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도로주행 받기! 10년만에 장롱면허 탈출

장롱면허 탈출하고 다시 초보 운전자로 돌아왔어요!

지난 2012년 취업을 위해 대학 졸업전에 부랴부랴 취득 했던 운전면허. 면허를 딴지 얼마 안되 옆차를 긁어 먹은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그 이후로 운전을 안했다. 그리고 이듬해 일본을 건너갔다.

#일본에서 장롱면허로 살아가기

일본에 오고나서도 오래 있을 생각도 아니었고 특별히 운전에 대한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내가 설마 일본에서 운전하겠어? 하는 생각으로 몇년을 지냈다.

그러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신분증의 하나로 운전면허증이 요긴하게 쓰이는 사실을 알고 일본면허 발급 신청을 했다. (한국 면허가 있으면 공증발급을 통해 일본면허 신청을 할 수 있다!)

2014년도에 첫 발급을 받았고 작년에는 무려 골드(우량)면허를 발급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일본 운전면허증 갱신하기 : 골드면허증) 그런데 일본 특히 도쿄는 대중교통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특별히 운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근거리 여행도 기차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더욱 운전은 남 일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지난 연말때 일본 한 지방으로 여행을 갔는데, 뚜벅이 여행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몸소 체험했다.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날씨도 그렇고…대중교통도 도시에 비해서 편수가 작고, 가고 싶은 곳에 노선이 없는 경우 비싼 택시비를 주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아 이래서는 안되겠다. 연수를 받아야겠다!

도로주행 연수 신청하기

일본에서는 장롱면허를 페어퍼 드라이버 (ペーパードライバー:페파 도라이바)라고 한다.

인터넷에 보면 페이퍼 드라이버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교습소가 존재한다. 각 업체들마다 교습소차량 또는 자차를 통한 도로주행 교습을 실시한다. 가격이나 시간대 등을 비교해서 예약을 하면 된다.

나는 당연히 차도 없기 때문에 교습소 차량이 있으면서 거주지까지 출장 올 수 있는 업체를 선택했다. 그렇게 물색 하던 중 SPD SCHOOL이라는 업체가 출장비용도 따로 없고 타 업체보다 가격도 저렴하여 이곳을 선택하였다. 하루 7시간 연수에 3만 3천엔 (현금결제시. 세금포함)

나는 운전경력도 없고 해서 최장시간인 7시간을 선택했다. 이 외에도 2~3시간 코스, 연일코스 등이 있다. 각자의 스케줄에 맞게 선택하고 예약 하면 된다. 참고로 나는 1월초에 예약을 했고 한달이 지난 2월 13일에서야 연수를 받을 수 있었다. (일본은 3~4월 입학, 입사 시즌에 예약이 폭주한다고 한다.)

일본 도로 연수후기

드디어 긴장되는 연수날이 밝았다. 7시간 코스였기 때문에 아침 9시부터 시작했다. 50대 아저씨 교관님이 역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일단 차고 나서 간단히 오늘 교습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연수 예정지역으로 이동한다. 출발전에 이번 시간에 배울 내용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들은 후 바로 실습에 나섰다.

이날은 차량조작요령→차선맞추기→좌회전→우회전→주택가→차선변경→후진주차 순으로 교습이 진행되었다. 그래도 유튜브로 운전관련 영상들을 많이 봐 둔 덕에 수 없이 (일본어로) 쏟아지는 설명도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핸들이 오른쪽에 있어서 헷갈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차피 나는 한국에서도 경력이 짧기도 했고, 오른쪽 어깨선이 차선 안으로 들어가 있는 것만 확인하면 주행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참고로 일본 국내차들은 깜빡이 조작레버가 오른쪽에 달려 있다. 또한 좌회전은 레버를 위로, 우회전은 밑으로 내린다. (이러한 차이가 있으니 혹시라도 일본에서 운전 할 일 있는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나는 이날 연수중에 가장 어려웠던건 역시나 후진주차. 어깨선을 맞추고 45도 각도로 틀어서 나갔다가 어깨선 포인트와 차 후미에 간격이 생겼을때 뒤로 후진하는 대표적인 방식! 가끔 갈길을 잃고 옆 칸으로 넘어가거나 해서 진땀을 뺐는데 강사님이 친절하게 수정 요령도 알려주고 짜증내지 않고 여러번 재시도를 할 수 있게끔 지도해주셨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30분정도까지 열심히 연수를 받고 30분정도 주행해서 오늘의 출발지까지 도착. 거기에서 오늘 하루 교습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와 주의점 등 마지막으로 점검 받고 운전교본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전달 받은 후 정산과 함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제 장롱면허에서 당당히 초보운전자로!

사실 당연한 얘기겠지만 7시간 연수 받았다고 갑자기 운전이 능수능란해질리는 없다. 다만 “내가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였다!

이제 이날의 연수내용을 되새기면서 꾸준히 연습하면서 초보에서 중급 상급 드라이버로 성장 할 일만 남았다. 어느정도 적응되면 고속도로도 달려보고 해서 원하는 곳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