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뭐니뭐니해도 고향의 맛이다.
일본 생활을 한지 9년차. 한국이랑 그리 멀지 않고 집에서 30분정도면 도쿄 한인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에 도착할 수 있다. 그래서 꼭 한국에 가지 않더라도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
하지만, 대체로 일본 고객들 입맛에 맞춰 어느정도 현지화 되어 있고 식재료도 일본산이다 보니까 한국에서 먹는 맛과는 다소 차이는 있다. (그리고 가격도 조금 비싸고…) 특히나 요즘 같이 코로나로 인해서 한국에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없다보니 음식으로 인한 향수병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집에서도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 (식품)이 있어서 다행이다. 고향에 맛 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식품들이 있어 집에서 자주 요리해 먹고는 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본에서 먹는 한국 식품 베스트3를 다뤄보고자 한다!.
베스트3! 청정원 직화 짬뽕분말
역시 한국 사람한테는 얼큰한 국물이 빠지면 안 된다! 얼큰한 것 음식 중 대표는 뭐니뭐니해도 해물짬뽕이지! 물론 신오쿠보에도 한국식 중화요리점이 있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덜 얼큰하다.
그러다 얼마전 한인마트에서 발견 한 청정원 직화 짬뽕 분말. 일반 마트에서 파는 냉동해물믹스와 양배추를 볶다가 물 900ml에 짬뽕분말을 넣고 푸~욱 끓이고 마지막에 짬뽕소스를 추가하면 끝!
너무나 손 쉽게 한국에서 먹던 교동짬뽕급의 얼큰한 국물이 완성된다! 3인분 기준 소스다 보니 한번에 다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한번은 밥 말아먹고 또 한번은 우동 등 면사리를 넣어서 먹고는 한다. 홍합이나 새우까지 넣으면 정말 속풀이로도 최고일 듯!
베스트2! 부산발 한국 농협김치
김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라는 사실을 누구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처음 일본생활 시작할 때는 현지 음식에 적응해보겠다고 김치를 한달정도 안먹어 보다가 … 결국 김치가 없이는 죽음을 달라는 심정으로 김치를 한시도 손에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 마트에는 일본산 기무치나 중국산 김치가 많이 유통되고 있었고 기무치는 달고 (익을수록 맛이 없어진다) 중국산 김치는 맛은 나쁘지는 않은데 왠지 불안하고… 그러다 어느순간 해성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부산발 한국 농협김치! (釜山発、韓国農協キムチ)
한국 어느 지역에서 만들었다는 김치는 많이 먹어 봤지만 일본 수출용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달고 맛이 없었다. 그런데 이 김치는 무려 농협!에서 만들었다. 이거 한 통이면 대략 1주일 정도는 먹을 수 있다.
포기김치는 아니고 맛김치에 가깝다. 그리고 익을수록 산미가 강해져 적당히 익으면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을 해먹어도 맛있다! 물론 집에서 보내주는 김장김치 맛에 비한다며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한국에서 먹던 맛과 차이가 없어서 매주 2통 이상은 구매하고 있다.
베스트1. 농심 신라면
김치와 찰떡궁합 음식은 누가 뭐라고 해도 라면! 그 중에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인 농심 신라면 일 것이다. 신라면은 일본에 진출한지 오래 되기도 했고 일본 편의점, 마트 어디를 가나 손 쉽게 신라면을 구할 수 있다.
뭔가 만들어 먹기는 귀찮은데 얼큰한게 먹고 싶을 때는 언제나 신라면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있으면서 신라면이 왜 신(辛)라면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는데, 신라면을 끓일 때 나는 스프의 매운향 때문에 기침이 멈추지를 않는다!
예전에 코로나 초기 일본내 식품 사재기로 마트에 물건이 없을때 유일하게 신라면만 남아 있었다는 짤들이 우리나라에서 험한 아니냐는 식으로 돌아다니고는 했는데, 나는 이해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매운 음식에 약한 사람이 많은 일본인들에게 비상식품이 부족한 와중에도 차마 신라면은 손을 델 수 없었던 것이다.
어찌되었건 신라면의 얼큰함은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에게 맵고도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