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 떠나자
더위가 한풀 꺽이기 시작하면서 밤에는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도 선선한 정도의 날씨가 되었다. 그리고 이번주는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휴식기간인 삼일연휴(삼렌큐:三連休)가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졌다. 그래서 부랴부랴 캠핑 계획을 세웠다.
그나저나 삼일 연휴라서 예약 가능한 캠핑장이 없거니와 밑 지방에서부터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캠핑이 가능할까 했는데, 불행 중 다행이도 후지산이 자리잡은 야마나시현에 예약 없이 갈 수 있는 캠핑장을 발견하고 무장적 길에 올랐다. 이번에 찾아 간 곳은 츠하라 캠핑장 (津原キャンプ場)
#캠프 1일차 : 츠하라 캠핑장 즐기기
내가 살고 있는 도쿄에서 차로 대략 2시간 정도. 체크인 시간은 오전 10시로 당일 캠핑장 오픈 및 입장 가능 여부는 트위터로 알려준다. 비도 많이 오고 있었고 전날 밤부터 이미 자리 잡은 사람이 많을 경우는 입장이 어려울 수도 있어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도 오픈했다!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단, 일본어만 지원 http://tsuhara-camp.jp )
도착하면 이곳에서 카운터 접수 및 요금 (1박 1,500엔이다. 우리 일행은 2명이기 때문에 3,000엔)을 지불하고 원하는 캠프 사이트에 텐트를 치면 된다. 츠하라 캠핑장은 후지고코(富士五湖. 후지산 근처에 위치한 5개의 호수) 중 하나인 사이코(西湖)에 위치해 있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가와구치코(河口湖)도 후지고코 중 하나.
호수 근처 캠핑장이다 보니 당연히 호수 쪽에 텐트를 칠 수 있다. 그런데 이날은 비바람이 너무 심했고 태풍 영향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호수 쪽에 텐트를 치는 사람들이 바람 때문에 쩔쩔 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무리하지 않고 츠하라 캠핑장 뒤쪽에 위치한 캠프 사이트에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는 방갈로형 룸이 많이 있었는데, 캠핑 용품이 없거나 가족 단위로 와서 편하게 쉴 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을 것 같다. 가격도 6천엔대에서 2만엔대까지 다양. 편의시설로는 화장실, 싱크대 시설 등이 있다. 우천 집회장도 있어 비오는 날에도 단체로 놀러와도 캠핑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당일에도 아이 동반한 많은 가족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었다.) 다만, 호수가 캠프 사이트에는 화장실과 싱크대가 없어서 찻길을 건너 위쪽까지 올라와야 하는 점은 불편할 수 있다.
우리는 D50라인 쪽 캠프 사이트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비가 와서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그리고 이 위치에서도 호수가 보여서 무리해서 호수 사이트에 갈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일전에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호수 사이트 캠핑장 (코안캠핑장:浩庵キャンプ場) 경험도 있어서 충분히 만끽하고 난 후였다.
그나저나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하는데, 비가 내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텐트 팩을 땅에 박으려고 해도 좀처럼 박히지가 않았다. 흙 밑으로 돌들이 상당이 많아서 어디에 박아도 계속 돌에 걸리기 일수. 비에 바람까지 부는 바람에 정말 진땀을 뺐다.
우여곡절 끝에 텐트와 타프까지 치고 나니 이제 좀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배도 고파지기 시작. 우리는 바로 얼마전에 장만한 그리들에 항정살과 버섯, 양파를 굽고 맥주 한잔을 하며 본격적으로 캠핑을 시작했다. (캠핑은 먹으러 가는거지 )
비록 비가 계속 오기는 했지만 다행이도 태풍 영향권에서는 벗어난 것 같았고 그다지 춥지도 않았다. 떨어지는 비소리와 눈 앞에 보이는 호수, 그리고 주변 가득한 초록초록 나무들을 배경 덕분에 그동안 회사생활로 쌓였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금새 녹아 내리는 것 같았다.
잠시 낮잠을 자고 나니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캠핑 화로에 불을 붙이고 불멍 시작! 그와 동시에 지짐이를 부치고 막걸리 한잔을 하면서 다시 먹방모드에 돌입했다. 이렇게 첫날 캠핑이 끝.
#캠프2일차: 후르츠 온천에서 경치 즐기기
둘째날은 다행이도 비도 그치고 날씨도 맑았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1박 더 연장할까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차가 쉐어카인데다 다음날 예약이 이미 들어와 있어서 연장은 불가
이곳 캠핑장의 체크아웃시간은 10시다. 그래서 간단히 주변 산책을 하고 아침을 먹은 후에 후다닥 짐을 정리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차로 약 1시간정도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지인에게 소개 받은 야마나시 후르츠온천 푸쿠푸쿠(フルーツ温泉ぷくぷく)에 가기로 했다. (위치 : 〒405-0045 山梨県山梨市大工2589-13)
이곳 일대는 후루츠온천 외에도 야경이 이쁘기로 소문난 홋타라카시 캠핑장 (ほったらかしキャンプ場)과 홋타라카시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도 홋타라카시 온천을 가려고 했는데 구글 정보를 보니 우리의 도착 예정시간 11시경에는 붐빈다는 정보가 있어 후르츠온천으로 목적지를 바꾼 것이다. 홋타라카시 온천이랑은 5분 정도 거리? 그리 멀지 않다.
후르츠온천 푸쿠푸쿠는 노천온천탕 두 개와 실내 온탕 한개 정도이고, 노천 온천 한개가 귤 같은 것 6개 떠 있는 탕 말고는 특별한 것은 없었는데 노천을 하며 바라 보는 주변 풍경이 정말 예술이었다. 온천을 하는건지 경치를 감상하는 건지 모를 정도.
온천 끝나고 온천 내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는데 테라스 사이드에서 아까 온천을 하며 봤던 모습을 풍경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경치가 좋아서 그런지 음식도 꿀 맛이었다. 내 파트너도 경치에 취해 맥주를 두잔이나 마셨다.
이래저래 일본에서 캠핑 10번정도를 한 것 같은데 츠하라 캠핑장은 코안캠핑장 다음으로 좋았다! 무엇보다 야마나시에서 하는 캠핑은 절대 실패가 없을 것 같다. 빨리 다음 캠핑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