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이따금씩 생각 나는 일본음식은 단연 ‘라멘’이다. 홍대 근처에 라멘집이 많은건 알고 있지만 현지 맛을 그대로 연출한 곳은 얼마나 될까.
점심을 먹으려 회사 주변 식당을 찾아보던 중 10년 이상 역사를 가지고 있는 라멘 전문점 ‘라멘트럭’을 발견했다. 매일 같이 웨이팅을 하는데 다행히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 외관은 일본 느낌이 물씬 난다.
라멘트럭 점포 내부도 일본 현지에서 보던 라멘집 느낌을 그대로 연출했다. 오픈 키친에 카운터바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일본 향수를 느끼며 카운터바에 앉았다. 주문은 출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하면 된다.
2013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돈코츠 라멘 전문점이라는 메뉴판 소개문구만으로도 기대감이 생겼다. 돈코츠라멘은 물론 즐겨 먹었던 이에케 라멘(家系ラーメン)도 있었다. 오늘은 처음이니 돈코츠라멘을 먹어보기로 결정.
일본에서 라멘을 먹을 때 아쉬웠던 건 역시 김치다. 대게 반찬은 베니쇼가나 후쿠오카풍 라멘집에서 있는 갓김치(타카나 기무치)다. 배추김치는 돈 주고 사 먹어야 하거나 없기도 한데 여기서는 김치와 단무지가 무료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드디어 라멘트럭 대표 메뉴인 돈코츠 라멘이 나왔다. 비주얼은 일본에서 보던 그대로다. 라멘트럭 로고가 들어간 전용 그릇에 차슈와 계란, 숙주나물 등이 맛깔나게 토핑 되어 있다.
우선 국물부터 맛보자. 돈코츠라멘 종류에 따라서 국물색깔이 백색에서부터 갈색까지 다양한데 이곳은 밝은 황토색을 띠고 있다. 국물은 생각보다 담백한 편이다. 일본 본토에서 먹던 걸쭉한 느낌이라기보다는 한국스타일로 어레인지 된 것 같다.
면은 가는 호소멘(細麺). 삶기는 보통(普通)인 듯하다. 면치기 하기 좋은 면이다. 식감도 맛도 나쁘지 않다. 그러고보니 일본에서처럼 면 삶기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건 아닌 듯 하다.
차슈는 살짝 구운 아부리(炙り)차슈. 너무 두껍지도 느끼하지도 않고 전체적인 발란스를 잘 잡았다.
간장소스를 머금은 삶은 계란인 아지타마(味玉)도 먹는 맛을 더한다. 노른자 속까지 간이 잘 배었다. 보통의 퀄리티가 아니다.
아무래도 한국에 있는 라멘가게다 보니 한국식으로 맛이 어레인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그동안 먹어봤던 라멘 가게 중 가장 일본 현지에 근접한 맛이었던 것 같다. 일본 현지 라멘이 느끼해서 먹기 힘든 사람에게도 부담 없는 맛일 듯. 다음번에는 진라멘이나 이에케 라멘을 먹어봐야겠다.
📍라멘트럭 상수본점
주소: 서울 마포구 독막로14길 31 1층 라멘트럭 (*클릭하면 지도 이동)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9시 30분 (라스트오더 오후 9시)
코멘트: 1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할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정통 일본라멘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허전함이 있기는 하지만 이정도 퀄리티라면 돈 만원 아깝지 않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