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일본생활을 끝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일본생활 시작할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무(無)에서 출발한다.

평생 살 줄만 알았던 일본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조금만 기다리면 ‘영주권’이 눈 앞에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일본은 물론 해외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영주권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는 말해 무엇하랴!

일본에서 지내던 맨션 주변 풍경


그럼에도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결심한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코리안 드림’을 위해서이다.

얼마전까지 우리나라를 뒤덥었던 ‘헬조선’이라는 키워드. 옆나라 일본에 있으면서도 그 키워드는 일본 매스컴을 통해서 접했었고 네이버 등 한국 포털만 들어가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런 헬조선으로 드림을 찾아 떠난다니? 조금 아이러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에게는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가 있는 10년동안 대한민국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적어도) 외형적으로 너무도 많은 성장을 보였다. 이따금 한국에 들어갈때마다 계속해서 변하는 한국의 모습에 적지 않은 놀라움을 느꼈다.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이사온 동네 인근에 있는 공원 산책로


한국인인 나의 눈에도 우리나라가 낯설게 느껴질정도로 발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어느순간부터인가 고요했다. 물론 그 안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들은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변화 강도가 너무 컸다고나 할까.

그리고 일본에서 영주자격이 없는 취로 비자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외국인이게는 성장의 기회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주변에 IT업계에 일하는 지인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아보였지만 말이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크게 작용했다. 일본에서 영주권을 받아 사업체를 차리는 것도 가능한 대안이지만 정부가 주도적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또 수출을 장려하는 대한민국에 그 기회가 더욱 많아 보였다.

다행히 지난 7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전용 창업자금 심사에 합격하면서 운전자금을 저리로 대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길로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나의 모국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올 결정을 마무리 짓고 살 집을 구하고 일을 시작할 오피스를 찾고, 거기에 결혼까지! 일본에 있던 10년보다 더욱 다이나믹했던 한달이 지났다.

이번에 입주하게 된 오피스 건물 전경

그래서 아직도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정신이 없다. 하루에도 여러번 꿈과 현실사이를 오가는 상황이니 블로그에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본(도쿄)에서 겪어 본 적 없는 뼈까지 사무치는 추위를 느끼니 비로서 한국에 있음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는 정신차리고 코리안 드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움직여보자! 나와 가족, 그리고 고객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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