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라인 쇼핑몰(EC) 운영을 처음 접한 건 2014년. 정사원으로 취업한 일본 회사에서 온라인 쇼핑몰에 관심이 많았다. 검색광고마케터 1급 자격과 HTML 기초, 간단한 포토샵 활용 능력을 갖고 있던 나를 필두로 라쿠텐 운영팀이 만들어졌다.

여러 차례 이직을 하면서 생활용품, 화장품, 모바일 액세서리 등 여러 카테고리 상품을 인터넷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관리하던 스토어 전체 매출이 월 1천만엔대(1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금은 일본 쇼핑몰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회사를 대신해 운영대행과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한국과 다른 낯선 환경인 탓에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언어, 소비자, 플랫폼, 법률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국내나 다르지 않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로 보내는 하루 일과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 일본 온라인 쇼핑몰 운영 12년차. 주문 관리부터 배송, 광고, 이벤트까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 라쿠텐, 아마존 재팬, 야후 쇼핑, 쇼피파이 등 여러 플랫폼을 운영하며 실제 업무 과정을 소개한다.
- 일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하는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일본 온라인 쇼핑몰 업무 시작은 주문현황 관리
오전 9시 30분, 출근과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 관리자 화면에 들어간다. 라쿠텐 이치바, 아마존 재팬, 야후 쇼핑, 쇼피파이 순으로 순차적으로 확인한다. 오늘 출하되어야 할 주문수 확인을 시작으로 전날 매출과 접속자 확인도 빼놓지 않는다.

다음으로 눈여겨보는 건 리뷰와 문의관리. CS팀에서 대부분 처리해 주지만 스토어 운영자로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특히 리뷰는 유독 신경이 쓰인다. 별평점 5개라면 걱정 없지만 3개 이하로는 요주의다.
“비싼 돈 주고 샀는 데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로고가 떨어졌어요.”
품질 문제는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 우선 고객이 주문을 언제 했는지 확인하고 사내 메신저를 통해 CS팀에 연락을 취해본다. 리뷰캡처와 함께 교환이나 A/S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다. 초기 문제라면 고객에게 상품 교환이 가능하다고 안내를 한다. 고객에 따라서는 교환까지 받은 후 평점을 5점(만점)으로 수정해주기도 한다.

주문 중에는 간혹 확인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다. 주소지와 관련이나 고객 요청 코멘트가 있는 경우다. 이 경우는 통합 주문처리 시스템에서 [확인요망]으로 변경되어 자동으로 출하되지 않는다. 일본은 위, 아래로 길게 뻗은 나라이고 작은 섬들이 많다. 그래서 일부 지역은 추가할증이 붙어 무료배송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추가 배송비가 붙는 사실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동의하면 발송, 아닐 경우 주문을 취소하게 된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경우는 의심 주문이다. 라쿠텐의 경우는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대부분 자동으로 필터링되지만 쇼피파이 등 자사몰의 경우는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쇼피파이 관리자에 확인 필요로 뜬 거래를 확인해 고객 연락처로 직접 전화를 걸어본다. 10건 중 2건은 전화연락이 닿지 않는다. 타인 카드 부정거래가 의심되는 경우들이다. 분쟁을 막기 위해 가끔은 수고가 필요하다.
오후는 배송처리 시간
오전동안 주문확인을 했다면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배송처리 시간이다. 일본도 배송 스피드가 생명이다. 라쿠텐을 처음 맡았을 당시에는 주문부터 배송받아보기까지 1주일 걸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일배송 ~ 익일배송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래서 당일 출하 마감시간이 존재한다. 우리 회사는 오후 12시. 점심 먹고 돌아오면 배송작업에 돌입한다. 물류팀이 있다면 주문 데이터가 제대로 전송이 되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없는 경우라면 직접 출하 준비를 하게 된다.
다시 한번 통합 주문처리 시스템에 접속한다. 먼저 당일 출하 예정인 상품 피킹 리스트를 출력한다. 리스트에 적힌 수량에 맞게 창고에서 재고를 확보한다. 다음으로 주문번호별 상품 종류와 개수를 확인해서 포장 준비를 한다.

마지막으로 송장을 준비 한 뒤 상품을 담은 박스 위에 붙여서 내놓으면 끝. 야마토나 사가와 등 배송사에서 상품 픽업 오기로 한 시간 전까지 작업을 끝내야 한다. 평소에는 팀 인원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지만 라쿠텐 슈퍼세일 등 행사가 있을 때는 주문량이 평소의 2~3배 이상으로 늘어나 다른 팀에도 급하게 SOS를 청한다.
회사 앞에 쌓여 있던 택배가 수거되고 나면 그제야 조금 여유가 생긴다. 부디 문제없이 고객에게 상품이 잘 도착하기를 바랄 뿐이다.
빼놓을 수 없는 상품, 광고, 이벤트 관리
상품 등록이 매일 같이 있지는 않다. 기존 등록 상품들이 문제가 없는지 패트롤(순찰) 하는 게 일상이다. 최근에 등록한 상품들은 대부분 문제없는데 과거 상품들은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먼저 이미지가 잘린 경우들. 과거에 등록한 이미지가 어떤 이유에서인가 삭제된 경우들이 더러 발견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단연 엑박이다. 이럴 경우 사내 상품 데이터를 확인해 이미지를 교체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는 기존 이미지만을 노출되도록 수정한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게 상품명 개선. 상품명에는 검색어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다. 불필요한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나 또는 연관 키워드가 누락된 경우들이 발견된다. 쇼핑몰에서 해당 키워드들을 검색해서 검색볼륨을 확인하고 경쟁자가 사용 중인지 여부도 판단해서 갱신을 진행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광고 관리. 주력 상품들이 잘 노출되고 있는지 지나치게 광고 예산을 잡아먹는 상품이 없는지 체크하는 일이다. ROAS를 기준으로 최저 200% 이상이 되도록 컨트롤한다. 200%이하면 초조해진다. 그렇다고 자주 수정하면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으니 1주일 정도는 추이를 더 지켜본다. 월말에 ROAS 500% 이상이 나오면 합격점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이벤트 관리. 각 쇼핑몰마다 매달 이벤트가 있다. 라쿠텐은 슈퍼세일이나 쇼핑마라톤, 아마존은 프라임 데이가 대표적이다. 각 이벤트 기간에는 접속자가 늘어나 매출 올리기 좋다. 해당 기간 동안 우리 쇼핑몰에서도 할인을 할지, 아니면 포인트나 쿠폰 등 다른 혜택을 줄지 사내에서 미리 의견 조율을 한다.
회사에서 팔고 남았던 전동걸레가 창고 벽면을 한가득 채운 적이 있었다. 이벤트 기간에 매출 상승한 것이 탄력을 받아 평소에도 꾸준히 판매가 이루어졌고 머지않아 재고전량을 소진시켰었다. 뻥 뚫린 창고를 볼 때마다 얼마나 속이 시원했던지!
일본에서 각 쇼핑몰 최고 담당자를 점장(店長)라고 칭하기도 한다. 점장으로 일본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온 지 12년이 지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바라는 건 단 하나. 택배 상자 하나에 담긴 우리의 진심이 고객에게 닿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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