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에서의 둘째날이 밝았다. 따로 조식이 나오는 곳이 아니었기에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모닝커피를 하고 잠시 수영을 즐긴 후 아점을 하러 나가기로 했다.
다행이 이 조그만 섬에도 한식 가게가 있었다. 윤식당 이후로 한, 두곳 정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선샤인 카페가 유일(?)하다.
이곳은 대로변이 아니라서 지나치기 쉽다. 실제로 우리도 그랬다. 선샤인 카페 간판이 보이는 쪽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앞에는 선샤인 다이브가 있고 그 바로 앞쪽에 있는 곳이 선샤인 카페다.
외관도 내관도 깔끔한 화이트 색상에 귀여운 아트가 그려져 있어서 도저히 한식을 팔 것 같은 비주얼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메뉴판에는 커피 외에도 김치찌개, 떡볶이, 신라면, 김치볶음밥, 치킨, 닭볶음탕 등 여러 종류의 한식이 있었다. 우리는 이 중 김치찌개와 떡볶이를 시켰다.
이곳의 주인은 한국사람이지만 점원이나 요리사 모두 현지인. 음식 비주얼은 일단 시뻘겋기에 합격! 하지만 맛은 걱정이 되었다. 일본에서도 여러 한식을 먹어 봤지만 대체로 현지화 되어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김치찌개 한 숫가락을 떠 먹었는데 맛있었다. 내 기준에서 합격!!
뒤이어 나온 떡볶이. 적당히 떡볶이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집에서 만들어 주는 맛이다. 이정도면 나쁘지 않지! 이렇게 먹고 대략 2만원 정도.
일본을 떠나온지 약 4일만에 먹은 그것도 적당한 선에서 맛있던 이곳의 한식 덕분에 기운이 났다. 금새 식사 끝.
📍선샤인카페 (sunshine cafe)
주소: Jl. Pantai Gili Trawangan, Gili Indah, Kec.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영업시간: 오전 8시 ~ 오후 9시 (※길리 여느 식당처럼 문여닫는 시간이 일정치는 않은 것 같다.)
평가: 여행도 체력이다. 한국사람은 한식! (★★★★☆)
배가 부르니 기분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바로 앞의 아름다운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소화도 시킬겸 해안가를 따라 걷기로 했다.
어느덧 길리 항구에 다다르자 마차 행렬이 길게 늘어선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택시 승강장을 연상케한다. 이 마차는 ‘치모도’라고 한다. 길리섬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섬에 도착한 사람들은 치모도에 짐을 싣고 숙소까지 이동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우리도 그랬어야 했다. 😂)
대략 한 십여분 더 걸었을까? 땀이 나기도 하고 디저트 생각도 나기도 해서 이번에도 바다뷰가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커피 한잔과 드래곤푸르츠 쥬스를 시켜놓고 그저 멍하니 바다만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좋았다.)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 시간. 트라왕안 메인 스트릿에서 숙소까지는 대략 20분거리. 주변에 편의시설이 아무것도 없기도 하고 저녁이 되면 어두워 나가기 힘들어 미리 음식을 사가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화덕피자.
우리는 테이크 아웃(테이크 어웨이)으로 주문했다. 그로부터 한 10여분이 지나자 황토색 무지 박스에 피자를 담아서 건내주었다. 혹여라도 흐뜨러질까봐 조심 조심히 숙소까지 모셔왔다.
숙소까지 가는 동안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결국 바로 샤워 후에 풀장 입수 결정! 그리고 피자를 개봉했다. 구워진지 시간이 조금 지나 피자가 주욱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맛있었다. 아마 가게에서 먹으면 더 맛있었을듯 😋
📍Francesco’s Pizza
주소: Gili Trawangan, Jl. Bintang Laut, Gili Indah, Kec.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11시(※마찬가지로 영업시간은 유동적인 듯)
평가: 대략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맛 좋은 피자를 즐길 수 있다. 매장도 깨끗 (★★★★☆)
한식에, 커피에, 거기에 피자까지. 단시간에 너무도 입이 즐거워지는 경험을 많이 하고 나니 풀장에 몸이 저절로 뜨는 것 같은 놀라운 체험마저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가 떨어질때까지 풀장에서의 물장구는 멈추지를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