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창업에 실패했다.

그렇다. 나는 실패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큰 규모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도 내보고 통장도 만들고 사입도 하고 온라인 쇼핑몰도 구축해 보았다. (창업지원사업에 지원도 해보았다.) 그러나 현재 나는 한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살아가는 셀러리맨이다.

#창업을 준비하며 놓쳤던 부분

“잘 쓰여진 대학생 창업 리포트 같네요”

내가 사회생활 만 3년차즘에 우연히 지원했던 창업지원사업에서, PT발표 후 심사위원으로 부터 들었던 평가였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금 생각해보건데 아이템의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 제안 했던건, 메일침프(MailChimp)와 같은 뉴스레터 발송 서비스였다!) 사실 창업 아이템들이나 세상에 나와 있는 서비스들을 보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사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어떤식으로 끌어갈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즉 정량적인 부분이다.

그런데 기대와 희망, 그리고 창업자 자신의 능력(정성적 부분)을 중시한 나머지 정량적인 부분에 대해서 세밀하고 심도 깊은 내용을 풀어가지 못한다. 내가 그랬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실패를 했을 것이다.

#아이템보다 중요한 현금흐름(Cash Flow) 만들기.

회계는 기업의 언어라고 한다. 그렇다면 창업이든 사업이든 기업의 언어로 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회계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자기반성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창업을 하겠다고 까불던 나 조차도 불과 작년말에가서야 그것도 주식을 하기 위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나 창업을 함에 있어서는 가상의 재무제표를 만들어 보아야 한다. 어떠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고민을 해야 하고 숫자로 기록해야 한다. (물론 이를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된다.) 그럼으로 현금흐름표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cashflow
예시)코스피 상장기업인 한솔테크닉스의 현금흐름표. 출처: 네이버증권

위는 내가 투자한 적 있는 회사의 현금흐름정보이다. 현금흐름표상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 투자활동현금흐름, 재무활동현금흐름 이 세가지가 있는데 구체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영업활동~ : 회사의 주 사업인 상품판매 또는 제조활동을 하여 창출한 현금흐름
투자활동~: 공장신축, 설비증설, 자회사나 관계사 등 지분에 대한 인수, 매각, 처분을 통한 현금흐름
재무활동~: 증자, 사채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직접자본)과 금융기관으로 부터의 차입금(간접자본) 및 상환에 의한 현금흐름

따라서 위의 회사는 2017년부터 년간 꾸준히 영업활동으로 (등락은 있으나) 현금을 창출해내고 있으면서 미래를 위하여 투자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차입과 상환을 적절히 해내고 있다고 판단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회사가 망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현금흐름표적 생각이 창업/사업의 핵심

회사에 있어서 상품이나 서비스가 몸통과 같다면 현금은 피와 같다. 따라서 현금이 흐를 수 있도록 현금흐름표적인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과연 내가 하고자하는 아이템들은 현금을 창출 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자기자본 또는 타인자본(차입금 포함)으로 어떠한 투자활동을 해서 미래의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인가?

대게 많은 창업 또는 사업 관련 서적들이 아이템의 차별성, 고객의 문제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같은 현금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간과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실제로 창업교육을 하는 멘토 중에서도 실제로 자신이 창업을 해본 적이 없거나 특정 부분에만 편중 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나와 같이) 정성적인 부분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고 결국 현금을 만들지 못해 망하는(!) 사례가 속출 하는 것 같다.

hm china 3
첫 중국 출장 (매장)에서 찍었던 사진. 이 사업을 통해서 성공궤도로 올라가길 희망했으나 1년 사이에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창업을 하고 싶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고 싶다면 회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반드시 재무제표에 스토리(내 아이템과 서비스)를 담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시작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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