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코인 열풍에 빠져있던 때가 생각난다. 코인으로 인생역전해서 회사 때리치우고 일찍이 파이어족이 되었다는 사례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각종 알트코인들이 눈만 뜨고 나면 적게는 몇배에서 만개는 수십, 수백배까지 오른다. 오죽했으면 ‘돈복사’라는 말까지 있었을까.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고자 돈을 조금 넣어 보았다. 이미 주식공부도 하고 있던 터라 차트는 그래도 볼 줄 아는 편이라고 자부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식보다 수익이 더 쉽게 낫다. 잠깐 넣었다 빼도 금새 치킨값이 벌렸다. 몇번 재미를 보다보니 돈을 조금 더 무리해서 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십만원이었는데 넣다보니 백단위로 올라갔다. 그러던 중 중국발 코인 악재가 터지면서 모든 코인들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돈복사가 아니고 ‘돈 파쇄’가 시작된 순간이다.


과연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부’를 테마로 다루는 책들은 여러권 읽어보았다. 이 분야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부터 시크릿, 부자의 그릇,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등 등. 이런 류의 책들을 읽고나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부자들의 비밀을 알았으니 곧 그 대열에 합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로부터 하루, 이틀, 그리고 몇달에서 몇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부자’가 아니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 어딘가 잘못 되어도 단단히 잘못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척으로부터 책 한편 추천받았다. 더해빙(The having)이라는 제목이었다.

더해빙 표지
더해빙 표지

“그녀는 사람들을 부와 행운의 길로 인도해주는 운명이다

이 책의 서문을 여는 구절이다. 그녀의 이름은 이서윤. 1979년생으로 명문대를 졸업한 것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바로 운명을 해석하는 능력이다. 나이도 많지 않은데 대기업 창업주에서부터 주요 경제계 인사, 유명인 등 상위 0.01%에 속하는 부자들이 상담을 받는다. 그들에게는 구루(Guru:스승)라고까지 불리운다. 사주와 관상에 능했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나이부터 운명학을 공부했고 사람들의 운명을 컨설팅해주고 있다.

프롤로그를 읽고 ”이거 실화 맞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서윤이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나 신비롭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링을 해보았다. 실존하는 인물이었다. 이 책은 기자 출신인 홍주연 작가가 이서윤을 만나 부자 되는 방법인 ‘해빙’에 대해 깨달아 가는 과정을 마치 소설처럼 그린 책이다. (이전에 읽었던 미움 받을 용기가 떠오른다.)

“나는 부자가 되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다. 그래서 아끼기만 했지…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진정한 부자로 살려무나. 그 방법을 찾아 너의 삶을 누리렴.”

홍 작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전 유언처럼 남긴 말이다. 어쩌면 우리 부모님이 늘상 나에게 하시던 말씀과도 같아서 이 문장에 몰입되기 시작했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나서 아버지 부탁대로 지금 이 순간을 누리며 행복을 놓치지 않는 부자로 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과연 홍 작가는 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해빙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장. 부를 끌어 당기는 힘, Having]을 시작으로 [6장. 행운의 길을 걷다]까지 총 344쪽 분량으로 이루어져있다. 나름 학벌은 있지만 여전히 매달 월급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주인공. 부자로 살기 위한 방법을 찾던 중 10년전 기자 시절때 인터뷰를 했었던 이서윤을 기억해 내고 그녀를 찾아 나선다.

우연히 이메일 주소를 찾아 과거의 연과 부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달한다. 다행이 연결이 되어 서윤이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날아간다. 그러고 그녀를 만나 ‘부자 되는 방법’에 대해서 묻는다. 서윤에게서 운명학의 대가이자 그루다운 대답이 나온다.

“답은 해빙(Having)이죠.”

