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반나절 코스로 잡아도 손색 없는 카오산로드

태국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전날의 비행피로와 저녁 늦게부터 시작된 지인과의 술자리로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

어느덧 이곳이 태국 방콕이었음을 실감하고 부랴부랴 빛을 가리던 암막커튼을 젖혔다. 도로위를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함께 창문뷰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선이 눈에 들어왔다. (태국은 어딜가나 전선이 이렇게 정신 없이 늘어서 있었다.)

태국의 흔한 거리 전선뷰
태국의 흔한 거리 전선뷰

1. 카오산로드를 향해서

전직장 워크샵 방문차 온 태국이었던지라 사실상 무계획 상태. 그러다 급 반나절 이상 자유시간이 생겨서 부랴부랴 숙소에서 가까운 곳을 찾았다.

원래는 짜오프라야강을 가고 싶었으나 숙소에서 1시간 이상 걸려 그보다는 가까운 ‘카오산로드‘로 향했다.

Talat Yot, Phra Nakhon

숙소에서 카오산로드까지 경로
숙소에서 카오산로드까지 (구글맵에 속으며 안된다. 도로 정체를 생각하면 1.5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

카오산로드는 전세계 배낭 여행객들의 성지라고 알려져있다. 숙소에서 그랩으로 차를 예약해 목적지로 출발….!

그런데 방콕의 극심한 정체와 기사 아저씨의 픽업장소 착각으로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려 도착했다. (원래 40분정도 거리) 그나마 가는 길 이국적인 도로뷰를 보는 걸로 위안을 삼았다.

카오산로드를 향하는 길 마주한 의류도매시장
카오산로드를 향하는 길 마주한 의류도매시장

2. 배낭여행객의 성지 카오산로드 입성

드디어 힘들게 카오산로드에 입성(!) 느낌은 명동 길목의 태국판 같다. 길 양옆으로 노점과 식당이 늘어서 있다. 손님을 기다리는 툭툭이도 많았다.

카오산로드 메인스트릿의 모습
카오산로드 메인스트릿의 모습

점심시간이 지났을 때라 배가 고프니 무엇보다도 식당들이 눈에 들어왔다. 태국식은 물론 파스타 등을 파는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많았다.

카오산로드 길거리 곳곳에 서있는 메뉴판
카오산로드 길거리 곳곳에 서있는 메뉴판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관광객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관광객들

그리고 이 길목의 끝에 드디어 만나게 된 태국판 맥도날드 아저씨! ‘I 🤍KHAOSAN’이라고 쓰인 간판 옆에 합장을 하고 사와디캅(태국의 인삿말)이라고 말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카오산로드의 대표 명소(?) 사와디캅 하고 인사하는 맥도날드 아저씨
카오산로드의 대표 명소(?) 사와디캅 하고 인사하는 맥도날드 아저씨

블로그들을 보니 코로나로 인해 맥도날드 영업을 중지했다고 했는데 현재는 재개한 상태다. 기념으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하나 사먹을까 했지만 태국 한정 메뉴(?) 같은건 없었기에 패스.

카오산로드 메인스트릿은 생각보다 총 300m정도의 거리로 생각보다 짧다. 맥도날드 아저씨와 작별을 하고 다시 턴해서 앞쪽으로.

이처럼 길 사이에 생활잡화나 옷을 파는 노점들이 많이 있다. 기념품을 사기에도 좋을 듯

카오산로드의 잡화 : 그릇
카오산로드에서 판매하는 잡화 (그릇)
카오산로드에서 판매하는 옷
카오산로드에서 판매하는 옷

그리고 동남아답게 열대과일을 파는 상점들도 많이 있었다. 지금보니 저 열대과일 스무디를 파는 집에서 ‘망고밥(망고찹쌀)’을 팔고 있었다(!) 당시… 속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아 밥은 커녕 스무디 조차 넘겨버린 것이 아쉽다 😂

카오산로드 곳곳에는 열대과일을 파는 매대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카오산로드 곳곳에는 열대과일을 파는 매대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두 눈을 의심하게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악…어?!

