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소레~ (めんそーれ)”

이번에 조금 이른 휴가로 2박 3일 일정으로 오키나와에 다녀왔다! 일본 도도부현 중 최남서단에 위치한 지역으로 과거 류큐 왕국이라 불리던 오키나와(沖縄). 이곳 도쿄에서는 비행기로 대략 2시간 40분정도.

피치항공 여객기 내부 모습
피치항공 여객기 내부 모습.

비행기는 아침 두번째편 (8:10) 이었는데도 거의 만석에 가까웠다. 아무래도 아직 코로나 규제가 풀리기 전이여서 그런지 좌석 중간 중간은 비워져 있었고 마스크는 당연히 계속 착용해야만 했다. 답답하긴 했지만 즐거울 여행을 위해 인내하기로!

#오키나와 첫째날 : 나하공항 → 아메리칸빌리지 → 카리유시비치리조트

오키나와 공항에 나와 있는 렌트카 고객용 픽업 버스
오키나와 공항에 나와 있는 렌트카 고객용 픽업 버스

지난 첫 오키나와 여행은 뚜벅이로 다녀왔다. 나와 피앙세 모두 심하게 고생을 해서 도쿄에 돌아오마자 운전연수를 받았고 이번에는 당당히 운전하며 여행하게 되었다. 😎(오키나와 여행 첫번째 기록: 뚜벅이 커플의 오키나와 여행기. 3박 4일 일정 자유여행 )

참고로 오키나와 나하공항의 경우 렌트카 영업점과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다. 공항 도착 게이트에 나오면 렌트카 고객 픽업용 버스 승강장이 있는데 본인이 예약한 렌트카 회사쪽으로 가서 예약 확인 후에 탑승하면 된다.

오키나와 스팸 삼감긱밥 포타마(ポーたま). 이건 멘타이마요(明太マヨ) 포타마
오키나와 스팸 삼감긱밥 포타마(ポーたま). 이건 멘타이마요(明太マヨ) 포타마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한 우리. 공항에 나오자마자 스팸 삼감깁밥을 사먹었다.😋 오키나와에는 미군기지가 있고 미국인들도 많이 거주해서 그런지 스팸이 상당히 대중적인 듯한 인상. 짭쪼름한 스팸과 부드러운 계란에 멘타이코 소스까지! (공항 1층 도착 게이트쪽에 있다.)

공항에서 예약한 호텔까지는 1시간 정도 떨어져 있었고 때마침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가는 길에 있는 PIZZA STAND NY에 들렀다. 아메리칸 빌리지 (アメリカンビレッジ)안에 있는데 미국 본토에서 먹었던 피자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호평이 가득! 😮 피자 한조각에 500엔 정도로 콜라가 350엔이니까 1,000엔 정도로도 부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피자빵도 얇고 바삭해서 식감도 GOOD! (피클이 없는게 아쉬워… ㅠㅠ)

PIZZA STAND NY OKINAWA
〒904-0115 沖縄県中頭郡北谷町美浜34番地1

오키나와 거리 드라이브. 악귀를 쫒는다고 알려진 상상의 동물 시사(シーサー)
오키나와 거리 드라이브. 이렇게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니!

배를 채우고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여유롭게 드라이브 ~🚙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사진 속 보이는 동상은 악귀를 쫒는다고 알려진 상상의 동물 시사(シーサー). 오키나와 주택 현관문 기둥 위나 지붕 위에는 보통 시사가 있는데 다양한 모양의 시사를 보는 것도 오키나와 여행의 묘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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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카리유시비치 리조트 오션 스파 (沖縄かりゆしビーチリゾート・オーシャンスパ) 사진 출처: rakuten travel

이번에 숙박하기로 한 곳은 오키나와 카리유시비치 리조트. 호텔 안에도 수영장이 있고 개별로 운영하는 비치도 있어 여름 피서지로 손색 없다. 참고로 우리는 우기(雨期) 할인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고 방도 호텔에서 임의로 배정해 주는 플랜이었는데 다행이도 오션뷰 있는 방으로 당첨!😁 참고로 오키나와 나하공항(那覇空港)에서 차로 1시간 거리.

오키나와 카리유시비치 리조트 오션 스파
〒904-0401 沖縄県国頭郡恩納村名嘉真 ヤーシ原2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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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키소바(하단)와 (상단 좌측부터) 해파리 무침, 바다포도, 락쿄 소금절임

첫날은 아침 일찍 이동하느라 피곤하기도 했고 중간 중간 구경도 하면서 왔던지라 호텔에서 머물기로 했다. 때마침 여행 전날에 봤던 유튜버가 추천 했던 소키소바 가게가 숙소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호텔 도착과 동시에 저녁을 먹으로 출발!

식당 이름은 나카마 식당 (なかま食堂). 소키 소바(ソーキそば)에 들어가는 고기(이것이 소키. 돼지고기)가 마치 우리나라 갈비처럼 따로 나오는 것이 이 식당의 특징이다. 개운한 오키나와 소바 국물에 간이 잘 벤 소키를 한점 한점 뜯어 먹으니 맥주가 쉬지 않고 들어갔다. 😅 그 외 바다포도(海ぶどう)나 락쿄 소금절임 (島らっきょう 塩漬け)등도 오키나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것들 중 하나!

참고로 사진 3번째에 있는 시뻘건 것의 정체는 두부요우(豆腐よう). 이것 또한 오키나와 전통음식인데 중국의 후뉴(ふにゅう)를 오키나와식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한다. 식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두부라기 보다는 카라멜? 같은 느낌인데 저 빨간 소스가 굉장히 독특하면서 쓰다… 😭 발효과정 중에 나온 알코올 때문이라는 것 같은데 아무튼 두번 먹을 일은 없을 듯 ㅎㅎㅎ

나카마식당
〒904-0401 沖縄県国頭郡恩納村名嘉真ヤシ原2576ー1

#오키나와 둘째날 : 후쿠기나미키도오리 → 에메랄드비치

둘째날은 여름 휴가니만큼 바다로 향했다. 물론 숙박 중인 호텔에도 수영장이나 비치도 있지만 오키나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보기로 했고 그래서 정한 곳이 바로 에메랄드 비치!

