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이다. 그러나 포기해서는 안된다.
숫자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할 수 있으면 되는거 아니야? 미적분이다 뭐다 이런게 내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필요하겠어? 라는 마인드로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살아 왔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있어 숫자는 돈을 셀 때 외에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사업을 하고 싶어지고, 주식 투자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점점 숫자의 중요성을 실감해 가기 시작했다. 이 숫자를 알지 못하고서는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감각적인 깨달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언어를 회계라고 했던가. 일정 기간 또는 특정 시점의 기업활동을 담은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s).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로 구성된 재무제표는 안에는 기업의 활동결과가 ‘숫자’로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회계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알지 못하면 각 제표들이, 항목별 숫자들이 어떠한 것을 말하는지 알 턱이 없다. 물론 나도 대학에서 재무관리나 재무회계원리 등을 수강하고 학점을 따기는 했지만 학기가 끝남과 동시에 나의 머릿속에서 지워져버렸다. (더군다나 숫자가 많은 과목이어서 너무나 싫었다!!!!)
#주식을 알게 되다.
주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결혼도 해야하고, 사업적으로 자본을 만들어야 하는 등 이래저래 돈이 필요한 상황이 많았다. 그런데 월급에서 이것 떼고 저것 떼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은 고작 몇십만원이 전부. 그렇다고 은행에 적금을 넣는다고 한들 이자는 거의 0에 가까운 상황. 이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실 내 머릿속에서 ‘주식=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공식이 (왜인지 모르겠으나)자리 잡고 있었다. 괜히 잘못했다가 깡통차는거 아니야? 라는 걱정과 함께. 그래서 시작도 안했었다. 그런데 이 지인은 항상 주식 얘기를 하면서 세계 경제동향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주식을 하는데 세계 경제가 뭐 그리 중요한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점점 듣다 보니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
세계 경제의 흐름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개별 기업으로 이어진다.
특히나 내수보다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강한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각종 이슈들이 당장 내 주머니 사정에도 영향을 미칠수가 있다. 기업들이 잘 되어야 내 삶이 나아진다.
2019년 현재 대한민국 상장사 수는 2,024개다. 시가총액으로는 1,717조원에 이른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그런데 이 많은 상장사 중 어떤 곳에 투자를 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문제이다. 2,024개사 전부를 홈페이지 보면서 조사할 수도 없고 찾아갈 수도 없고. 어떤 기준으로 이들과 마주해야 (투자해야)할까?
#회계 자격증에 도전하기
내가 투자한 금액을 지켜주면서 더욱이는 가치를 높여주는 기업을 찾기 위한 판단 지표는 역시나 재무제표다. 자산의 구성, 자본과 부채의 비율. 돈은 얼마나 쓰고 얼마나 벌었는지 등 그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 재무제표를 읽을 줄 모른다면 이 회사가 지금까지는 어떠했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추락할지. 결국 내 돈을 지켜줄 수 있을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나는 재무제표를 알고자 했고 기왕이면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 먹었다.
실제로 내가 재무제표를 만들면서 어떻게 기업의 활동이 숫자로 기록 되는지 배울 수가 있다. 단어와 문법이 자리 잡혀야 영어 독해를 수월이 할 수 있듯이 앞으로 기업의 활동을 이해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회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 주식 투자를 통해 복리효과를 누리는 것은 물론 회사의 소속으로서 일하든 내 사업을 하든 올바른 숫자를 만들 수 있는 활동을 하고자 한다. 물론 이 자격으로 나의 몸 값도 높일 것이다. (기왕에 회계사까지?!)
#수포자여도 숫자는 봐야 한다.
수포자로서 살아온 근 20년. 수(数)에 대한 기본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은 사실 지금도 못한다. 하지만 매일 숫자는 다양한 의미를 담아 우리 삶 곳곳에 살아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수포자여도 숫자는 봐야 하고 숫자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나는 아직 그에 대한 철학이 없지만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만약 계산이 필요하다면 계산기 또는 엑셀의 힘을 빌리면 된다. 굳이 어려운 식을 외우고 연필로 써가며 골머리 쌀 필요가 없다. 우리가 엔지니어가 아닌 이상 어려운 공학수학까지는 몰라도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수포자여도 숫자는 봐야 하며 풀이가 아닌 읽는 눈을 길러야 한다. 숫자를 통해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기 위해서 회계는 필수 중 필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