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까지 보낼게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각보다 납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많이 느낀다. 물론 나 또한 납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사회생활 5년차때서야 깨달았다.

위 첫 문장처럼 언제 초까지라던가 중순, 말까지 식으로 납기 일정을 불명확하게 말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런데 이렇게 두리뭉실한 납기전달은 서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으며 이것이 납기를 지키기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납기 일정은 반드시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초라는 경우에서도 나는 10일까지로 생각했는데 상대방은 1주차 금요일까지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납기 일정은 명확하고 지킬 수 있게!

이전 직장에서 영업맨 출신이었던 상사가 한 분 계셨다. 영업의 생명은 납기니까, 납기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해외에서 제조 수입되는 제품을 가지고 납기 일정에 맞추어야 하는 무역업에 넘어와서 인지, 납기 일정에 대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채 빠른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지키기 어려운 타이트한 일정을 거래처에 안내해서 매번 납기일정을 수정하느라 진짬을 빼는 모습을 여러번 보았다.

이 경우라면 일반적으로 상품이 해당 국내에서 이동하는 시간, 배나 비행기 운송시간, 국내 도착 후 통관에 걸리는 시간, 이후 국내이동시간, 창고입고 가능시간 등 모든 요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천재지변에 대비한 +여유 일정을 가지고 납기를 지정해야 한다.

신오쿠보 치킨 테이크아웃
신오쿠보에서 치킨 테이크 아웃. 조리 완료 후 신속히 가져가지 않으면 따끈따끈한 치킨은 맛 볼 수 없다.

위 사례는 납기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은채 지킬 수 없는 (또는 어려운) 일정을 전달하는 바람에 애초에 들이지 않아도 될 노력을 들이게 된 경우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처럼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납기를 지키지 못했을 때 벌어지는 일

사실 납기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이유는 바로 납기를 지키지 못했을 때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전 직장에서 물류 관련 업무를 맡았을 때의 일이다. 사전 예약 상품이었고 거래처에는 (예를 들어) 10일에 납품 예정이라고 안내를 했었다. 우리 회사에는 물건 입고가 9일에서야 된 상황이었다. 그것도 심지어 오후 늦게서야. 배송작업 기사님 마감시간 전까지 일부 작업은 끝냈지만 역시나 시간적 문제로 다 끝내지 못했다.

당시 나는, 오후 늦게 들어온거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흘려 버렸다. 그런데 이것이 큰 문제가 되었다. 물건을 내일 납품 받기로 한 거래처에서 난리가 난 것이다. 평상시 같았으면 하루, 이틀 늦어도 이해해 주었을텐데 이때는 상황이 달랐다. 바로 거래처와 고객간에 입고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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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초기에 텅 빈 마트. 납기를 제때 못 맞춘다면 극단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연출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납기 하나에 다양한 연결관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나→거래처→창고→매장→고객→불량대응 같은 식으로.

단순하게는 나와 거래처간의 약속에서 납기가 시작 되지만 물건을 받아 들일 수 있는 공간과 작업 인력을 확보해야하는 창고의 상황이 있을 것이고, 물건을 진열하고 정보입력이나 부자재 준비 등을 해야하는 매장이 있고, 발매일에 맞추어 매장을 찾은 고객이 있는 것이다.

이런 연결 고리를 무시한채 “좋은게 좋은거라고…에이 조금 늦을 수도 있지 뭐”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 모든 사슬은 꼬여버리고 만다.

따라서 사회생활하는데 있어서 납기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납기는 신용과 직결되고 납기를 지키지 못하는 회사 또는 사람은 결국 사회에서 외면 당하게 될 것이다.

“꽃은 파티가 시작되기 전에 가져다 두어야 한다. 파티가 시작하고 난 이후에 오는 꽃은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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