그때부터 해빙과의 여정이 시작된다. ‘지금 가지고 있음을 느끼는 것’. 그것이 이 책의 핵심이자 전부다. 뭔가 대단한 비법을 원했다면 김이 빠질지도 모른다. 돈을 모으거나 버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루 4시간만 일하기, 알짜배기 종목 찾는 방법 등 그동안 읽었던 부자 되는 방법과는 거리가 있다. 조금 김이 새기는 했지만 지인이 추천해준 책이기에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지금 갖고 있는 것들을 잠시 둘러보세요…그것들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드셨죠?”

해빙. 소유를 뜻하는 영어 표현인 HAVE의 현재 진행형(이자 명사). 나도 수많은걸 가지고 있다. 당장에 매일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부터 태블릿, 노트북, 먹을 것이 있는 냉장고,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와 가족들. 하지만 더 큰 행복을 위해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되고 싶다. 가지고 있는 것과 부자가 무슨 관계가 있지? 그런 의심의 눈초리로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 나갔다.

‘나는 내 손에 들린 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고급스러운 잔에 담긴 커피 한 잔. 호텔에서 파는 것이니까 꽤 비싸겠지. 한 잔에 10달러 정도 할까? 그래도 지금 나는 이걸 살 수 있다. 그것도 내가 번 돈으로.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서윤의 말에 홍 작가가 생각해 본 내용이다. 가지고 있음에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해빙이다. 없는 것을 가지려고 간절히 원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있는 것, 또는 가질 수 있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다.


해빙신호등


그런데 선뜻 이해가 안된다. 가지기만 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아껴야하고 그래야 돈이 쌓이고…부자가 되고. 자라오면서 저축, 검소함이 미덕이라고 배웠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말이다. 현재 하고 싶은걸 참아야 미래에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저명 인사들의 강의도 많다. 욜로하다가 골로간다며.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현실과 해빙 사이에서 강한 충돌이 일어났다. 그러던 중 등장한 것이 해빙 신호등이다. 가져도 될 것과 가져서는 안 되는 것. 그것을 판별하는 방법이다.

“이제 Having 신호등에 대해 아실 차례예요.“

더해빙_해빙신호등
해빙신호등

무언가 행동(또는 구매)를 하기 전에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위로 세우고 나머지 세 손가락을 모은 뒤 손을 오른 쪽 눈 앞으로 들어올려보자. 파란불이 켜진다면 그것은 가져도 괜찮은 것이고 빨간불이 켜진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해빙신호등은 언제든지 쓸 수 있다. 근처 마트에 가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기전 해빙신호등을 잠깐 켜보자. 가지고 있음으로 행복이 느껴진다면 (초록불) 장바구니에 담자. 그렇지 않고 조금이라도 망설여진다면 (빨간불) 과감히 지나치자.

해빙신호등은 인생 그릇에 무엇을 채울지에 대한 기준이다. 무작정 갖고 싶다고 다 채워넣었다가는 그릇에서 흘러 넘칠테고 부의 기운도 함께 빠져 나간다. 하지만 긍정적인 기운을 가져다 주는 것들로 채워진 것들은 그릇에서 흘러 넘치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릇의 크기를 더욱 키워준다.

“Having을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어요. 그건 바로 간절히 원하는 것이에요.”

서윤은 해빙 할 때 ‘간절히 원함’을 경계하라고 한다. 잠깐만. 시크릿(Secret)에서도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했는데 간절히 원하지 말라니? 잘 나가다가 갑자기 삐딱선을 탄다. 그녀에 따르면 이렇다. 간절히 원할때 과연 마음이 편안한가. 간절히 원하면 오히려 조바심이 나게 되고 그러다보면 있음보다는 ‘없음’에 초점을 맞추어 지게 된다. (올타커니!)

