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시장에서 만난 50년 전통 ‘문산순대국’. 깊고 구수한 뽀얀 국물과 푸짐한 내장으로 순대국에 대한 애정을 다시 깨워준 곳! 일산에서 찾은 진짜 순대국 맛집 후기.
소울푸드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순대국, 이었다. 과거형으로 끝난건 한동안 순대국 권태기에 빠졌었기 때문이다. 약수역 주변에는 순대국 맛집이 많았는데 마포쪽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난 후 맛 본 순대국들은 도저히 수저를 들 수 없었다.
그렇게 순대국을 잊고 산지 어언 1년. 주말에 이따금씩 가던 일산시장에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순대국집이 있었다. 이번주에도, 또 다음주에도 언제나 만석인 자리를 보며 이곳은 왠지 ‘찐’ 일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일산시장 문산순대국
때마침 날도 쌀쌀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던 차에 와이프와 그 장소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50년 전통이라는 글귀가 간판 첫머리를 장식한 곳, 문산 순대국이다. 지도에 찾아보니 근방에 2호점도 있다.
기본반찬과 순대국
늦은 오후에 가서 그런지 웨이팅 없이 바로 착석. 자리에 앉자마자 밑반찬이 나왔다. 김치와 깍두기, 양파에 부추. 여느 순대국집에 가면 볼 수 있는 반찬과 동일하다.
속도는 패스트 푸드급이다. 밑반찬 나오기가 무섭게 보글보글 끓고 있는 뚝배기가 등장한다. 구수한 향기가 코를 자극시킨다. 뽀얀 국물 사이로 순대와 내장 돼지내장 고기가 보인다.
문산순대국 파헤치기
과연 맛은 어떨까. 먼저 국물을 떠 보았다. 뽀얀 색의 걸죽한 국물이 보기만해도 진국임이 느껴진다. 돈골 농축액을 쓰는 가게에서는 감히 연출할 수 없는 영롱함. 국물도 돼지 잡내 하나 없이 구수하고 깊다. 아… 합격이다!
다음은 순대. 순대국인만큼 순대도 중요하다. 분식집 순대보다 튼실한 느낌이 난다. 속도 꽉차서 맛이 기대되었는데, 특이점이 없는 평범한 맛이라 조금 놀랬다. 국물에 더 집중한 것일까?
순대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국 그릇안에 한가득 담긴 내장 고기에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바닥까지 한가득 내장이 담겨 있다. 곱배기라고 해도 될만큼 건더기가 푸짐하다.
문산순대국 맛있게 즐기기
이제 본격적인 시식 시간. 밑반찬과 함께 나왔던 부추를 먼저 넣었다. 거기에 살짝 감칠맛을 돋우기 위해 새우젓도 추가했다.
순대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구수한 돼지뼈 국물도 한몫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건더기에 새우젓을 얹어 먹는 매력 때문이다. 한참 술 마실때는 순대국 한 그릇에 소주 한 병 마시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소주 없이 먹지만 그래도 맛있다.
건더기를 다 먹고 나니 이제 국물만 (절반) 남았다. 여기에 밥을 말아 먹는다. 여기서 나만의 먹는 법이 추가되는데, 밥을 한번에 넣어서 말아 먹지 않는다. 밥을 한수저 떠서 국물을 적셔 먹는다. 그러면 찰기 있는 밥알도 느끼면서 국물까지 맛볼 수 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순대국에 대한 애정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 순대국을 즐기지 않았던 와이프 조차 또 생각나는 맛이라고 한다. 괜히 50년 전통이 아닌가보다. 문산 순대국, 순대국 맛집 인정이다!
📍일산 문산순대국
・주소: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대로 667-5 문산순대국
・영업시간: 오전 10시 ~ 밤 10시 30분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 ~ 4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주요 메뉴: 순대국 1만원, 내장탕 1만 1천원, 순살탕 1만 1천원, 술국 2만원
・주차장: 인근 고양일산주차장(1층만 이용 가능)이나 대로변 또는 시티프라자 주차장 이용이 무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