비세비치(備瀬ビーチ)
비세비치(備瀬ビーチ) 해안길을 거닐며

호텔에서 해안선을 따라 북서쪽으로 1시간 정도. 다행이도 이날은 비도 안오고 날도 맑아서 바다풍경을 만끽하기 너무 좋은 날이었다. (덕분에 땀도 주륵주륵) 이름처럼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보니 아무런 잡념도 생기지 않았다. 지금 봐도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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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기 나미끼도오리 출구 모습. 우리는 반대로 들어갔다. (밑에 금지 표시는 차량진입금지표시)

에메랄드 비치 주변에 또 다른 관광스팟이 있는데 바로 후쿠기 나미끼도오리 (フクギ並木通り)다. 약 1km에 걸친 가로수 길인데 교토에 철학의 길(哲学の道)가 있다면 오키나와는 바로 이곳이지 않나 싶다.

후쿠기나미끼도오리 산책 중
후쿠기 나미끼도오리 산책 중. 가로수길이 끝 없이 펼쳐진다.
후쿠기나미끼도오리 중간 중간 샛길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인다.
후쿠기 나미끼도오리 중간 중간 샛길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인다.

가로수길은 온통 초록초록으로 가득해서 눈도 마음도 정화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길 중간 중간에 바다로 이어지는 길도 있어 걷다가 잠시 바다를 보는 것도 이곳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 (다만, 날이 더워서 그런지 모기떼가 출몰 할 수 있어서 몸에 뿌리는 모기퇴치 스프레이를 챙겨 두는 것을 추천한다.)

비세 후쿠기 나미끼도오리
〒905-0207 沖縄県国頭郡本部町備瀬389

가로수길 산책을 마치고 드디어 도착한 에메랄드 비치 (エメラルドビーチ). 바다 색깔이 어찌나 이쁘던지 물에 들어가기전에 나와 피앙세는 감탄을 연발. 아직 본격적인 피서 시즌 전이라서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서 더 좋았다.

에메랄드 비치에서 둥둥 떠다니며
에메랄드 비치에서 둥둥 떠다니며

수영을 못하는지라 튜브를 끼고 바다 위를 정신 없이 떠다녔다. 에메랄드 비치에는 긴급구조요원들이 상시로 안전사고를 대비해 감시하고 있었고 안전선이 표시 되어 있어서 걱정 없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이다. 덕분에 우리는 이 바다에서 아주 여유롭게 1시간 이상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쌔까맣게 탔다. 😂)

가로수길에 이어 에메랄드 비치까지… 정말 그동안 쌓여 있던 피로와 스트레스 다 풀리고 그냥 이 순간에 몰입 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여운이 남는다.

에메랄드 비치
〒905-0206 沖縄県国頭郡本部町石川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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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중도로비치 주변 지도 (출처: 구글맵)

이후 호텔에서 잠시 낮잠을 자고 일몰을 보기 위해 출발. 해안도로를 따라서 달리고 싶어 호텔에서 한 시간 걸려 해중도로비치 (海中道路ビーチ)로 향했다. 지도에서 보이는 것 처럼 바다 위를 도로 하나가 길게 지나가는 것 같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해서 갔는데…

바다역 아야하시관 (海の駅あやはし館)
바다역 아야하시관 (海の駅あやはし館)
바다역 아야하시관 (海の駅あやはし館) 뒤편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바다역 아야하시관 뒤편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예상보다 우측 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짧았고 생각만큼이나 해안이 웅장하게 펼쳐지는 풍경은 아니었다. 🥲 아쉬운 마음에 한 바퀴 더 돌아서 도로 옆에 있는 바다역 아야하시관이라는 곳에 들러 보았는데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미 폐점한 상태.

바다역 아야하시관
〒904-2427 沖縄県うるま市与那城屋平4

이대로 그냥 가기는 아쉬웠고 배도 고파서 주변 맛집을 검색 하던 중 헨자(肉や食堂 in へんざ)라는 식당을 발견하게 된다.

A5ランク赤身牛カツ×ミスジ牛カツ
A5랭크의 아카미 규카츠 & 미스지규카츠

평점이 좋을 뿐더러 와규 중 고급 등급이라고 불리는 A4랭크의 고기로 만든 규카츠. 한입 한입 씹을 때마다 바삭한 튀김 옷과 부드럽게 입 안에서 녹는 소고기 맛이 일품이었다!

해안도로를 마음껏 달리지 못한 아쉬움과 이날의 피로를 이 헨자의 규카츠를 통해서 풀고 호텔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음식마저 별로였다면 정말 서운 했을 듯 😄

고기식당 헨자
〒904-2426 沖縄県うるま市与那城平安座252

이렇게 오키나와에서의 2박 3일간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마지막날은 오후12시 비행기여서 오전에 렌트카 반납하고 나하공항내 매장 구경하고 다시 도쿄로.

참고로 오키나와에도 고속도로가 있는데 오키나와 북부에 위치한 나고시(名護市)를 기점으로 나하시 (那覇市)까지를 잇는 총 57.3km의 짧은 구간이다. 들어왔다 싶으면 금새 나오게 되는 재미있는(!) 고속도로ㅎㅎㅎ. 오키나와 여행의 숨은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일 것 같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3번째 오키나와 여행을 하고 싶다. 기왕이면 여유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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