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에서의 셋째날. 정들었던(!) 프라이빗 빌라를 떠나 조금더 저렴하면서 이동성이 편한 곳으로 옮기기로 했다.
역시 가는 길이 편치 않다. 중간 중간 마주한 치모도(마차)를 마주치면서 다시 한번 후회 했다. 그래…탔어야 했어.
어제 저녁에 맥주를 샀던 구멍가게도 지나쳤다. 길리의 길목에 있는 일반 로컬 상점에서는 보통 맥주를 팔지 않았다. 대신 이처럼 가게 앞에 빙땅맥주 로고가 있는 곳은 팔고 있었다. (500ml 한캔 50K로 비싸다.)
이윽고 10여분을 걸어 2번째 숙소인 삼바빌라에 도착했다. 트라왕안 메인스트릿에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동성이 월등히 좋다. 바로 옆에 24시간 편의점도 있다.
체크인을 하고 내일 먹을 조식 메뉴를 기다리고 기다리는 동안 웰컴 드링크가 나왔다. (생각해보니 첫 숙소에서는 웰컴 드링크가 없었던 것 같은데 🤔)
잠시뒤 점원의 안내를 따라 룸으로 이동했다. 룸까지 가는 길도 초록초록하고 꽤 쾌적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열린 숙소의 문! 창문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답답해 보이기는 했지만 넓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화장실. 실외에 있던 먼저번과는 달리 실내에 있었다. (밀페형) 하지만 후에 안 사실이지만 화장실이야 말로 가장 큰 복병이었다.
샤워기 물을 틀자마자 풍겨져 나오는 쇠 비린내…. 미리 챙겨온 여행용 샤워기로 갈아 꼈는데 물을 켜자마자 금새 필터가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결제까지 한 상황에 다른 대안은 없었다. 참고 지내기로 😭
📍삼바빌라 (SAMBA VILLAS)
주소: Gili Trawangan, Gili Indah, Kec.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0862
비용: 1박에 6만원대 ~
평가: 접근성 좋고 점원들 친절. 하지만 녹물은 참을 수 없다… (★★☆☆☆)
체크인과 짐 정리를 얼추 끝내고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다행이 바로 메인 스트릿에 바다풍경이 펼쳐지니 기분은 금새 릴렉스 되었다.
그리고 적당히 배도 고파 점심을 먹으러 이동. 기분 전환을 위해 어제 왔던 한식당, 선샤인 카페에 다시 왔다. 이번에는 세트 메뉴를 시켜보았다. 세트메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또는 콜라)와 나시고랭, 미고랭, 신라면 중 택일로 가격은 60K.
나는 나시고렝(인니식 볶음밥), 와이프는 신라면을 선택했다. 김치도 반찬으로 제공되었다. 맛은 말해서 뭐해! 오늘은 별 다섯개다.
밥을 기분 좋게 먹고 숙소 근처에서 자전거 렌탈을 해서 가기로 했다. 아.. 그리고 보니 숙소 근처에 이슬람 사원이 있었는데 때마침 라마단 기간이었나보다.
밤낮 없이 확성기를 타고 울려퍼지는 기도소리에 매일 새벽 3시쯤에 한번씩 깼다…😭
길리 트라왕안은 자전거를 타고 대략 40분 정도면 섬을 크게 한바퀴 일주 할 수 있다. 참고로 자전거 렌탈비는 하루 50K (가격은 평준화 되어 있는 듯 하다.)
섬 동쪽에서 터틀포인트를 따라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대략 5분 정도의 거리가 백사장이다. 이곳은 자전거로 달릴 수 가 없어서 내려서 걸어가야만 한다.
구글맵을 켜보니 나름 우회하는 길이 있어서 그 길을 선택해 보았다. 덕분에 섬 구석 구석을 샅샅이 자전거로 누빌 수 있었다.
어느덧 백사장을 지나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갈 정도 수준의 길이 펼쳐졌다. 참고로 이쪽 라인에도 작고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파는 상점들도 있으니 한번쯤 둘러볼 만 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바다뷰가 이뻐 보이는 곳에 잠깐 멈춰섰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물론 자리에 그냥 앉을수는 없으니 코코넛 쥬스 하나 정도는 주문했다. 자전거로 더웠던 몸이 시원한 코코넛쥬스로 식어 내려갔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서쪽 방면에 위치한 선셋 포인트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선셋 시간은 대략 오후 6시 10분즈음)
운치 있게 석양을 배경으로 말을 타고 백사장을 가로지르며 사진을 찍는 서양인 관광객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한바퀴를 다 돌고나서 샤워를 하고 나니 어느덧 주변이 어두워졌다. 저녁시간이기도 했고 사전에 유튜브에서 미리 정보를 파악해둔 나시 참푸르 가게로 향했다.
나시 참푸르는 인도네시아식 백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하는 반찬을 선택하면 밥이랑 함께 담아 준다. 반찬가짓수에 따라서 금액이 달라지는데 3가지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이 집은 반찬을 담은 냄비들을 뚜껑으로 덮어두고 있어 상대적으로 위생적인 느낌이다. 마지막에 삼발소스(매콤하다)를 달라고 하는 것도 잊지 말자. 이렇게 해서 금액은 대략 30~40K 내외.
📍EMALIA
주소: Jl. Pantai Gili Trawangan No.832, Gili Indah, Kec. Pemenang, Kabupaten Lombok Utara, Nusa Tenggara Bar. 83352 (피자가게 앞쪽에 있는 길리마트 바로 옆. )
영업시간: 주간에도 영업은 하지만 나치 참푸르는 오후 4시 이후로 개시한다.
비용: 밥에 반찬 2~3가지하면 30~40K정도
평가: 적당히(?) 위생적이다. 맛은 그날 그날 조금씩 변하는 듯 (★★★☆☆)
이것이 포장해 온 나시 참푸르의 비주얼. 안쪽이 코팅된 종이로 포장해서 준다. 아무래도 한데 섞여 있다보니 보는 사람에 따라서 개밥 같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나시 참푸르의 묘미라면 묘미(!?). 저렴하게 한끼 든든하게 먹기에는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