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5일.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13년 9월 5일(목), 인천공항에서 나리타행 비행기를 타고 처음 도쿄에 발을 내딛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급작스럽게 선택한 길이었기에 다소 혼란스러움이 있었지만 막상 이곳에 오고나니 차라리 마음이 편안했다.
6개월 인턴과정을 위해 일본에 왔었고 나도 정말 딱 그정도만 있다 가려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것이 돌이켜보니 벌써 10년이나 훌쩍 흘러버렸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정말 짧구나’
일수로 따지면 3,655일정도가 된다. 이 기간동안 나는 5곳의 회사를 경험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내 사업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큰 수확이고 지난 10년이 헛되이지 않았음에 진심으로 감사를 한다.
일본에서의 10년.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맨 처음 일본에 왔을때는 (일본어 관련 전공을 하기는 했지만) 그다지 커뮤니케이션이 능숙하지 못했다. 회사에 전화만 걸려와도 심장이 요동을 치고 일본사람 앞에만 서면 얼어붙기 일수였다.
그래서 매일같이 일본어 드라마 대본집을 외우고 입으로 소리 내어서 말해보고 늘 이어폰으로 대사를 들었다. 다행이 그러한 노력 끝에 입과 귀가 트이기 시작했다.
그 외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주거 문제의 경우도 처음에는 쉐어 하우스에서 지냈다. 그러다 회사 정사원이 되고 집을 구하려고 했는데 외국인에게 오픈 되지 않은 건물이 너무도 많았다. 가까스로 외국인도 받아주는 집을 찾기는 했지만 외국인에 대한 장벽이 존재함을 느끼게 되었다.
사회생활의 경우는 한국계 회사에서 시작했다. 아직 일본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 때 였으니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때 만났던 분들과는 지금도 형님, 동생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여기서 사회생활의 기초를 닦았고 이후 경험을 쌓는 과정 중에서 온라인 쇼핑몰 (e커머스)분야를 접하게 되었고 이것이 나의 전직과 사업시작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마지막으로, 일본 온지 3년차가 되었을 무렵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둘 다 해외인턴으로 일본에 왔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금새 공감대 형성이 되었고 어느덧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지금은 내 인생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일본에 10년간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도 쌓고 내면적으로도 많이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는 더 큰 꿈을 안고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지난 10년간의 추억들은 평생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아마 일 때문에 자주 왔다갔다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앞으로 어떤 10년을 보내게 될지, 2033년 9월 5일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너무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