다고 일을 안한다는 것이 아니다. 스카이프 또는 줌(ZOOM)등을 이용하여 화상회의를 진행하거나 전화로 업무를 보는 경우가 그러하다. 그런데 이러한 IT기술에 대해 회사 경영진이 이해하고 있거나 그러려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나도 사실은 골든위크 기간을 포함해서 하루도 재택근무 없이 연속 근무를 했다. 물론 각 기업이 놓인 상황이나 직무별 환경에 따라서 출근이 불가피한 경우들도 있지만, 애초에 어떤 대책을 세워서 운영 해야겠다는 메뉴얼이 존재하지 않다보니 그냥 가는거다. (그나마 뒤늦게 원격제어 시스템인 팀뷰어(TEAM VIEWER)를 도입 했는데 사실상 사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두 출근하니까.)
그렇다. 메뉴얼이 없으면 변하는 것이 없는 기업이 많고 더욱이 그 메뉴얼을 만들려는 (갱신하려는) 생각조차 안한다. (감각적으로)일본은 변화를 두려워하는데, 특히나 경영진이 중년층이면 그 정도는 더욱 심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기간동안 회사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고 사내 확진자는 없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사람들은 극도의 피로와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나 또한 매일 같이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과 이미 찾아온 더위에 벌써부터 힘이 빠진다. 아마 이번에 도쿄가 긴급사태선언 지역에서 해제 된다고 하더라도 분명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 같다. 마음 편히 사람들과 붙어 앉아서 맥주를 마시던 그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