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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스토리»일본에 살다가 다시 한국으로 귀국을 고민한다면!
스토리

일본에 살다가 다시 한국으로 귀국을 고민한다면!

2026년 6월 27일댓글 없음5 Mins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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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목차

  • 1 영주권을 코앞에 두고 귀국을 선택하다.
  • 2 한국은 모국일 뿐이다.
  • 3 한국에 와서 좋은 점과 나쁜 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도 어느덧 햇수로 3년차를 맞이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 초년시절부터 30대 중반까지 10년을 꼬박 채웠던 일본생활. 그동안 쌓았던 모든 커리어를 접고 한국에 돌아가는 게 맞는 걸까. 인생을 건 고민이었다.

  • 영주권을 앞두고도 10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 귀국 후 집과 일, 사업을 새롭게 준비하며 정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 한국에 적응한 지금, 일본을 떠나며 느낀 아쉬움과 귀국 후 달라진 일상을 돌아본다.

영주권을 코앞에 두고 귀국을 선택하다.

일본 생활을 시작한 건 2013년 9월. 대학에서 일본학 전공을 했지만 일본 유학이나 워킹홀리데이 기회는 갖지 못했다. 어렵게 입사한 첫 직장. 일본영업이었지만 바이어 앞에서 일본어 한마디 못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거기에 적응까지 실패하면서 3개월 만에 퇴사를 선택했다.

더 늦기 전에 일본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부랴부랴 정부지원 해외인턴을 신청했다. 서류평가, 면접, 합숙교육, 현지기업 매칭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일본행 티켓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일본 요코하마 여행 사진
일본 인턴 시절. 주말을 이용한 요코하마 여행에서

6개월 인턴과정이었지만 일본, 도쿄에서 눈 뜨는 아침이 너무 좋았다.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밖을 나가면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과 하루 종일 들리는 일본어에 홀렸다. 인턴이지만 정직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했다. 밤낮, 주말 가리지 않고 회사에 헌신했다. 그런 20대의 젊은 패기가 회사에서 인정 받았고 정사원으로 전환되는 첫 사례가 되었다.

이후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갔고 전시/상담회 업무를 시작해서 인터넷 쇼핑몰 운영관리직까지 4차례 전직 하며 몸값도 높여갔다. 마지막 직책은 EC팀 리더.

회사생활이 5년을 넘어가면서 언젠가는 내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한국이었다면 언제든 가능하지만 일본에서는 아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투자경영비자나 영주권이 필요했다. 현실적 대안은 당연히 영주권.

영주권이 있으면 내 이름으로 된 집도 살 수 있고 법인도 제약 없이 설립할 수 있다. 참정권 등 일부 제한은 있지만 취업비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권한)가 부여된다. 그래서 영주권 받을 때까지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자고 마음먹었다.

일본 코로나 마트 사재기 휴지 티슈 품절
코로나 사재기로 텅비어버린 (휴지 / 티슈)매대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코로나19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한국은커녕 도쿄 밖으로 벗어나는 것도 어려워졌다. 식료품은 동이 났고 두루마리 휴지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일본사람들이 사지 않고 남아 있던 신라면으로 버텼다.

한국계 회사에 다니다가 일본인들만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코로나 와중에 과감히 전직했다. 경력을 버리고 평사원 초임부터 다시 시작했던 회사. 운이 좋게도 내가 맡은 쇼핑몰들이 목표 대비 매출이 잘 나와주면서 입사 1년 만에 팀장급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기쁨은 거기까지.

입사 전 면접 때 성과만 올리면 희망 연봉 이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인사팀 직원의 말이 거짓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성과를 올렸음에도 회사급여체계 개편이다 뭐다해서 기본급은 올리고 수당급은 낮추면서 급여 변동액이 ‘0엔’에 수렴. 거기에 점점 말도 안 되는 목표치가 떨어졌다. 당연히 달성에 실패했고 상여금 삭감에 급여는 동결되었다. (더럽고 치사하다.)

10년간 일본에 살면서 점점 생활이 나아졌다면 더 큰 희망을 갖고 미래를 준비했겠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회사 복이 없던 건지 아니면 내가 부족했던건지… 일본에 있다는 행복감은 바닥을 향했다. 다시 코로나가 터지지 말라는 법도, 지금 회사보다 더 좋은 회사를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결심했다, 한국으로 돌아가자!

한국은 모국일 뿐이다.