그러고보니 내가 그랬다. 무언가를 늘 ‘간절히’ 원했다. 간절히 원하는 것과 현실과의 괴리는 언제나 상당한 법이다. 걔중에는 이루어진 것들도 있지만 대체로가 여전히 소원하다. 하루 하루가 이루어지지 않는 간절함에 대한 불만, 불안함, 없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조바심을 내다가 일을 그르친 경우도 많다. (그러니 좋은 기운이 들어올리 없지…) 진짜 부자는 해빙의 렌즈, 가짜 부자는 없음의 렌즈로 세상을 본다고 한다. 진짜 부자는 오늘을 살고 그날의 기쁨에 충실하지만 가짜 부자는 내일만을 살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 우리가 부자가 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해빙으로 부자되기


그렇다면 이 책을 쓴 홍 작가님은 부자가 되었냐가 관건이다. 내가 볼 땐 그렇다. 구루를 만나는 동안 살고 있던 아파트 가격이 수억이상 올라 차익을 얻었고 회사를 나와 ‘더해빙’을 국내외에서 출간했다. 적어도 홍 작가님이 가지고 있는 그릇안에 그가 누릴 수 있는 부가 채워졌을 것 같다.

더해빙 홍작가님이 출간을 결심한 순간
더해빙 홍작가님이 출간을 결심한 순간

나도 해빙을 읽고 난 이후로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간절함이나 불안함을 느끼기 보다는 오늘, 현재를 최대한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지금 이 순간에 먹고 있는 것, 보고 있는 것,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렇게 하다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지금 당장 큰 부자는 아니지만 좋은 일이 곧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스트레스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도 줄어들었다. 아직 부족하거나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많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는 그루 이서윤이 쓴 책인 ‘오래된 비밀’도 읽고 있다. 여기서는 그녀의 전문인 ‘운명학’에 대해서 사례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다루고 있다. 좋은 운이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더해빙’과 이 책은 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타이탄의 도구가 되어 줄 것이다. 이제 나도 부자다!

목차 살펴보기
  • 이 책을 먼저 읽은 해외 독자들의 리뷰
  • 프롤로그_과연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 1부. 부를 끌어당기는 힘, Having
    1.부와 행운을 가져다주는 운명
    2.구루를 찾아서
    3.재회
    4.Having
    5.Having의 비밀
    6.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7.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
    8.낭비와 과시
    구루 스토리_구루의 길
  • 2부. 돈을 끌어오는 사람 vs 돈을 밀어내는 사람
    9.베로나의 햇살
    10.진짜 부자
    11.가짜 부자
    12.돈을 끌어당기는 힘
    13.귀인
    구루 스토리_고등학생 구루가 되다
  • 3부. 감정에 답이 있다
    14.Having을 시작하다
    15.소비할 때의 마음
    16.새로운 키워드
    17.감정의 힘
    18.Having 신호등
    구루 스토리_비바람이 치다
  • 4부. 불안에서 해방되려면
    19.빨간불
    20.진정한 편안함
    21.부의 근력을 키워라
    22.아무리 애써도 여전히 불안하다면
    23.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24.Having노트
    구루 스토리_날개를 펼치다
  • 5부. 행운의 법칙
    25.인생의 변화
    26.행운이 찾아오다
    27.완벽한 휴가
    28.운의 법칙
    29.운의 흐름을 탄 사람들
    30.무의식은 알고 있다.
    31.’있음’을 입력하라
    32.상생
    그루 스토리_행운의 여신
  • 6부. 행운의 길을 걷다
    33.대나무 숲
    34.악연에 빠지는 이유
    35.토성 리턴
    36.고정관념을 깨라
    37.부자가 되기 어려운 세상
    38.매트릭스를 탈출하라
    39.진정한 나 자신의 목소리를 듣다
    40.새로운 길이 나타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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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라이언
    라이언
    2024년 4월 1일 at 7:28 오후

    너도 얼른 책 하나 내자~~ ㅎㅎ 책 나오는 날, 서점 영업시간 오픈런 해서 구매할게 하하 🙂 돈이 많은 것도 물론 부자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낸다면 그것 또한 부자가 아닐까!

    Reply
    • 김형민
      2024년 4월 2일 at 12:08 오후

      오픈런 말고 한 트럭 다 채워 사주세요 ㅋㅋㅋ 긍적적인 마음으로 4월을 보내봅시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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