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하게 사테와 나시고렝도 먹고 한시간 정도 마사지도 받고 나니 왠지 힘이 났다. 때마침 우붓에서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우리는 산책이나 할 겸(?) 가벼운 마음으로 트레킹 코스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짬푸한 릿지 워크의 존재를 발견했다!
📍짬푸한 릿지 워크 (Campuhan Ridge Walk)
주소: Kelusa, Payangan, Jl. Raya Campuhan, Sayan, Kecamatan Ubud, Kabupaten Gianyar, Bali 80571
짬푸한 릿지 워크는 길고 긴 트레킹 코스다. 걷다 보면 탁 트인 풍경에 가슴이 뻥 뚤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날씨가 덥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과 걷기 편한 신발 등을 신는 것이 좋다. 하필 우리는 물도 없었고 샌들과 슬리퍼 차림이었다. 😅
사실 조금 걷다가 힘들 것 같으면 돌아가거나 옆길로 빠져나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길은 오로지 일직선이었다. 서서히 발이 아파올 무렵에는 이미 중간까지 걸어왔기 때문에 그저 앞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짬푸한 릿지 워크를 걷기 시작한지 대략 20분이 지났을 무렵 슬슬 민가와 논밭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그리고 드디어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지체 없이 이곳으로 들어갔다.
📍레에 앵곤 와룽 (Rare Angon Warung)
주소: Jl. Bangkiang Sidem, Keliki, Kec. Tegallalang, Kabupaten Gianyar, Bali 80571
영업시간: 오전7시 ~ 오후 10시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코코넛 쥬스와 열대과일 스무디를 주문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논밭뷰를 감상 할 수 있었다. (논밭멍 때리기!) 왠지 모를 푸근한 기분이 들었다. 어릴때 할머니 댁에서 바라보던 그 풍경과 비슷했기 때문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20분 정도 쉬고 나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지나가면 훨씬 더 탁 트인 논밭뷰를, 그것도 2층 높이에서 바라 볼 수 있는 이쁜 카페들이 더 많이 등장했다. 그래서 조금 아쉬움이 남음…
카페에서 나오고 조금 더 앞으로 걸으니 드디어 도로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 이상 걷는 것을 포기하고 저녁식사를 하러 가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바로 그랩을 불러 우붓 외각에 있는 한식당 ‘크라우드 나인 우붓 펍’으로 향했다.
📍크라우드 나인 우붓 펍 (Cloud Nine Ubud Pub and Co)
주소: Jl. Raya Lungsiakan, Kedewatan, Kecamatan Ubud, Kabupaten Gianyar, Bali 80561
영업시간: 오전9시30분 ~ 심야12:00
실내에도 자리가 있었지만 야외에도 테이블이 있어서 그쪽으로 나갔다. 풍경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야외이다보니 벌레가 좀 있다.)
우리는 야외에 자리를 잡고 김밥과 매운 떡볶이, 그리고 칵테일을 주문했다. 참고로 이곳 주인은 한국인이라고 한다. 조리도 한국분이 하시는 것 같았는데 아무튼 꽤 먹을만 했다. (서빙은 현지인들이) 왠만한 도쿄 신오쿠보에 있는 한식당보다 맛있었다!
이렇게 2일째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어느덧 눈깜짝 할 사이에 마지막 날이 밝았다. 그러니까 비행기 지연으로 거의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허겁지겁 우붓 시내를 돌아보고 나니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
마지막날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 시간인 11시 전까지 넓은 욕조에 마지막으로 몸도 담그고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언제 이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이날 귀국편 비행기는 오후 7시경. 그래서 체크아웃을 하고 난 다음 덴파사르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누르라는 해변가로 향했다. 우붓에서 차량으로 대략 1시간 정도면 이동 가능하다.
📍사누르 비치(SANUR BEACH)
주소: 8787+CG2, Sanur, Denpasar Selatan, Kota Denpasar, Bali 80228 (※주소는 사누르 비치 마켓)
짱구, 스미냑 등과는 달리 사누르에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조용하고 여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 이곳으로 정했다. (주로 중장년의 노인들이 많았다.)
이곳에 도착해서 백사장에 있는 식당가 중 분위기 좋아보이는 곳을 찾아 구운새우와 포테이토 등을 주문하고 목을 축이며 다시금 여유를 만끽했다.
바다에 들어가 낚시를 하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우리도 잠시 바다에 몸을 담갔는데 물이 그리 깊지 않아서 아이들이랑 놀기에도 좋을 것 같다.
(다만 비치벤치 두개를 빌리려고 하니 4만원을 요구했다… 바가지 요금에 주의 할 것!)
사누르에서 마지막 발리를 만끽한 후 다시 덴파사르 공항으로 향했다. 이 공항은 특이하게 검사대를 통과해야 항공 발권 카운터가 나왔다.
발권을 마치고 출국 수속 후 면세장 구역으로 들어왔는데 역시나 코로나 때문인지 문을 닫은 곳들도 더러 보였다.
우리는 발리 여행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부랴부랴 지인들 줄 선물을 샀다. 그나마 이 매장이 제일 살게 많았던 것 같다.
비행기 게이트 가기 전에 간단하게 요기라도 할 생각에 급하게 뭘 먹었던 것 같은데 게이트 마중편 라인에 크고 작은 레스토랑 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었다. 비행기 타기 전까지 이곳에서 식사와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어느덧 해질녁이 되자 비행기가 도착했다. 이렇게 짧은 여행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금방 지나갔던 발리여행. 머지 않아 여유를 가지고 다시 방문하기로 다짐하며 귀국편 비행기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