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일해라. 내가 이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해라.
지난 1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이러한 말을 수도 없이 들어 왔다. 회사 사장이 직원들에게 무언가 불만 또는 부족함을 느낄때 나오는 대표적인 말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현재의 일, 그리고 시각 (부분)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것 (전체)을 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도 사장이 되겠다는 꿈도 생기게 되었다.
사장이 되어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직원의 업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책임감이 따른다. 그 중 하나는 매월 월급을 지급해야한다는 점이다. 직원은 정해진 날짜에 통장에 급여가 찍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사장(=회사)은 현금흐름에 따라 급여를 여유있게 지급할 수 있는 달이 있는가 하면 대출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직원이 사장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
몇일전의 일이다. 외부업체로부터 쇼핑몰 사이트 리뉴얼과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한 견적서를 받았다. 그리고 나는 견적 내용에 대한 상세를 확인한 후 사내 주간보고 자리에서 내용을 보고 했다.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상. 나는 이 견적서에 당연히 A항목도 들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별도 서비스로 빠져 있는건 납득이 가지 않아요.”
A항목은 외부업체의 최초 제안서에는 포함되어 있었다. 당연히 납품기간도 연내까지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회사 문제로 진행일정이 연기 되고 방향성도 일부에서 전체 개선으로 변경 되면서 납품기간도 내년 봄으로 연장 되었다. A항목에 대해서는 추후 킥오프 미팅에서 요건정의를 하면 되겠지만 당장 연내에 가동이 어려운 부분이었고, 리뉴얼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이 될 여지도 있었다. 회사에서는 이 항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처리가 되기를 원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그 내용을 유지보수 서비스를 통해 해결 할 수 있다는 업체의 제안이 있어 그대로 전달 한 것이다.
이후 상사를 통해 이 문제가 어느정도 조정 국면에 접어 들기는 했지만 회의 동안 나는, 내용을 깊히 있게 확인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시선과 말을 받아 들여야만 했다.
회의가 끝난 후 이번 건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회사의 요청사항에 대해서 업체에 전달했고 업체의 피드백에 대해서 보고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다. 내 생각이 개입 된 곳은 없었다.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사장(임원진)이 생각하고 있던 내용과 내가 담당자로서 생각하던 ‘괜찮음’의 정도가 달랐던 것이다. 특히나 이번 건이 반응이 더욱 극명 했던 것은 비용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판단(보고 가능) 척도는 업계 표준이었고, 사장의 척도는 코스트 다운이었다.
직원이 사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결정권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동등하게 주워진 이후에는 개인차에 따라 결과가 같거나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기 이전에는 절대 같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사장이 되려면 회사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회사 다니면서 부지런히 경험을 쌓아라.”
창업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다. 사실 지금까지는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해왔다. 간혹 이상한(?)행동이나 사내규칙을 만드는 사장들을 보면서 ‘역시 직장 생활 경험이 별로 없으니 저러는게 당연해’라고 받아 들이며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최근 손정의 회장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2021년 12월 10일 현재 일본기업 시가총액 상위 7위인 소프트뱅크그룹의 창업자인 그는 직장생활을 해본 경험이 없다. 대학 재학시절 이미 창업을 하여 사장부터 시작했고, 지금은 일본(글로벌) 대기업으로 까지 성장시켰다.
물론 손정의 회장은 비범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취업 했어도 물론 글로벌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논리대로라면 손정의 회장의 사례는 성립되기 않는다. 단순히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니다는 이유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한 분들이 퇴임 후에 나와서 먹고 살걸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경우는 왜 생기는 것인가?
‘나 왜이렇게 멍청하지… 내가 할 줄 아는게 아무 것도 없는 건가’
신입사원 (남자라면 특히나 군대 이등병) 경험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느껴 봤을 기분이다. 환경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역할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의 직급 (또는 직무)을 거치며 그 역할도 역시나 변해간다. 그러나 어느것도 사장의 역할을 완벽히 대신하는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 임원에서 독립하여 사장이 되어도 결국 신입(사장)이 되는 것이다.
좋은 회사, 성장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은 사장의 수완으로 결정 된다. 경력은 멘땅에 헤딩하는 횟수를 줄여주는데 공헌할지 몰라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경력이 쌓이면서 사고가 굳어질 우려가 있다. 모를 때는 무모하게라도 도전하지만 어느정도 경험이 쌓이게 되면 보수적으로(이렇게 하면 안돼 라는 식의) 시각이 바뀌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에 대한 뜻이 있다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오히려 경험이 부족할 때 시도해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사장이 되어 보지 않는 이상 직원이 사장을 이해 할 수 없다면 무리해서 (사원으로서) 경력을 쌓는데 집중 할 필요가 있을까? 사장은 실무 외에도 경영전략, 회계, 재무, 인사관리 등 다양한 부분을 두루 보지 않으면 안된다. (회사원이 모든 직무를 경험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사장 마인드로 일하라.”거나 모든 사안을 사장 입장에서 바라보고 처신한다면 좋은 평가와 성공이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또한 그 속에는 ‘사장처럼 일 해주는 직원. But 니가 사장(주인)은 아니야’라는 사장들의 속내가 숨어져 있음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정말 이를 원하는 사장이라면 그에게 경영권 참여가 가능한 수준의 주식을 주고 나서 이야기 하기를!
좋은 글귀 감사합니다.
천재와 똘끼가 결국 성공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그럼요!똘끼가 최고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