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으로 영업 뛰거나 가늘고 길게 가거나는 대표님 선택입니다. “
지난번 대출을 실행해 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문 위원님이 중간 점검차 방문했을 때 해주었던 말이다. 대출은 받는 것만큼, 어떻게 갚을지도 중요하다. 그래서 향후 매출을 어떻게 늘려 상환해 나갈지에 대해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출을 늘리려면 내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아야 하고 사 줄 사람(수요자)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영업이다. 그러니 사업을 시작함과 동시에 영업을 해야만 하는 숙명에 놓이게 된다.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2013년, 첫출발은 해외영업이었다. 얼마 뒤 일본으로 건너갔고 일상이 해외영업이 된다. 회사 주관 행사에 참가해 줄 일본 바이어를 모집하기 위해 메일, 전화 때로는 술자리도 가졌다. 평일, 주말, 밤낮 가릴 것 없이 필요로 하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나섰다.
영업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스트레스, 갑을관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그 편이 마음 편했다고 할까. 답은 현장에 있다는 영업 격언을 실천하고자 발로 나섰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 되었다. 그 사이 ‘말’보다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업이 대부분이었던 A회사. 거래처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제시하는 영업 멘트 중 지켜지는 일은 손에 꼽혔다.
반면, 내실이 강했던 B 회사. 영업팀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주로 애프터 서비스를 하는 수준이었다. 접대 영업 같은 것은 제로에 가까웠다. 대신 거래처와 협상 가능한 (매력적인) 아이템을 여럿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수치 등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도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양쪽의 비즈니스 환경, 사업내용 차이로 단순 비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본질은 같다고 본다. 결국 영업의 본질은 서로 윈 윈 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실을 다지는 쪽에 더 무게를 두게 되었다.
독립을 시작하고 나서도 첫 시작은 영업이었다. 크고 작게라도 연이 닿은 곳에 연락을 했고 시간을 내어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실적을 바탕으로 업무 제안을 했다. 일본에서 쌓인 레퍼런스는 좋은 영업자료가 되었다.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고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 또 어떤 부분이 약한가.’
영업, 사업 방향성을 검토할 때 늘 꺼내는 질문이다. 여기에 답을 해보고 접근한다. ‘일단 들이대’고 보는 스타일에 비한다면 보수적 방법이다. 사업 초기 공격적 영업 스타일을 취해 보았고 얼마간 효과는 있었지만 대내외적 환경변화로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내실이 중요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내 목표는 오래 유지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가늘더라도 길게 가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지금은 영업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120% 이상을 만들기 위해 매일 같이 실행하고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활동 영역도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다.
매달 매출에 일희일비하는, 아직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목표는 꿈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머지않아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때가 오겠지. 그때를 위해 단단한 그릇을 다지고 있다.
아무리 던져도 깨지지 않을, 대신 아무리 부어도 흘러 넘치지 않는 그릇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