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문한 곳은 학문(공부)의 신을 모셔둔 것으로 유명한 신사 텐만구(天満宮)가 있는 다자이후(太宰府)이다.
하카타역에서 이곳 다자이후역까지는 약 40분 정도.
다자이후 텐만구는 여러서부터 학문 등에 조예가 깊었던 스기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公)를 텐진사마(天神さま)로 모시는 신사라고 한다. 그래서 센터시험(우리나라 수능시험과 같은) 등 중요한 시험 등이 있을 때 일본 전국의 학부모들이 이곳에 와서 합격 기원을 담아 기도 한다.
참고로 역 바로 옆에 이치란 라멘도 있다. 영업시간이 오전10시부터니까 일단 텐만구부터 둘러보고 오기로.
텐만구는 다자이후역에서 나와 우측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도보로 한 5분 이내면 갈 수 있다. 저기 보이는 회색빛깔의 토리이(鳥居)가 있는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이곳 길 (산도:参道)에서 텐만구까지 이어지는 약 250m거리안에 다양한 상점가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 단연 이목을 끄는 것이 바로 이 스타벅스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쿠마 켄고(隈研吾)가 인테리어에 참가해서 더욱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긴 목재들을 엇대어 벽면을 점포 내부를 감싸고 인상적.
세로로 길게 뻗은 점포를 이 나무 오브제가 더욱 넓고 아늑한 느낌으로 연출해준다. 텐만구를 방문한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특색있는 스타벅스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매장은 거의 만원.
나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가는 또 다른 재미는 지역 한정 텀블러가 아닐까 싶다. 이곳 스타벅스에서는 후쿠오카 한정 텀블러를 팔고 있었다. (사고 싶지만 가격이 조금 있는 관계로 패스..😂)
📍스타벅스 다자이후 텐만구 오모테산도점 (スターバックスコーヒー 太宰府天満宮表参道店)
주소: 〒818-0117 福岡県太宰府市宰府3丁目2−43
영업시간: 오전 8시 ~ 오후8시
커피를 다 마시고 나서 성큼 텐만구로 향했다. 이윽고 텐만구가 눈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아침임에도 수많은 관광객 또는 참배객들로 북적였다.
경내에 들어가면 왠 소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연신 이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이 동상의 이름은 고신규(御神牛)
스기와라노가 끌었던 소를 형상화 했다고 한다. 이 소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똑똑해진다.’거나 ‘자기 몸 중 아픈 부위에 해당하는 곳을 쓰다듬으면 회복된다.’는 미신이 있다.
대게들 머리를 많이 쓰다듬는데 그래서인지 머리 부분이 가장 맨들맨들하다.
경내에서 본전(本殿)으로 가려면 3개의 빨간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이 세 다리는 각자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번째 다리는 과거, 두번째 다리는 현재, 그리고 마지막 다리는 미래를 의미한다고. 그래서 각각의 다리를 건널 때 유의할 사항이 있다고 한다. 각각 뒤를 돌아봐서는 안되며, 가다 멈춰서면 안되고, 마지막으로 넘어져서는 (삐끗)해서는 안된다.
이윽고 본전에 다다랐다. 여느 신사와 마찬가지로 항상 이렇게 손 씻는 곳이 등장한다. 이 곳을 쵸즈야 (手水舎)라고 하는데 신사에 참배하기 전에 몸의 더러움을 씻어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기 있는 국자로 물을 떠서 왼손, 오른손 한번씩 씻어내고 마지막으로 뜬 물을 손에 받아서 입을 헹군다.
특별히 참배를 할 것이 아니었기에 멀찌감치서 본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참배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었다.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 답게 ‘수험합격(受験合格)’ 부적을 구매 할 수 있다.
경내가 상당히 넓기도 한데 운이 좋으면 일본 전통혼례를 치르는 무리를 볼 수도 있다. 나도 이날 대략 3쌍 정도의 전통혼례를 봤던 것 같다.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 답게 어린 학생들과 관련된 이벤트도 많이 하나보다. 얼마전에 초등학생들의 텐만구 풍경 그리기 컨테스트가 있었나 보다. 벽 한켠에 입상한 아이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자이후 텐만구 (太宰府 天満宮)
주소: 〒818-0117 福岡県太宰府市宰府4丁目7−1
오픈시간: 오전 6시 30분 ~ 오후 6시 30분
텐만구 경내를 다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팠고 돌아가기전에 아침에 봐 두었던 이치란라멘에 들러보기로 했다. 아직 점심시간 전인데도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다른 이치란라멘 점포가 둥그런 그릇을 쓰는 것과 달리 오각형으로 된 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일명 합격 돈부리.
맛은 여느 이치란라멘과 동일하다. 구수한 돈코츠 육수에 가는 면발. 다만 면발이 다른 점포와 달리 59cm로 배 이상 길다고 한다. 끊기지 않고 후루룩 면치기하면 합격에 가까워진다고 ㅎㅎ 일명 합격라멘.
그리고 국물을 바닥 끝까지 먹으면 ‘결정(決定)’라는 글자가 나온다. 즉, 합격 결정이라는 이야기다. 나에게 그런 필살요리(?)가 있다면 순대국. ㅎㅎㅎ
📍이치란라멘 다자이후점 (一蘭ラーメン 太宰府店)
주소: 〒818-0117 福岡県太宰府市宰府2丁目6−2
영업시간: 오전 10시 ~ 오후6시
다자이후에 와서 학문의 신이 있는 텐만구에 들러 소 머리도 쓰다듬어 보고 독특한 감성을 담은 스타벅스에서 커피한잔, 그리고 이치란라멘에서 합격라멘까지.
후쿠오카에 올 일이 있다면 다자이후는 후회 남지 않을 여행코스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