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떠오르는건 차가운 아이스크림 뿐만 아니라 시원한 바다, 강, 계곡 등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푸르란 산과 시~~원한 물(놀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은 단연 계곡이다!
도쿄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최적의 장소가 있다. 오쿠타마가 바로 그곳이다.
도쿄 도심 (신주쿠 기준)에서 약 1시간 50분 정도 기차를 타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역에서 나오면 고풍스러운 역사(駅舎)가 먼저 눈을 사로 잡는다.
그 앞으로는 작고 아기자기한(?) 버스터미널이 눈에 들어온다. 오쿠타마는 행정구역상 도쿄도(東京都)에 속해 있는데 도쿄라기 보다는 작은 일본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다.
역을 나와 버스정류장이 보이는 곳으로 건너면 바로 그 우측편에 JA西東京라는 간판이 보인다. 그쪽 방면으로 가보면 ‘히카와 계곡 산책로 입구(氷川渓谷遊歩道 入口)’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 있다.
이곳 계단을 따라서 내려가면 오쿠타마 히카와 계곡으로 갈 수 있다. 다만 간판이 작으니 놓치지 않게 주의하자.
이곳은 지대가 높기 때문에 이처럼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다소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손잡이를 잡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계단을 어느정도 내려가면 이윽고 초록초록한 나무들 사이로 시원한 계곡이 등장한다. 이미 자리를 잡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물이 그리 깊어 보이지는 않지만 다소 지대가 있기 때문에 물살이 평지보다는 조금 센 느낌이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바로 몸을 담그고 싶어진다.
이날은 간단히 발만 담글 생각으로 갔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는 대신 미리 사온 캔맥주를 계곡 물에 (떠내려가지 않게) 담가두었다.
시원한 맥주와 초록초록이 가득한 자연에 둘러쌓인채로 즐기는 한여름날의 여유.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 (※지나친 음주는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 주세요.)
계곡물에 한참 발을 담그고 있으니 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역에서 걸어서 10분정도에 위치한 족욕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계곡 뿐 아니라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 분위기도 오쿠타마의 매력 중 하나 인 것 같다.
한편, 오쿠타마는 산과 계곡이 있기 때문에 캠핑족들에게도 각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때마침 족욕장을 가는 길에 캠핑장이 있길래 분위기나 살펴볼겸 들러 보았다.
📍히카와 캠핑장 (氷川キャンプ場)
주소: 〒198-0212 東京都西多摩郡奥多摩町氷川702 702番地 キャンプ場管理事務所
영업시간: 체크인(14:00) / 체크아웃 (10:00)
홈페이지: https://www.okutamas.co.jp/hikawa (※예약제)
계곡 옆에 자리 잡은 캠핑장에는 이미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굽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도 언젠가는 이곳에서 캠핑을 하리라!
그리고 캠핑장에서 저멀리 긴 다리가 하나 보인다. 모에기바시(もえぎ橋)라고 하는 곳이다. 저 곳은 이 일대의 대표적인 사진스팟이기도 하다.
말 나온 김에 모에기바시로 이동해보자. 산지 답게 여러번 오르락 내리락 했다. 저절로 다이어트가 될 듯!
드디어 저 밑에 모에기바시가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면 족욕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 할 수 있다.
일반 길로 가면 캠핑장 기준으로 1,000m인데 이 다리를 통하면 500m거리. 단, 밤에는 불빛이 없기 때문에 밝을 때 이용해야 한다.
2,00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세월이 흐른 탓에 조금 낡아 보이기는 한다. 다리는 이렇게 일직선으로 뻗어있다.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재빨리 다리 가운데서 사진을 찍었다. 다행이 다리가 흔들거리는 형태가 아니어서 겁 많은 나도 여유롭게 포즈를 잡으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다리를 건너 이윽고 족욕장 근처에 도착했다. 이곳은 모에기노 유(もえぎの湯)라고 하는 온천장 입구이다. 터널옆 샛길로 들어가면 된다.
📍오쿠타마 온천 모에기노유 (奥多摩温泉 もえぎの湯)
주소: 〒198-0212 東京都西多摩郡奥多摩町氷川119−1 奥多摩温泉 もえぎの湯
영업시간: 오전10시 ~ 오후 8시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요금: 성인 950엔, 초등학생 450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좌우로 차들이 한 가득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차장 끝에 보이던 작은 오두막 같인 것의 정체가 바로 족욕탕(足湯)이었다.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다.
밖에서도 족욕장 내부가 보이는데 들어가기 전에 자리가 충분히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족욕장은 무료는 아니고 성인 1인당 100엔이다. 다만, 모에기노유 온천 이용객, 초등학생 이하, 지역 주민에게는 무료라고 한다.
우리 같이 족욕만 하는 사람들은 100엔을 넣고 이용권을 뽑아여 한다. (불시로 점원이 티켓 검문을 할 수 있다!)
족욕장 입구에 주의판이 하나 걸려있다. 족욕장 이용시 1회 이용당 5~10분 내외로 하라고 한다. 또한 안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음식섭취는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발은 최대한 깨끗한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 별도로 발을 씻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수건도 지참해야한다.
온천물로 하는 족욕. 계속 걸어서 피곤했던 발을 온천물에 담그니 개운해 지는 기분이다.
기분 좋게 족욕도 마치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아쉽지만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할 시간. 많이 걷기도 했고 도쿄 시내까지 나가려면 2시간 가까이 걸리니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했다.
오쿠타마역 바로 건너편 사이 柳小路라고 쓰여있는 골목길로 들어가면 맥주카페 바테르가 있다.
📍Beer Cafe VERTERE
주소: 〒198-0212 東京都西多摩郡奥多摩町氷川212
영업시간: 토/일 오전11시 ~ 오후 7시 30분 (※주말 영업)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야외 정원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부터 눈에 들어온다. 날이 좋은 날은 실외 테이블에 앉아 경치를 감상하며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주문은 실내 매장으로. 물론 이곳에서 먹을 수도 있다.
우리는 이곳의 수제맥주와 그와 잘 어울릴 것 같은 토핑이 얹어진 바게트빵을 주문했다. 메뉴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맥주와 잘 어울렸다.
이곳에서 간단히 배를 채운 후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쿄와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자연도 만끽하고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