한국에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건 2022년 초반. 실제로 돌아가기까지 1년 이상 시간이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지내던 보금자리 (1LDK구조)
도쿄에서 지내던 보금자리 (1LDK구조)

일단 집 문제. 일본에서는 월세 아니면 매매다. 내가 살던 집은 도쿄 외곽 주택가에 위치한 1LDK 맨션. 월 9만엔정도 월세(야칭)를 냈다. 이사할 때는 월세 약 3개월 정도 비용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달랐다. 일본(다른 나라)에는 없는 전세제도. 수도권 집은 못해도 2~3억은 필요했다. 보통은 주거래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입주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 경제활동 이력이 없는 나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벽이었다. 지난 10년간 급여를 받는 이력도 4대 보험을 가입한 기록도 없다.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상 제도권 대출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와이프와 8월 한여름 더위를 뚫고 서울을 비롯 경기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가까스로 일본에 살 때와 비슷한 수준의 비용으로 월세 아파트를 계약할 수 있었다. 

다음 문제는 경제활동. 일본에서 쌓은 커리어를 한국에서 100% 살린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나의 경우는 라쿠텐, 아마존 재팬 등 일본 쇼핑몰이 주력이다. 국내에도 이들을 관리하는 구인 공고가 더러 있다. 그러나 급여나 근무 조건 등 일본에서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조건인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공유오피스 개인실 내부 모습
한국에 돌아와 처음 구했던 사무실 (공유오피스)

그래서 처음부터 창업을 염두에 둔 한국행이었다.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법인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몇 건의 컨설팅과 디자인 업무를 수행했고 이 실적을 바탕으로 청년창업자금 1억을 받았다. 일본이었다면 아직 달성해지 못했을 일들을 한국에 돌아와서 하나, 둘 이루어 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 와서 좋은 점과 나쁜 점

지난 2월자로 10년간 지갑에 항상 지니고 있던 일본재류카드에 구멍을 뚫었다. 이제 일본에 입국할 때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입국 게이트에 서야 한다. 재입국 게이트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한국에 돌아오니 음식에 대한 향수는 모두 사라졌다. 김치는 언제나 냉장고에 가득하고 세상이 온통 한식이다. 신오쿠보(한인타운)에 나가야 먹을 수 있던 음식들은 이제는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에 돌아와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렸던, 제주도
한국에 돌아와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렸던, 제주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도 수시로 친목도모를 하고 있다. 한국 떠나기 전에 봤거나 이따금 일본에 올 때나 만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시간만 맞다면 언제든 볼 수 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기념일이나 명절을 함께 보낼 수 있다.

하지만 10년간 일본에서 지냈다 보니 다시 한국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이 외국 같았다고 할까. 도로법규가 다르니 면허시험 보는 각오로 다시 하나하나 익혀야 했고 생활패턴도 어딘가 달랐다. 그래서 귀국 1년간은 사업 준비와 한국 적응에 정신없었다.

그리고 일본어 쓸 일이 부쩍 줄어들었다. 일 때문에 매일같이 일본어를 쓰지만 말할 기회가 거의 없다. 몇 달에 한번 오는 일본 바이어 통역 때 말고는 안 쓰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일본어로 말하는 게 예전 같지 않다.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먼저 튀어나오는 일은 어지간해서 없다.

일본에 있을 때 한국에 돌아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을 여럿 봤다. 내가 일본을 떠날 때도 주변 선배들이 혹시 모르니 비자만큼은 살려두라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다행히 나는 돌아가지 않았다.

오키나와현의 야에야마 제도 다케토미지마
일본 이시가키지마 인근 섬마을 다케토미지마

아쉬운 게 있다면 일본을 떠나고 나서야 일본에서 해보고 싶은 게 더 많이 생겼다고 할까. 위로 홋카이도부터 밑으로 오키나와 (요나구니지마)까지 일본열도를 샅샅이 여행해보고 싶고. 여러 매장들 돌아다니며 발 빠르게 정보 캐치해서 한국에 제품을 알리는 일도 해보고 싶고. 등등.

결론적으로 한국에 귀국한 데에는 후회 없다. 하고 싶은 일을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도 모국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고. 다만, 너무 정신 없고 사방팔방 비교가 난무한 사회다 보니 가끔은 내 앞가림만 신경 쓰면 되었던 일본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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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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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0년간 사회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 하고 있습니다.
☕️커피 마시며 글 쓰고 책 읽는 걸 좋아하는 낭만 가득 30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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