그랬다. 무려 악어고기를 팔고 있었다. 절개 된 악어가 노점에 걸려 있었고 그 밑에는 악어꼬치가 있었다. 호기심은 생겼지만…무서워서 패스.

카오산로드에 있는 악어고기 매대
카오산로드에 있는 악어고기 매대

참고로 카오산로드 곳곳에는 정차된 툭툭이가 많다. 툭툭이를 타고 다시 돌아갈까 했는데 역시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 아까웠다.

(참고로 툭툭이로 숙소까지 가는 것 보다 그랩으로 가는게 더 쌌다.)

태국의 흔한 툭툭이 모습
태국의 흔한 툭툭이 모습

3. 카오산로드 길목 탐방

카오산로드를 배회하다 무심고 길목에 들어섰는데 이 길목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오후 햇살이 부드럽게 쏟아지는 음악이 가득한 거리. 조금전의 카오산로드와 같이 길 양옆으로 노점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같았지만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었다.

카오산로드 사이드 길목거리 모습
카오산로드 사이드 길목거리 모습
여유가 넘치는 카오산로드 주변 거리의 모습
여유가 넘치는 카오산로드 주변 거리의 모습

한 길모퉁이에는 수영장이 딸린 호텔도 있었는데 이곳에는 노년의 서양 관광객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인근 수영장이 딸린 호텔에서 오후를 즐기는 서양의 중년들
카오산로드 인근 수영장이 딸린 호텔에서 오후를 즐기는 서양의 중년들

로컬 길거리 음식점도 있었다. 꼬치 같은 것과 맥주를 마실 수 있어 보였다.

카오산로드 인근의 길거리 음식점
카오산로드 인근의 길거리 음식점

그렇게 거리에 풍경에 취해 걷다가 여유와 낭만(?)이 넘쳐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이제 속도 좀 풀렸겠다, 쏟아지는 오후 햇살이 가득한 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외부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식당 앞에서 찍은 길거리의 모습. 너무 여유롭고 푸근한 느낌이다.
식당 앞에서 찍은 길거리의 모습. 너무 여유롭고 푸근한 느낌이다.

주문한 메뉴로는 태국의 볶음 쌀국수 요리인 팟타이와 똠양 볶음밥.

팟타이
팟타이 포크(Pork). 돼지고기와 함께 볶았다.
똠양볶음밥
똠양 볶음밥. 오이가 정말 크다.

나는 사실 똠양꿍을 먹지 못한다. 그 특유의 시큼함이 도저히 입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볶음밥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사실 배고파서 맛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ㅎㅎ)

그리고 음식에 맥주가 빠지면 섭하지! 함께 간 선배는 레오비어, 나는 다크레오비오(흑맥주)를 마셨다. 30도가 넘는 더위로 땀이 계속 나고 있었는데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더위도 식히고 배도 채우고 여유 있는 오후 거리도 감상하고. 정말 너무 꿈 같은 시간이었다.

태국 레오 맥주
식당에서 맛 본 레오 맥주

식당정보

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 우리는 툭툭이 흥정에 실패하고 다시 그랩을 기다렸다. 그랩이 오는 동안 근처거리를 구경했다. 뭔가 1960년대 있었을 것 같은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버스 정류장
그랩을 기다리며. 중간에 보이는 것이 (15번)버스다.

그런데 재밌는게 버스정류장 팻말의 버스시간표가 깨져 있었다.

카오산로드 버스 정류장. 우측  Bus Stop 팻말 밑을 보면 안내판이 깨져 있는 것이 보인다.
우측 Bus Stop 팻말 밑을 보면 안내판이 깨져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알고 버스를 타는걸까?! 아무튼 이렇게 짧지만 즐거웠던 카오산로드의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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